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조정은 왜란과 호란을 겪은 이후 서서히 붕당의 대립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인조반정 이후 중앙 정치권은 서인과 남인의 양대 세력으로 나뉘었는데, 현종 때까지 별다른 충돌을 일으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숙종 때에 이르러 서인과 남인 사이에 갈등이 심해지기 시작했습니다. 현종 말기 정치의 주도권은 남인들이 갖고 있었지만 숙종이 즉위한 1680년 이후부터는 다시 서인이 집권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숙종의 뒤를 이를 세자 책봉 문제로 인해 정국은 혼란을 맞게 됩니다.

숙종은 오랫동안 자식을 얻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넷째 부인인 소의 장씨가 아들 균을 낳았습니다. 이에 숙종은 크게 기뻐하며 서인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남인들의 도움을 얻어 균을 원자로 정하고 소의 장씨를 희빈으로 책봉하였습니다. 그러자 노론파의 우두머리였던 송시열이 수차례 상소를 올리면서 이를 반대하였습니다. 이미 원자가 결정되었는데 이를 거스르고 상소를 올린 것에 격분한 숙종은 송시열을 관직에서 물러나게 하고 제주도에 유배시킨 후 사약을 내렸습니다. 이때 송시열의 의견을 따랐던 김수홍, 김수항 등도 사약을 받거나 유배되었습니다. 송시열이 죽자 노론은 세력을 잃고 남인이 다시 정권을 잡았습니다. 이것을 '기사 환국'이라 합니다.

그 후 인현왕후를 폐위시키고 중궁의 자리에 올라간 장씨는 음모가 발각되어 다시 희빈으로 강등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서인들이 다시 득세를 하게 되었고 남인들은 제거되었습니다. 이 사건이 ‘갑술옥사’입니다. 그러나 다시 왕비에 오른 인현 왕후는 얼마 못가서 죽음을 맞이했고, 장희빈도 인현 왕후를 저주하고 자신이 중궁으로 복위하기를 기도한 일이 발각되어 사약을 받고 죽임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숙종은 그 후 후궁이 왕비로 승격되는 일을 없애는 법을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환국 과정에서 각 붕당은 여러 파로 갈라져 나갔습니다. 남인의 경우, 청남, 탁남으로 나누어졌으며, 서인에서 둘로 갈라진 노론과 소론 가운데 노론은 다시 화당, 낙당, 파당으로 분립되었습니다. 그야말로 정치권은 혼란기를 맞았습니다.

숙종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른 장희빈의 아들 경종은 재위 4년 만에 세상을 떠났고, 경종 다음에 오른 임금이 바로 제 21대 영조였습니다. 영조는 임금이 되자 ‘탕평책’을 써서 붕당 싸움을 막으려고 하였는데, 이 탕평책은 당파와 상관없이 인재를 고르게 등용하고 노론, 소론 사이에 균형을 맞추면서 능력 있는 인재를 관직에 등용할 수 있는 정책이었습니다. 그러나 왕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당쟁은 쉽사리 사그러들지 않았습니다.

한편, 조정에서 밀려난 세력들은 영조가 천민 출신이라고 주장하며 이인좌를 중심으로 한 소론과 남인 세력이 반란을 일으켰습니다. 한성으로 밀고 올라오던 이인좌의 반란군은 관군에게 패하였고, 이인좌는 절로 숨었으나 스님과 농부들이 붙잡아서 관가에 넘겨줌으로써 ‘이인좌의 난’은 막을 내렸습니다. 이인좌의 난을 끝으로 조정은 다시 안정을 되찾았습니다.

영조는 노론, 소론, 남인, 북인을 고루 관리로 등용시켰으며 신문고를 다시 부활시키고 노비들의 세금을 줄여주는 공감법을 실시하는 등 선정을 베풀었습니다. 이러한 현명한 임금 뒤에는 훌륭한 신하가 있게 마련이었습니다. 암행어사로 널리 알려진 박문수는 ‘이인좌의 난’을 진압한 공로로 분무공신 2등으로 영성군에 봉해졌습니다. 그는 임금에게 아첨하지 않고 항상 바른 말을 하며, 암행어사로 지방 곳곳을 두루 살피며 임금을 대신하여 백성들을 보살펴 주어 백성들로부터 존경을 받았습니다.

1766년 영조가 죽고 그 뒤를 이어 정조가 왕위에 올랐습니다. 정조는 영조의 탕평책을 계승하고 규장각을 설치하여 정약용 등 실력 있는 학자들을 모아 많은 서적을 편찬하고 학문을 장려하였습니다.

이렇게 영. 정조 시대는 혼란기 속에서 나라의 안정을 되찾고 학문과 문학이 크게 발달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