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유역에서 일어난 백제는 넓은 평야를 영토로 가지고 있었고, 황해를 통해 중국과 교류할 수 있었기 때문에 삼국 중에서 가장 먼저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온조 왕이 46년간 나라를 다스리다가 죽자, 그의 아들 다루가 왕위를 계승하였습니다. 그는 북쪽에서 말갈족이 자주 침입하자 두 차례에 걸쳐 크게 무찔렀고, 왕의 말년에는 신라를 공격하여 국토를 넓혔습니다. 제 3대 기루왕은 말갈의 침략을 받은 신라가 군사를 요청하자 원군을 보내어 신라를 구하기도 하였습니다. 제 4대 개루 왕도 국력을 강화하기 위하여 북한산성을 쌓았으며, 제 5대 임금인 초고왕도 영토확장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백제를 성장시키는데 크게 공헌하신 분은 제 8대 임금인 고이 왕입니다.

고이 왕은 왕위에 오른 뒤 나라의 기틀을 바로 세우고 왕권을 강화시키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그래서 고이왕은 6좌평과 16관등제라는 중앙관제를 만들었습니다. 이는 힘 있는 지방 세력을 중앙귀족으로 끌어들임으로써 왕의 권한을 강화시킨 것입니다. 또한 고이왕은 관직의 높고 낮음에 따라 관리들의 옷 색깔을 달리하여 구분 짓기도 하였습니다. 1품인 좌평에서 6품인 내솔까지는 자줏빛 옷에 은화로 장식한 관을 쓰도록 하였고, 7품 장덕에서 11품 대덕까지는 푸른 옷을, 12품 문독에서 16품 극우까지는 청색 옷을 입도록 하였습니다. 이와 함께 고이왕은 재정을 튼튼히 하기 위해 남쪽 평야 지대를 논으로 개간하여 농업 생산량을 크게 증대시키기도 하였습니다. 이어 고이왕은 
 “관리인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재물을 받을 경우, 그 3배를 징수하고 죽을 때까지 벼슬에 오르지 못하도록 하라.” 는 명령과 함께 나라를 다스리는데 필요한 법률인 율령을 만들기도 하였습니다.

이런 고이 왕의 업적을 이어받아 백제를 고대 강국으로 세운 왕은 제 13대 임금인 근초고 왕입니다. 346년 임금이 된 근초고 왕은 먼저 백제의 영토를 넓히기 위해 활발한 정복 활동을 펼치게 됩니다. 그리하여 낙동강 유역에 있던 작은 나라를 쳐서 백제의 영토로 만들었으며, 영산강 유역에 남아있던 마한의 작은 나라를 차례로 쳐서 남해안까지 영토를 넓히게 됩니다. 이어 그는 북쪽의 땅을 차지하기 위해 고구려와 힘을 겨루게 됩니다. 369년 고구려 군이 북쪽 국경에 쳐들어와 약탈을 일삼자, 그의 아들인 태자 근구수에게 군사를 주어 이를 물리치게 하였습니다. 2년 뒤인 371년에는 태자 근구수와 함께 고구려의 평양성을 공격하였는데, 이 싸움에서 고구려의 고국원 왕을 전사시키는 등 승리를 거두어 백제 최대의 영역을 확보하였습니다.
 

백제를 한반도에서 가장 힘 있는 나라로 만든 근초고 왕은 해외로까지 영역을 확대시켜 나갔습니다. 근고초 왕은 중국, 일본과 지속적으로 교류해 나가는 한편 중국이 혼란한 틈을 타서 바다를 건너 중국의 요서지방을 점령하여 백제의 땅으로 만들었습니다. 또한 산둥 지방과 일본에까지 적극적으로 진출하여 중국과 백제, 일본을 잇는 해상왕국을 이룩하였습니다.  그리고 일본 왕에게 ‘이 칼을 받아라. 이 칼은 많은 적병을 물리칠 수 있는 것, 제후국의 왕들에게 나누어 주니 후세에 전하라.’라는 글이 새겨진 칠지도라는 칼을 내려주어 큰 나라 임금으로써의 위엄을 보여주기도 하였습니다. 

이처럼 정복 활동을 통해 백제 최대의 영토를 이룩한 근초고 왕은 백제의 왕권과 국력을 신장시키는데 큰 공헌을 하였습니다. 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서울에 있는 석촌동 3호분입니다. 이 고분은 한 변의 길이가 50m나 되는 거대한 기단식 돌무지 무덤으로써 근초고 왕의 무덤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초대형 무덤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근초고 왕의 왕권이 그만큼 강력하였음을 입증해 주는 증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백제의 국력이 그만큼 신장되었음을 암시하는 물증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어때요, 자랑할 이야기가 참 많죠? 또한 근초고 왕은 태학박사인 고흥을 불러
  “나라가 세워진지 400년 가까이 되었다. 그러나 역사가 없다. 고흥은 이번의 역사적 사건을 쓰도록 하여라.”라고 명령을 내렸습니다. 고흥은 왕의 명령을 받고 자랑스러운 백제의 역사를 기록하였는데, 이 책을 ‘서기’라고 합니다. 이것은 현재 전해지지 않고 있지만 우리나라 역사상 문자로써 기록된 최초의 역사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2세기 중엽부터 영토를 확장하면서 성장해온 백제는 고이 왕 때에 이르러 나라의 기틀을 세워나갔으며, 4세기 근초고 왕 때에 이르러 백제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