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경제적 침탈과 지배층의 횡포로 인해 농민들의 생활은 날이 갈수록 어려워졌습니다. 게다가 1892년 전라도 고부 군수로 부임한 조병갑은 농민들로부터 여러 가지 명목으로 과중한 세금과 재물을 약탈해갔습니다. 이에 농민들의 분노는 폭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정신 똑바로 차리고, 동학으로 뭉쳐서 새 세상을 만들자!”
농민들의 불만은 각지에 세력을 뻗치고 있던 동학과 결부되었습니다. 최제우가 동학을 창시한 이래로 동학은 농민들 사이에서 엄청난 세력으로 성장해 오고 있었던 것입니다.

결국 1894년 1월, 전라도 고부에서 농민들의 반란이 일어났습니다. 동학의 제2대 교주 최시형으로부터 고부 지방의 동학접주로 임명된 전봉준은 1천 명 남짓한 동학 농민군을 이끌고 대나무 창과 곡괭이, 쇠스랑 따위를 들고 고부 관아로 쳐들어갔습니다. 그러나 조병갑은 어느새 도망치고 없었습니다. 그들은 강제로 거두어들인 곡식을 끌어내고, 옥에 갇힌 사람들을 구해냈습니다.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조정에서 내려 보낸 관리들은 동학 교인들을 무자비하게 다스렸습니다. 또 조정에서는 고부 군수 조병갑을 파면시키고, 이용태에게 8백 명의 군사를 주어 안핵사로 내려 보냈습니다.
 “동학교도들을 모조리 체포하라!”
이때 관군은 동학교도를 마구 잡아 살해하고 집에 불을 질렀습니다.

전봉준은 거사의 대의를 선포하였습니다.
 “관리의 횡포로부터 백성을 구한다! 충효를 다하여 세상을 바로 잡는다! 이 땅에서 왜놈과 서양 오랑캐를 몰아낸다! 한양으로 올라가서 권력을 쥐고 부귀영화를 일삼는 무리를 없앤다!”

전봉준은 새로이 동학 농민들을 모았는데 그 수가 1만 명이나 되었습니다. 막강한 힘을 가진 동학군은 황토현과 장성에서 관군을 무찌르고 정읍, 태인, 금주를 거쳐서 드디어 전주까지 차지했습니다.

다급해진 조정에서는 하는 수 없이 청나라에 도움을 청했습니다. 결국 청나라 군대가 조선에 도착하자, 이에 질세라 일본 군대도 조선 땅에 발을 내딛었습니다. 조선에는 양군 사이에 험악한 기운이 감돌았습니다. 전봉준은 사태가 매우 심각해 진 것을 알고 혁명의 횃불을 잠시 삭인 후 조정에 몇 가지 요구를 내세웠습니다.
양반만을 받드는 옛 제도를 버리고 사람이면 누구나 똑같은 지위를 누리며, 여성들의 지위를 높이고 농민들의 생활을 기름지게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전봉준은 그것을 잘 시행하기 위해 전라도 53군에 일종의 민정 기구인 ‘집강소’를 설치했습니다. 이렇게 하여 전봉준은 정부로부터 부패한 관리의 처벌, 노비 해방 등 농민을 위한 12개 항목을 약속받은 뒤 휴전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을 틈타 일본군은 궁궐에 침입하여 민씨 세력을 몰아내고 친일 정부를 세웠습니다. 이에 전봉준은 흩어진 동학군을 다시 모아 공주에서 일본군에 대항하여 싸웠습니다.
 “왜놈들을 모조리 없애자!”
동학군은 용맹스럽게 싸웠지만, 우수한 무기를 가진 일본군을 당해 낼 수가 없었습니다. 7일 동안 계속된 이 싸움에서 동학군은 패하고 말았습니다. 전봉준은 산 속으로 몸을 피하여 제 3차 봉기를 계획하던 중 순창에서 체포되어 간부들과 함께 처형당했습니다.

이후 청나라와 일본의 군대는 물러가지 않고 서로 힘겨루기를 했습니다. 결국 두 나라는 조선 땅에서 전쟁을 벌이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