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달은 고구려 평강왕(고구려 제 25대 임금인 평원왕의 별칭)때 사람입니다. 겉모습은 울퉁불퉁하고 꾀죄죄하여 우스웠으나, 마음씨는 착했습니다. 집이 몹시 가난하여 늘 먹을 것을 얻어 눈 먼 어머니를 봉양하였습니다. 찢어진 옷과 헤진 신발로 거리를 왕래하니 당시 사람들이 이를 가리켜 바보 온달이라고 하였습니다. 
한편 고구려 왕인 평강왕에게는 늘 울기만 하는 어린 딸이 있었습니다. 그러자 왕은 공주가 울 때마다 
 “네가 늘 울어 내 귀를 시끄럽게 하니, 자라서는 반드시 사대부의 아내가 될 수가 없겠구나. 바보 온달에게나 시집보내야겠다.”라고 말하였습니다.
어느덧 공주 나이가 열여섯이 되어 평강왕은 상부의 고씨에게 시집을 보내려 하였으나 공주는
 “대왕께서는 저를 온달의 아내가 되리라 하시더니 이제 무슨 까닭으로 앞의 말씀을 고치십니까? 보통 사람들도 거짓말을 하려고 하지 않는데 하물며 임금님이신 아버지께서 그러시면 되겠습니까? 저는 온달에게 시집가겠습니다.”라고 말하였습니다.
그리고 공주는 금팔찌 수십 개를 들고 궁궐을 나와, 온달의 집으로 갔습니다. 공주는 온달과 온달의 어머니에게 절을 하고 그간의 사정을 자세히 말했습니다. 그러나 온달의 어머니는 자신의 아들과 살고자하는 공주를 말렸습니다.
 “내 아들은 귀한 분의 배필이 될 수 없으며, 우리 집은 몹시 가난하여 귀한 분이 거처할 곳이 못 됩니다.”
그러자 공주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마음만 맞으면 되었지 부귀해야만 꼭 함께 살 수 있겠습니까?”
이렇게 해서 온달과 혼인하게 된 공주는 금팔찌를 팔아서 밭과 집, 노비, 말과 소, 각종 그릇을 사들여 일상생활의 용구를 모두 갖추어 나갔습니다. 또한 공주는 바보 온달에게 공부도 가르치고 무예도 익히게 하여 늠름한 장군으로 거듭 태어날 수 있게 하였습니다.

고구려에서는 항상 3월 3일이면 낙랑의 언덕에 모여 사냥을 하고, 그 날 잡은 멧돼지와 사슴으로 하늘과 산천의 신에게 제사 지냈습니다. 그 날이 되어 왕이 사냥하러 나가자, 여러 신하와 군사들이 모두 따라 나섰습니다. 이 때에 온달도 그 동안 기르던 말을 타고 따라갔습니다. 그는 항상 남보다 빨리 달렸고, 짐승도 많이 잡았으므로, 그를 따를 자가 없었습니다. 왕이 그를 불러서 이름을 듣고는 놀라워하며 특별히 칭찬을 하였습니다.
 그 때 후주의 무제가 군사를 일으켜 요동으로 쳐들어 왔으므로, 왕은 군사를 거느리고 예산들에서 맞아 싸웠습니다. 이때 온달이 선봉이 되어 날쌔게 싸워 적군 수십 명을 베어 죽이니, 여러 군사들이 이 기세를 타고 진격하여 크게 이겼습니다. 왕은 감탄하여 말하기를
 “이 사람은 내 사위다.”라고 한 뒤, 그에게 대형이라는 높은 벼슬도 주었습니다. 이로부터 온달에 대한 왕의 총애가 더욱 깊어지고 그의 위엄과 권세가 날로 높아졌습니다. 
세월이 흘러 양강왕이 왕위에 오르자 온달이 아뢰기를,
 “신라가 우리 한강 북쪽 땅을 빼앗아 군현을 삼으니, 백성들이 원통하게 여기며 늘 부모    의 나라를 잊지 않고 있습니다. 대왕께서 저를 못났다고 여기지 않으시고 군사를 내 주신    다면, 한 번 나가 싸워서 반드시 우리의 땅을 되찾겠습니다.”
하니, 왕이 이를 허락하였습니다. 떠날 때 온달은 맹세하기를,
 “계립현과 죽령의 서쪽 땅을 되찾지 못한다면 돌아오지 않겠다.”
하였습니다. 그런데 온달은 신라 군사와 아단성(아차산성) 밑에서 싸우다가 신라군의 화살에 맞아 죽고 말았습니다. 이를 안타까워하며 고구려 군사들이 장사를 지내려 하니 영구가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이때 공주가 와서 온달의 관을 어루만지며 말하였습니다.
 "죽고 사는 것은 이미 결정되었으니, 마음 놓고 돌아가소서.”
그러자 드디어 관이 움직여 장사를 지낼 수 있었습니다. 대왕이 이 소식을 듣고 매우 슬퍼하였습니다.

'온달' 설화는 평민의 신분으로 공주를 아내로 맞이하여 부마에 오르고 무장으로 이름을 떨친 온달장군의 인물 설화입니다. 또한 역사상의 실전인물을 다루었기 때문에 역사 설화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온달에 대한 기록은 유일하게 《삼국사기》중〈열전〉에만 남아 있는데, 원래 민간인의 입을 통해서 형성된 설화가 편찬자에 의하여 새로이 다듬어진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