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도착하기 위한 여행이라면 불쌍한 여행이며, 그 책이 어떻게 끝을 맺을 것인가를 알기위한 독서라면 가련한 독서이다. 우리는 늘 새로운 풍경과 풍물을 접하고자 여행을 떠난다. 가끔씩 일상을 떨쳐버리고 여행길에 오를 때에는 더없는 행복감을 느낄 것이다. 그러나 그 여행의 뜻이 단지 목적지까지 가는 데에만 있다면 그것은 무의미한 여행이다. 출발에서부터 도착지까지의 사이에 어떤 일이 펼쳐질 것이며 그 펼쳐지는 여러 가지 일들과 시시각각 변하는 풍경의 변화에 가슴 설레임이 있어야 진정 뜻있는 여행이다. 독서를 하는 것도 여행과 마찬가지다. 결론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소설이라면 하나의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되느냐 하는 단순한 스토리보다는 소설 속의 인물을 거울삼아 자기 자신을 비추어 보는 재미가 여간 아닐 것이다. 인물의 성격은 어떻게 묘사되는가, 심리적 갈등은 어떻게 처리되는가 따위의 복합적인 과정을 이해하고 분석하는 것이 독서의 질을 높여 준다.

* 책 읽는 사람이 세상을 이끈다. / 김영진 / 웅진 출판사에서 인용한 자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