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는 660년에 신라와 당나라의 연합군에 의해 멸망을 하였습니다. 당나라는 백제를 멸망시킨 뒤 5개의 도독부를 두어, 당나라 장수 유인원으로 하여금 백제의 도성을 지키도록 하였습니다. 하지만 백제 인들은 이에 굴하지 않고 나라를 되찾기 위해 저항운동을 전개하였습니다. 그 중심에 선 인물들이 바로 흑치상지와 복신, 도침, 그리고 풍 왕자입니다.  

흑치상지는 임존성을 근거지로 하여 부흥군을 일으켰고, 백제 무왕의 조카인 동시에 의자왕의 사촌 동생이었던 복신은 승병장 도침과 함께 주류성을 근거지로 부흥운동을 전개하였습니다. 이들은 661년에 일본에 가 있던 의자왕의 막내아들 풍 왕자를 맞아들여 왕으로 삼아 독립된 국가로서의 면모를 갖추었습니다. 그리고 서북부 지방 백제 유민들의 호응을 얻어 사비성까지 쳐들어갔습니다. 

당나라 장수 유인원이 지키는 사비성을 백제 부흥군이 포위하자 당나라에서는 유인궤를 급히 파견하여 구원하게 하였습니다. 점점 백제부흥군의 전세가 불리하게 되자, 복신은 임존성으로 물러났습니다. 이때 복신과 도침은 서로 지휘권을 차지하기 위해 다투었습니다.
 “일개 중이 뭘 안다고 나서는 거야. 지금부터는 모두 내 명령만 따라야 한다!” 
 “병법에 관해선 내가 너보다 더 많이 알아. 그리고 왕이 계신데, 왜 당신이 나서는 거요.”

결국 복신은 도침을 죽이고 권력을 독차지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지도층 사이의 내분으로 기세를 떨치던 백제의 부흥운동은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당나라군이 임존성을 공격해오자, 이길 자신이 없었던 복신은 군사를 이끌고 진현성으로 후퇴하였습니다. 그러나 밤중에 유인궤의 공격을 받아 800여 명의 백제군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어 남아서 저항하던 다른 성들도 차례로 당나라군에 함락되었습니다.
 “처참한 패배로다. 도침 대사가 살아있었다면 이 같은 패배는 없었을 것이오. 이번 패전의 책임은 복신 당신이 져야할 것이오.”  

풍왕은 패전의 책임을 복신에게 돌렸습니다. 그러자 복신은 화를 내며 결심하였습니다.     “이럴수가! 누구 덕분에 왕이 되었는데…… 이 기회에 풍왕을 없애버려야겠다. 그리고 내가 왕위에 오르는 거야.”                          복신은 거짓 병을 핑계로 누워 있다가, 부여 풍이 문병 오는 것을 기다려 잡아 죽이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상한 낌새를 알아챈 부여 풍은 
 “아무래도 눈치가 이상해, 복신이 이젠 내 자리까지 탐내는 모양이군. 내가 먼저 없애버려야겠어.” 라고 말한 뒤, 부하들을 이끌고 가서 복신을 죽였습니다. 그리고 풍왕은 왜에 원병을 청하여 당군에 대항 하였습니다. 그러나 왜에서 파견된 구원병은 모두 당군에 의해 격파되고 말았습니다. 이에 사기가 오른 당군과 신라군은 백제 부흥군의 근거지인 주류성을 함락시켰습니다.(663년) 이때, 풍왕은 고구려로 도망갔으며, 부흥군의 최후의 거점인 임존성을 지키던 흑치상지는 당군에 투항하고 지수신은 고구려로 망명하였습니다. 

결국 백제 부흥군 지도층의 분열로 인하여 4년에 걸친 백제 부흥운동은 실패로 끝나고 말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