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흥왕은 신라 제 24대 임금님입니다. 진흥왕은 나라의 영토를 넓히는 일뿐만 아니라 장차 나라의 대들보가 될 인재 양성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장차 민족을 통일하려면 강한 군사력과 훌륭한 지도자가 많이 있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인재를 고르는 방법을 고민한 끝에 진흥왕은 좋은 방법을 생각해 냈습니다.
 “장차 나라의 훌륭한 재목으로 키우기 위해 화랑도를 국가적 조직으로 개편하노라.”
이렇게 해서 진흥왕 37년(576년)에 만들어진 것이 신라의 독특한 청소년 단체인 화랑도입니다. 백제와 신라가 결전을 벌인 황산벌 전투에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관창과 신라의 유명한 김유신 장군 등 신라에서 이름 있는 장수들은 거의 화랑 출신이었습니다. 이러한 화랑도의 기원을 살펴보면 원화에서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옛날 신라에서는 인재를 알지 못하여 근심한 끝에, 많은 사람들을 무리지어 놀게 하여 그들의 행실을 보고 인재를 등용하였습니다. 이에 남모와 준정이라는 아름다운 두 여자를 뽑았는데, 이들을 원화라고 하였습니다. 이들을 중심으로 3백여 명의 무리들이 모여들어, 함께 산과 들로 돌아다니며 호연지기를 길렀습니다. 그리고 남모와 준정은 자기를 중심으로 한 남자의 세계에서 여왕처럼 군림하였습니다. 무리들과 어울려 다니는 동안 두 여자는 상대에 대한 질투심이 끓어올랐습니다. 서로 상대가 없다면 신라에서의 인기는 단연 자신의 몫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질투는 곧 미움으로 변해갔습니다. 

어느 날 준정은 남모를 자기 집으로 초청했습니다. 그리고 독한 술을 권하여 남모를 취하게 한 다음, 그녀를 북천의 개울가로 운반하여 돌을 달아 물 속에 던져 버린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얼마 되지 않아 이 일이 발각되어 준정은 사형을 당하게 되었고, 그녀들을 따르던 무리들도 화목을 잃어 해산하였습니다. 

그 후 원화제도는 없어지고, 대신 나라에서는 귀족 출신으로 얼굴이 잘생기고 품행이 곧은 남자를 뽑아 곱게 단장하여 화랑이라 이름 짓고 받들게 하였더니, 그 무리들이 구름같이 모여들었습니다. 이들은 도의를 닦고, 노래와 춤을 즐기며, 아름다운 산과 강을 유람하며 그들의 기상을 펼쳤습니다. 그들 중에 유능하고 올바른 인재를 뽑아 정부에 천거하여 등용하였습니다.  

화랑도의 구성을 살펴보면, 진골 귀족 출신의 화랑 1명을 중심으로 교사 역할을 하는 승려 약간 명과 낭도들이 있습니다. 낭도의 수는 일정하지 않으나 수백 명에서부터 많을 때는 1천여 명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화랑도는 인재 양성의 교육적 기능과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전쟁에 투입되는 군사 기능이 있습니다. 그리고 낭도에는 평민의 자제도 가입할 수 있었는데, 이들이 화랑과 동일한 이상을 추구하며, 가무와 무예를 익히면서 서로간의 이해와 우의를 맺음으로써 계급 간의 갈등을 조절, 완화하는 기능도 발휘할 수 있었습니다.

화랑도의 근본정신은 세속 5계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세속 5계는 원광법사가 만든 것으로 그 내용을 보면 ‘임금에게 충성하고(사군이충(事君以忠)), 부모에게 효도하며(사친이효(事親以孝)), 믿음으로 친구를 사귀며(교우이신(交友以信)), 싸움터에 나가서는 물러섬이 없으며(임전무퇴(臨戰無退)), 함부로 살생하지 않는다.(살신성인(殺身成仁))’는 것입니다. 이렇듯 무술을 닦고, 투철한 국가관과 사회 윤리를 바탕으로 단결된 화랑도는 통일 전쟁의 선두에 서서 신라가 삼국 통일을 이룩하는데 큰 원동력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