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은 1392년에 건국되어 200여 년 동안 큰 전쟁이 없는 평화의 시기였습니다. 장기간의 평화는 외적의 침략에 대한 준비를 소홀하게 했고, 국방력은 허약해져 있었습니다. 이를 걱정한 이이는 10만 양병을 주장했지만 선조는 이를 귀담아 듣지 않았습니다.

그즈음 일본은 1백여 년 동안 계속되던 전국 시대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통일로 막을 내렸습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자신의 세력을 넓히기 위한 구실로 조선 침략의 계획을 짜기 시작했습니다. 일본의 동향이 심상치 않음을 느낀 조선 조정에서는 일본에 사신을 보내어 그들의 움직임을 알아오게 하였는데, 사신으로 다녀온 두 사람은 엇갈린 보고를 하였습니다. 이 당시 조정은 동인과 서인으로 갈라져 있었습니다. 이때 김성일은 동인 편, 황윤길은 서인 편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정권을 잡은 측이 동인이어서 선조 임금은 결국 김성일의 주장을 받아들여 왜군이 침입하지 않을 것이라 여기고 안심하고 있었습니다.

선조 25년인 1592년 4월,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마침내 명령을 내렸습니다.
 "즉시 조선을 침략한다. 일본의 모든 군대는 쓰시마로 집결하여 조선으로 향한다!"
일본 16만 대군이 순식간에 부산으로 쳐들어왔습니다. 왜적은 부산성을 포위하여 공격하기 시작하였고 우리 군사들은 이에 대항하여 싸우려 했지만, 왜군들이 가져 온 신무기 조총에 당할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조선 군사들은 참패를 당하여 성이 함락되어 버렸고, 왜군들은 북쪽을 향해 물밀듯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부산의 함락소식을 전해들은 선조 임금은 신립 장군을 도순변사로 임명하여 남쪽으로 내려가 왜적을 방어토록 하였습니다. 그러나 먼저 왜적을 막으러 갔던 이일 장군이 상주에서 참패를 당하고, 신립 장군은 왜적과 싸우다 포위되어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습니다.

선조는 믿었던 신립 장군이 패하고 자결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어찌할 바를 몰랐습니다. 왜적은 거침없이 북쪽으로 돌진해 오고 있었고, 결국 선조는 한양을 버리고 피난길에 올랐습니다. 임금과 그 일행이 피난을 떠난 사실을 알게 된 백성들은 분노하기 시작했습니다.
 "어찌 한 나라의 임금이 백성을 버리고 피난을 갈 수 있단 말인가!"
백성들은 궁궐로 들어가 물건을 훔치고 불을 질렀고, 노비들은 때를 만난 듯이 거리로 뛰쳐나왔습니다.
 "이럴 때 노비 문서를 불살라 버리자!"
노비들은 형조로 달려가서 노비 문서를 불살라 버렸습니다. 이렇게 하여 왜적이 한양에도 닿기 전에 궁궐은 이미 잿더미로 변해 버렸습니다.

피난길에 오른 선조 일행은 임진강을 건너 개성 근처에 이르렀습니다.
 "전하 한양이 함락되었다고 하옵니다."
임진왜란이 일어난 지 한 달도 채 못 되어 왜적에게 한양을 짓밟힌 것이었습니다. 하는 수 없이 선조 일행은 개성, 평양을 거쳐 의주까지 피난을 떠났습니다. 선조는 대신들과 의논한 끝에, 명나라에 사신을 보내기로 결정하고 지원병을 요청해 오도록 하였습니다.

명나라에서는 요동 병력 일부를 조선에 파견해왔습니다. 명은 처음 평양성을 공격하다가 패하여 요동으로 다시 밀려갔습니다. 이어서 명에서는 4만 5천 명의 군사를 보내어 다시 평양성을 공격하기 시작하였고, 그들은 명에서 가져온 대포로 왜군들과 맞서 싸워 불과 하루 만에 명나라 군사들은 승리를 거두어 평양성을 차지하였습니다. 계속된 왜군과의 싸움에서 명나라와 우리 군사들은 많은 승리를 거두었지만, 끈질긴 왜군의 대항에 수차례 패하기도 하였습니다.

명나라와 일본은 수많은 군사를 잃은 상황에서 서로 담합을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 뒤, 명나라는 일본과 강화(서로 전쟁 상태에 있던 나라가 전투를 중지하고, 평화로운 상태로 되돌아가는 것)조약을 맺음으로써 전쟁은 일시 멈추었습니다. 그러나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강화조약에 자신의 요구가 무시되자 이에 반발하여 1597년 2월에 14만의 대군으로 조선에 2차 침략을 해왔습니다. 이것이 ‘정유재란’ 이었습니다.

정유재란이 일어났을 무렵에는 산성을 증축하고 군사를 새롭게 편성한 뒤였으므로 왜군의 공격을 어렵지 않게 막아낼 수 있었습니다. 바다를 지키고 있던 이순신은 명량해전과 노량해전에서 차례로 승리를 거두었고, 왜군은 육지에서도 크고 작은 싸움에서 연이어 패배하였습니다. 마침내 1598년 8월,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죽음으로써 일본군은 서서히 물러가기 시작하였고 길고 긴 7년간의 전쟁은 끝이 났습니다.

이 전쟁으로 수많은 백성들이 목숨을 잃었고 국토는 황폐화 되었으며, 문화재 파괴 또한 극심하여 우리나라가 입은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이 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