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순찰사였던 권율 장군은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군사 1천여 명을 모아 금산군 이치령 싸움에서 왜군을 크게 물리쳤습니다. 권율 장군은 다시 군사 8천 명을 이끌고 수원 독성 산성에서 왜군과 맞섰습니다. 권율은 기세를 몰아 한양을 되찾기 위해 북으로 진격하였습니다. 1593년 3천여 명의 군사를 이끌고 한강을 건너 행주산성에 진을 쳤습니다.
 
권율은 행주산성을 반드시 지켜내고 한양 성을 탈환하리라 마음먹었습니다. 이때 한양 성을 점령하고 있던 왜군은 무려 20만이 넘었습니다. 권율은 서둘러 목책(말뚝 따위로 만든 울타리)을 쌓아 행주산성 방어 준비에 나섰습니다.
 “아무래도 권율의 군대가 거슬린다. 비록 그 숫자가 얼마 되지 않으나 자칫 기습을 당하면 우리 왜군에게 큰 피해를 입힐 것이 분명하다. 그럴 바에는 아예 먼저 공격하리라.”
왜군 장수들은 결정을 내리고 행주산성을 공격해 왔습니다. 이때 승병장 처영 등이 승군을 이끌고 와 우리 군사는 모두 1만 명이 넘었습니다.

전투 준비가 완료된 1593년 2월 새벽, 왜군은 3만 명에 이르는 7개의 부대로 행주산성을 공격해왔습니다. 우리 군사들은 화포와 석포(돌을 담아 쏘는 포)를 일제히 퍼부었습니다. 공격해오던 왜군은 말과 사람이 뒤범벅이 되어 쓰러졌습니다. 특히 이 싸움에서는 부녀자들까지도 동원되어 앞치마로 돌을 날라다 주고 물을 끓이며 싸움을 도왔습니다. 이때부터 부녀자들이 치마 앞에 덧 두르는 치마를 행주산성에서 사용한 치마라고 하여 ‘행주치마’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권율의 일사불란한 통솔로 의병, 승병, 부녀자들까지 죽을힘을 다해 싸워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이 격전에서 왜군은 2만 4천여 명의 사상자를 냈습니다. 이것이 그 유명한 ‘행주대첩’입니다. 행주대첩은 진주성 싸움, 한산도 대첩과 함께 임진왜란 3대첩의 하나로 일컬어집니다.

한편, 1592년 10월 왜군은 3만여 명으로 구성된 대 부대를 이끌고 진주성을 포위했습니다. 왜군은 바다에서 이순신 장군이 이끄는 조선 수군에게 패하고, 육지에서는 의병들에게 곳곳에서 기습을 당하자 불리해진 전세를 회복시키고 남해안 지방에 거점을 확보하기 위하여 모든 힘을 기울여 진주성을 포위했습니다. 그러나 진주성 안의 우리 군사는 노약자와 부녀자를 모두 합해 겨우 3천 800백여 명에 불과 했습니다. 진주 목사 김시민 장군은 전략을 세웠습니다. 성 안에 사람이 많은 것처럼 보이게 하려고 성 안의 높은 곳에 수많은 깃발을 꽂아 두었습니다. 또 노약자와 부녀자까지 남자로 변장을 시켜 군사처럼 보이게 하고 싸움에 임했습니다. 마침내 김시민의 군대와 백성들이 굳게 뭉쳐 싸운 결과 큰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이 싸움에서 김시민 장군은 적탄에 맞아 전사하고 말았습니다.

그 후, 1593년(선조 26) 진주성은 또다시 왜군의 대대적인 공격을 받았습니다. 왜군은 진주성을 빼앗기 위해 이번에는 무려 10만에 가까운 대 병력으로 진주성에 쳐들어왔습니다. 진주성을 지키고 있던 절도사들은 백성들과 함께 죽을힘을 다해 버텼습니다. 하지만 병력과 무기에서 왜군의 상대가 되지 못해 결국 성이 함락되고 말았고, 많은 장수들은 전사하거나 자결하였습니다.

진주성을 빼앗은 왜군은 재물을 약탈하고 수많은 백성을 학살하는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전투에서 승리한 왜군은 진주성의 촉석루에 모여 승리의 잔치를 벌였습니다. 왜장들은 이 잔치에 진주성에 있는 기생들을 불러들였는데 그 중에 논개도 있었습니다. 논개는 연회가 한창 무르익자 술에 취한 왜장을 남강으로 유인해 끌어안고 강물로 몸을 던졌습니다. 뒷날, 어느 시인은 남강의 푸른 물결에 떨어진 애국의 꽃송이를 기리는 시를 지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