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 혁명이 일어난 후 마침내 정부와 동학군 사이에 전주 화약이 성립되자, 청․일 양국은 더 이상 조선에 주둔할 필요가 없게 되었습니다. 이에 조선은 청과 일본 양국에 조선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하였지만 일본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조선의 내정을 개혁하기 위해, 우리 일본은 물러날 수 없소.”
협상이 깨어지자 결국 청나라와 일본은 조선에 대한 주도권 다툼을 계속하다가 결국 1894년에 조선 땅에서 전쟁을 일으켰습니다.

싸움은 일본이 우세하였습니다. 일본군은 7월 25일 풍도 앞바다의 해전과 29일 성환 육전에서 청국군을 격파하였고 7월 30일 아산을 점령했습니다. 9월에 일어난 평양 육전과 황해 해전에서 우세를 확보한 일본은 랴오뚱 반도의 탈취 계략을 세우고 청국 영토에 진격하여 뤼순학살사건을 일으킨 후 봉천 남부를 제압하였습니다. 이어서 웨이하이웨이 군항에서 북양함대를 격멸함과 동시에 타이완 점령을 계획하였습니다.
 
일본군에게 연이어 패배한 청은 결국 시모노세키에서 회담을 열었습니다. 일본은 랴오뚱 반도와 타이완, 그리고 평후섬을 떼어 달라고 요구하였습니다. 이것이 ‘시모노세키 조약’입니다. 하지만 청나라가 떼어 주기로 한 랴오뚱은 러시아, 프랑스, 독일의 간섭으로 뜻을 이루지 못하였습니다. 일본은 비록 원하던 청의 영토를 손안에 넣지는 못하였지만, 일본의 승리로 끝난 전쟁의 결과 청국의 조선에 대한 세력은 완전히 제거되었습니다. 비로소 일본은 조선을 마음 놓고 손아귀에 넣을 수 있었습니다.

일본은 조선에서의 내정 개혁을 요구하였고, 이에 대해 조선은 자주적 개혁을 주장하며 일본과 팽팽히 맞섰습니다. 이때 일본군은 청나라에 잡혀갔다가 돌아온 대원군을 앞세워 경복궁을 점령하고 민씨 일파를 몰아내었습니다. 결국 1894년 7월, 김홍집 등의 개화파는 일본에 의해 강제로 친일 정부를 조직했습니다. 이것을 ‘제 1차 김홍집 내각’이라 합니다.

제 1차 개혁은 김홍집, 김윤식 등 17명의 회원으로 구성된 군국기무처라는 임시 합의 기관이 개혁을 주도하였습니다. 개편된 중앙 관제는 궁중과 정부를 나누어 2부 8아문을 두었고, 또 지방관리로부터 사법권과 군사권을 박탈함으로써 횡포와 부패를 막아 근대 관료체제를 이룩하였습니다. 또 과거 제도를 없애고 새로운 관리 임용법을 채택하여 인재를 등용하게 하였으며, 계급 타파, 문벌을 초월한 인재의 등용, 천민 대우의 폐지 등 전통적인 양반 체제하에서의 신분 제도를 철폐하였고, 이 외에도 죄인의 고문과 연좌제의 폐지, 조혼 금지, 자유의사에 의한 과부의 재혼 허용, 의복 제도의 간소화 등 인습적인 전통을 근대적인 것으로 바꾸었습니다. 경제적으로는 세금을 돈으로 내게 하는 조세 제도를 썼으며, 도량형을 개편하여 일본식으로 통일하였습니다.

이후 일본에 망명했다가 돌아온 박영효와 서광범 등을 중심으로 ‘제 2차 김홍집 내각’이 조직되어 개혁을 계속하였습니다. ‘제 2차 김홍집 내각’을 구성한 일본은, 고종 황제로 하여금 ‘홍범 14조’를 반포 하도록 하여 개혁은 빠른 속도로 진행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갑오개혁은 조선 개국 이후 500년을 이어온 구제도를 타파하고 근대적인 개혁의 성격을 지니고 있었으나, 일본의 침략적 의도에 따라 강행된 개혁이었으므로 국내의 항일세력은 크게 반발하였습니다. 또한 일본의 자본주의가 침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게 되었고, 이와 함께 친러적인 세력이 등장하여 이후에 ‘을미사변’을 일으키는 결과를 낳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