장보고는 바다의 영웅으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본과 중국에서도 존경받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에서는 ‘신라명신’이라 하여 바다의 신으로 모시고 있을 정도입니다. 장보고가 이토록 존경받는 이유는 그가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결코 희망을 버리지 않고 굳은 의지로 역경을 헤쳐 나갔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전남 완도에서 가난한 어부의 아들로 태어난 장보고는 어렸을 때부터 활을 잘 쏘아서 ‘궁복’이라고 불렸습니다. 장군이 되고 싶었던 궁복은 열심히 무예를 닦았으나, 신분이 미천하여 장군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큰 실망에 빠졌습니다. 하지만 당나라에서는 신분에 관계없이 장군이 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당나라에 갈 것을 결심하였습니다.
  “내 비록 작은 섬에서 어부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넓은 당나라에 꼭 들어가 대장부의 꿈을 마음껏 펼칠 거야.”
그에게는 정년이라는 둘도 없는 단짝 친구가 있었습니다. 궁복은 어릴 때의 굳은 결심대로 친구인 정년과 함께 중국 당나라에 건너가 열심히 무술을 익혔습니다. 그리고 당 나라에서 여는 무술 대회에 참가하여 그들의 이름을 떨쳤습니다. 이 무렵에 궁복은 이름을 '장보고'로 바꾸었습니다. 무술대회에서 그 실력을 인정받은 장보고는 무령군 소장이 되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바닷가에서 살아 온 장보고는 바닷길을 통한 해상무역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 무렵에는 당나라나 신라 모두 나라의 힘이 약해져서 여러 곳에서 도적들이 많이 일어났습니다. 바다에서도 해적들이 나타나 바닷가 주민들을 잡아다가 중국에 노예로 팔았으며, 무역하는 배들도 해적들 때문에 위험을 느껴야 했습니다. 장보고는 해적들이 신라 사람들을 괴롭히는 것을 보고 크게 분노하였습니다.
  “못된 해적 놈들! 내가 속히 저 해적들을 물리쳐 바다를 지킬 거야. 그리고 난 아주 큰 무역상이 될 거야.”
그는 스스로 힘을 길러 바닷길을 지키고, 국제무역을 일으킬 꿈을 키웠습니다.

828년에 당나라의 관직을 버리고 신라로 돌아온 장보고는 흥덕왕을 찾아갔습니다.
  “대왕마마, 요즘 당나라의 해적들이 우리 서남 해안에 쳐들어와 백성들을 잡아다가 종으로 팔고 있습니다. 그러니 남해 해상교통의 요지인 완도에 해군기지를 건설하여 해적을 물리치고, 무역을 하게 해 주십시오.”
  “오~ 갸륵한 뜻이로다. 그러면 그대가 그 일을 맡아 하라.”
왕의 허락을 받은 장보고는 그 지방 사람들을 모아 1만여 명의 군대를 확보하고 완도에 청해진을 설치하였습니다. 그리고 장보고는 당나라의 해적선을 물리쳤으며, 심지어는 일본 쓰시마섬 앞바다까지 나아가 일본 해적선을 소탕하였습니다.
  “우리 신라의 골칫거리였던 당나라 해적과 일본 해적을 얼씬도 못하게 하였으니, 나의 큰 뜻은 이루어졌구나.”
장보고는 망루에 올라 잔잔한 바다를 바라보며 깊은 감회에 젖었습니다. 이제 장보고의  명성은 신라뿐만 아니라 당나라와 일본까지 널리 퍼져 모두들 두려워하는 인물이 되었습니다. 해적들이 물러나자 흥덕왕은 장보고에게 ‘청해진 대사’라는 벼슬을 내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