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관파천으로 김홍집의 친일 내각은 무너지고 일본 침략의 발길은 일단 주춤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틈을 이용해 친러파 정권이 성립됨으로써 조선은 또다시 외국 세력에 의해 움직이는 나라가 되어 버렸습니다. 이처럼 나라가 어지러워지자, 애국의 선각자들이 나라의 위기를 이겨내고 자주 독립과 민권 신장의 운동을 벌이게 되었습니다.

이때 갑신정변의 주동자로 미국에 망명해 있던 서재필이 귀국하여 이상재, 윤치호, 남궁억 등과 함께 1896년에 독립 협회를 조직하였습니다. 이들은 자유 민주주의적 개혁 사상을 민중에 보급하여 국민의 힘으로 완전한 자주 독립 국가를 수립하는데 그 목표를 두었습니다. 협회의 주요 구성원은 자본주의 열강의 침탈과 보수적 지배층의 압제에 불만을 가진 시민 계층이었습니다. 이에 학생, 노동자, 여성, 천민 등 사화 각 계층이 광범위하게 협회를 지지했습니다.

이러한 민중의 지지에 힘입은 독립 협회는 그 조직이 지방에까지 확대되어 전국 13대 도시에 지회를 두었습니다. 독립협회의 지도층은 갑신정변과 갑오개혁 등 이전의 여러 개혁 운동이 민중의 지지 기반이 없어 실패로 끝났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에, 무엇보다 먼저 민중을 일깨우는 운동을 벌였습니다. 이을 위한 첫 사업으로 국민의 성금을 모아 자주 독립의 상징인 ‘독립문’을 세우고, 독립관을 개수하여 국민의 자주독립의식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독립 협회는 제 1회 회보에서 다음과 같이 발표하였습니다.
‘전 영은문 자리에 독립문을 새로이 세우고, 전 모화관을 새로 고쳐 독립관이라 하여 옛날의 치욕을 씻고 후인의 표준을 만들고자 한다.’
이렇게 하여 독립문은 이전에 청의 사신이 성 안으로 들어올 때 사용했던 영은문 자리에 세워졌으며, 독립관은 그들이 묵던 모화관을 새로 고쳐 만들어 졌습니다.
또한 이들은 강연회와 토론회를 개최하고, 신문, 잡지를 발간하여 근대적 지식과 국권, 민권 사상을 고취시켜 민중을 일깨우기 위해 나섰습니다. 이러한 독립 협회의 민중 계몽 운동으로 점차 국민의 근대적 정치의식은 향상되었고, 시민들의 호응과 참여도가 높아갔습니다. 

1898년 10월 29일, 종로 네거리 광장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민중 대회인 ‘만민 공동회’가 열렸습니다. 만여 명의 시민과 학생들이 종로 광장에 모여 열린 만민 공동회에는 러시아의 침략 정책을 규탄하고 조선의 자주 독립권을 지키자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하여 정부에 강력히 건의하였습니다. 그러나 정부 대신들도 속해 있던 독립 협회가 점차 정부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정부와 대립이 심해졌습니다. 결국 정권을 잡은 보수파들과 일본 제국주의의 견제로 독립 협회는 탄압을 받게 되었습니다.
 "독립 협회 본부와 만민 공동회를 습격하여 부숴버려라!"
군부대신 민영기는 독립 협회에 대항하기 위해 ‘황국 협회’를 조직하고 폭력을 쓰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들 ‘황국 협회’의 회원들은 대부분 행상을 하는 보부상들로 그 중심에는 정부를 지지하는 민영기, 이기동, 홍종우 등이 활동하였습니다. 정부는 마침내 독립 협회를 해산시키고, 이상재, 남궁억 등 간부 17명을 옥에 가두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러시아의 침략적 간섭은 그치지 않았습니다. 고종이 대궐을 떠나 러시아 공사관에 머물고 있었기 때문에 열강의 이권 침탈도 더욱 심해져 갔습니다.
 “전하, 대궐을 비우신 지 1년이 되었사오니 환궁하옵소서.”

마침내 1897년, 아관파천으로 러시아 공사관에 머물던 고종은 안팎의 여론에 힘입어 1년 만에 경운궁으로 환궁했습니다. 다시 왕의 자리에 선 고종은 나라의 이름을 ‘대한 제국’이라 바꾸고, 일본의 강제로 지어졌던 건양이란 연호를 ‘광무’로 새로 변경하였습니다. 또 왕 대신 황제라 칭하며, 황제 즉위식을 거행함으로써 우리나라가 자주 독립 국가임을 세계만방에 선포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