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고종을 강제로 퇴위시키고 군대도 해산시켰습니다. 대한 제국의 정규 군대가 없어진 것이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의병의 불길은 다시 뜨겁게 타올라 전멱적인 항일전으로 확대되었습니다. 이 때의 의병을 ‘정미의병’이라고 합니다.

서울의 시위대 군인들은 일본군에 맞서 시가전을 벌였고, 해산된 군인들이 근대적 무기를 가지고 의병에 가담함으로써 의병 부대의 규모가 커지고 조직을 강화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의병은 해산 군인들이 합류함에 따라 조직력과 전투력이 더욱 강화되었습니다. 이제 의병은 대한 제국을 대표하여 일본과 싸우는 군대가 되었습니다. 이 시기에 접어들어 의병 조직과 활동은 전국 각지로 확산되었으며, 두만강을 건너 간도와 연해주까지 이르렀습니다. 

유인석, 이강년, 홍범도, 신돌석 등이 전국 곳곳에서 의병 부대를 이끌고 싸웠습니다. 또, 이범윤과 최재형 부대는 북산도와 연해주에서 의병을 일으켜 일본군에게 큰 피해를 주면서 국내 진입 작전도 폈습니다. 이 와중에도 일본군은 곳곳에서 학살과 방화와 약탈을 자행했습니다

1908년에는 전국의 의병 부대를 연합, 13도 창의대를 결성하여 서울 진공을 위한 전선을 형성하기도 했습니다. 마침내 이인영과 허위가 지휘하는 1만여 명의 의병과 연합부대가 경기도 양주에 모였고, 그 선발대가 서울 근교까지 진입했습니다. 하지만 우세한 병력을 가진 일본군이 심하게 반격하여 더 이상 전진하지 못하고 후퇴하고 말았습니다.

1910년 이후부터는 만주와 연해주를 대일 항쟁의 무대로 삼았습니다. 그리하여 의병 운동은 함경도, 평안도, 황해도를 비롯하여 만주와 연해주 등 해외에서도 활발히 전개되었는데, 유인석, 이범윤, 안중근 등이 대표적이었습니다. 특히 연해주에서 의병장으로 활동하던 안중근은 구한말의 독립 운동 의사로서 1908년 대한 의군 참모총장 겸 독립 대장이 되어 의병군을 이끌었습니다. 

1909년 봄, 안중근은 러시아령 카리에서 11명의 동지와 결사대를 조직했습니다. 그러던중 이토 히로부미가 러시아의 재무 대신 코코프체프와 회담하기 위해 오는 10월 26일에 하얼빈으로 온다는 기사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기다리던 때가 왔소!”
안중근은 조선 침략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하기로 작정하였습니다.

마침내 1909년 10월 26일 오전 7시, 안중근은 중국인으로 변장하고 총알 여섯 개가 장전된 권총을 숨긴채 만주 하얼빈 역 구내에서 이토 히로부미가 탄 열차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잠시후 열차가 기적을 울리며 역에 멈추자 승강구에서 이토 히로부미가 내려 의장대를 사열하기 시작했습니다. 안중근은 이토 히로부미를 향해 총을 겨누었습니다.
 “탕!“
이토 히로부미는 가슴에 총알을 맞고 쓰러졌습니다.
 "대한 독립 만세!"
침략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가 쓰러지자 안중근은 태극기를 꺼내 들고 만세를 불렀습니다.

그 자리에서 체포된 안중근은 일본군의 지독한 고문을 받아야 했습니다. 안중근은 재판에서 “나는 대한 의군 참모 중장으로서 적장 이토 히로부미를 죽였다!”고 밝히며 당당한 기새를 보였습니다.

끝내 안중근 의사는 1910년 뤼순 감옥에서 32살의 나이로 사형당하고 말았지만, 목숨을 아끼지 않은 안중근 의사의 애국 투쟁은 우리 민족의 울분을 시원하게 풀어 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