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해군 2년에 허균이 사신으로 북경에 갔다가 ‘천주교 12단’을 가지고 온 것이 계기가 되어 우리나라에 천주교 서적이 전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최초로 우리나라에 천주교를 소개한 이수광은 광해군 때 명나라에 사신으로 갔을 당시 명에 와 있던 이탈리아 신부 마테오리치가 지은 ‘천주실의’ 등을 얻어 귀국하여, 자신의 저서인 ‘지봉유설’에 ‘천주실의’의 내용을 실어서 천주교를 널리 알렸습니다. 이렇게 조선 후기의 천주교는 17세기 북경을 왕래하던 사신들에 의해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초기의 천주교 활동은 서울을 중심으로 시작되었고 교세는 차차 농촌과 서민층에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천주교는 남녀상하, 빈부귀천의 차별을 두지 않았고 사람은 누구나 평등한 천주님의 자녀라는 교리를 담고 있었기에 그동안 학대받고 짓눌려 온 백성들에게 기쁘게 받아들여졌습니다. 그러나 정조 때 우리 나라 전통적인 유교 사상과 맞지 않으며 민심을 어지럽힌다는 이유로, 나라에서는 천주교 금지령을 내렸습니다. 그때부터 천주교도에 대한 박해는 시작되었습니다.

1791년 호남 진산의 천주교인 윤지충이 천주교의 의식에 따라 모친상을 치른 것이 발단이 되어 이른바 진산사건으로 불리는 ‘신해박해’가 일어났습니다. 그로부터 2년 후 순조 때 일어난 ‘신유박해’로 중국인 신부 주문보와 우리나라 최초의 세례 교인 이승훈 등 3백여 명이 순교하거나 귀양을 갔습니다. 이 박 해는 노론파가 천주교를 타도함으로써 남인을 제거하고자 하는 정치적인 음모도 들어 있었습니다.

그 후에도 박해는 계속되었는데, 그 중에서도 헌종 5년에 일어난 ‘기해박해’는 1838년부터 1840년 까지 약 70여 명의 교인들이 처형되었으며 특히 여자들의 숫자가 반이 넘었습니다. 1866년(고종 3), 흥선 대원군이 다스리던 시기에 일어난 병인박해는 박해중에서도 가장 혹독했으며 8천여 명이나 순교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신부가 된 김대건은 12살 때 두 소년과 함께 중국으로 가서, 마카오 신학교를 졸업하고 프랑스 신부들과 함께 조선에 들어와 활약하다가 헌종 12년인 1846년에 순교하였습니다. 순교자의 뜻은 헛되지 않아 철종 때에는 천주교 신자수가 2만 명이나 되었고 신학교도 세워졌습니다.

이렇게 끊임없는 박해에도 불구하고 천주교의 교세가 커져 갔던 것은, 당시 어수선한 나라 안팎의 정세 속에서 불안했던 백성들이 자연스레 새로운 종교인 천주교에 마음을 끌리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 천주교를 접할 수 있는 백성들은 소수에 불과하였고 또 서양에서 전해진 종교였기에 일부 백성들 은 이를 경계하였습니다.

정통 유학을 최고의 학문으로 여겼던 당시 지식인들은 천주교는 곧 나라의 기강을 흔들어놓는 사악한 학문이라고 여겼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제우는 ‘어지러운 세상에서 백성을 구한다.’는 포부를 갖고 유교, 불교, 도교의 3교를 합한 ‘동학’을 창시하였습니다. ‘사람은 곧 하늘이다.’라는 인내천 사상을 바탕으로 한 동학은 창시된 지 불과 몇 년이 지나지 않아 농민과 천민, 유생들에게 많은 호응을 얻으며 전국적으로 퍼져 나갔습니다. 

한편, 조정에서는 동학의 신도가 갈수록 늘어나는 등 세력이 커지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고 최제우를  잡아들일 계획을 세우고 있었습니다. 결국 최제우는 1864년 20여 명의 제자들과 함께 붙잡혀 올바르지  않은 종교를 만들어 민심을 어지럽혔다는 죄목으로 처형되고 말았습니다. 그 후 1893년, 최시형을 중심으로 한 동학교도들은 최제우의 억울함을 풀어줄 것을 호소하는 운동을 벌였는데, 이 운동은 이듬해 ‘동학혁명’이 일어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한편, 순조 때 안동 김씨, 헌종 때 풍양 조씨, 철종 때에 안동 김씨 등 각각 세도 정치가 판을 치는 시기에 왕권은 약해지고 조정은 어지러웠습니다. 탐관오리들은 돈을 받고 벼슬을 팔고 나라 재정의 근본인 전정, 군정, 환곡을 이용해 사리사욕을 채웠습니다. 삼정의 문란으로 농촌 경제가 무너지고, 탐관오리들의 횡포에 시달리다 못한 농민들은 고향을 떠나 정처 없이 떠도는 유민이 되었습니다. 과거제도의 부패와 안동 김씨의 세도정치, 삼정의 문란을 비판적으로 바라본 홍경래는 반란을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홍경래의 난’은 1811년(순조 11) 12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약 5개월에 걸쳐 일어난 대규모의 농민반란 이었습니다. 이 난은 그 자체로도 대규모 농민반란이었지만, 이후 조선의 농민반란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19세기 민란의 시대를 연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 뒤 일어난 ‘진주민란’은 1862년(철종 13) 경상남도 진주에서 일어난 농민반란이었습니다. 진주민란의 원인은 경상도 우병사 백낙신의 가혹한 탄압과 착취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부임 이래 온갖 방법을 동원 하여 농민들을 수탈하였습니다. 이에 몰락한 양반들과 농민들은 힘을 합하여 난을 일으켰습니다.

진주 민란은 이후 다른 지방의 농민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쳐서 삼남지방(충청도, 전라도, 경상도)을 중심으로 전국적인 농민봉기가 일어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