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에서는 까마귀자리를 구성하는 4개의 별을 범선의 돛으로 보고 <돛을 단 별>로도 부르기도 하는데, 영국에서도 범선의 돛(스팽커. Spanker)으로 부릅니다. 스팽커라는 말은 큰 범선의 가장 뒤에 있는 돛을 뜻하며, 옛날에 별을 이용해 항해를 하던 영국의 선원들에 의해 지어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까마귀자리의 으뜸별은 '사막(까마귀 부리)"라는 의미를 가진 알키바이며, 두 번째 별 기에나는 까마귀의 다리에 해당합니다. 세 번째 별 알골라브는 "오른쪽 날개"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까치를 반가운 소식을 전해주는(길조) 새로, 까마귀를 나쁜 일을 생기게 하는(흉조)의 새로 생각합니다. 그래서인지 까마귀자리와 관련된 신화이야기도 유쾌하지는 않습니다.


찾는방법

까마귀자리는 처녀자리의 으뜸별 스피카 서쪽에서 바다뱀자리의 등을 타고 있어 스피카를 기준으로 찾으면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북두칠성의 손잡이 곡선에서부터 목동자리의 으뜸별 아크투루스를 거쳐 처녀자리의 으뜸별 스피카를 잇는 선을 약 15도 정도 연장하면 까마귀자리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알아보기

학명: Corvus
약자: Crv
영문표기: the Crow
위치/적경: 12h 20m 적위: -14도
자오선 통과: 5월 8일 오후 9시

별자리에 얽힌 이야기 

[아폴론과 까마귀] 

어느 날 태양의 신 아폴론은 까마귀에게 샘에서 물을 떠오라고 시켰습니다. 그러나 까마귀는 샘가에 있던 무화과나무를 보고 무화과가 익을 때까지 기다려 열매를 먹느라 너무 늦어버렸습니다. 늦게 돌아가게 된 까마귀는 아폴론에게 혼이 날 것이 걱정이 되었습니다. 영리한 까마귀는 할 수 없이 물뱀과 싸우다가 늦었다고 핑계를 대기로 하고 물뱀 한 마리를 잡아서 돌아왔습니다. 

까마귀가 늦게 돌아온 이유를 거짓으로 둘러댄다는 것을 이미 안 아폴론은 화가 머리까지 치밀어 까마귀와 물을 담았던 컵, 그리고 까마귀가 잡아왔던 물뱀을 하늘로 던져 버렸습니다. 까마귀와 물컵은 별자리가 되었지만 까마귀는 아폴론에게 거짓말을 한 벌로 옆의 컵자리에 있는 물을 영원히 마시지 못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코로니스를 죽인 까마귀]

아폴론의 아들 중에 아스쿠레피오스가 있었습니다. 그는 원래 인간의 영웅으로 매우 뛰어난 명의였으며, 죽은 후에는 의술의 신으로 숭배를 받게 된 자로 아르테미스의 부탁을 받고 죽은 오리온을 구해주었다가 벌을 받아 죽었습니다.  

아스쿠레피오스의 어머니는 테사리아 지방의 라라사라는 나라의 왕 프레구아스의 딸이었습니다. 이름은 코로니스라고 하였으며 매우 아름다웠습니다. 그녀는 아폴론의 애인이 되어 아스쿠레피오스를 임신했지만, 이스퀴스라는 인간과도 사랑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폴론은 코로니스의 곁에 까마귀 한 마리를 두고 있었습니다. 은색의 날개를 가진 아름다운 까마귀는 사람의 말을 이해하고, 말을 할 줄도 알았던 영특한 새였습니다. 그러나 너무 말이 많아 실수를 자주 했는데, 어느 날 아폴론에게 날아와서 코로니스가 이스퀴스와 사랑을 하고 있다고 일러 주었습니다. 그러자 순간적으로 흥분한 아폴론은 그 자리에서 화살을 쏘아 코로니스를 죽여 버렸습니다. 

그러나 아폴론은 곧 코로니스를 죽인 것을 후회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극도로 흥분한 상태에서 코로니스를 죽인 것은 까마귀의 수다 때문이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코로니스를 그렇게 쉽게 죽인 것이 까마귀 탓이라고 생각한 아폴론은 까마귀에게 저주를 내려 그 때까지 눈처럼 새하얗던 털 빛깔을 새까맣고 흉측한 모습으로 바꾸어 버렸습니다. 그리고는 두 번 다시 인간의 말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였고, 그래도 화가 안 풀려 까마귀를 하늘에 별자리로 매달아 더 이상 나쁜 짓을 하지 못하게 하였다고 합니다.   

아폴론이 죽은 코로니스가 있는 곳으로 갔을 때, 그 곳에서는 코로니스의 시신을 막 태워 화장을 하려는 참이었습니다. 그런데 시신 안에서는 다 자란 아기가 아직 숨쉬고 있었습니다. 아폴론은 코로니스의 시신에서 재빨리 아기를 꺼내 케이론이라는 이름의 켄타우로스에게 데리고 갔습니다. 케이론은 테사리아의 페리온이라는 산 속의 깊은 동굴에 살고 있었습니다.   

위는 인간의 모습을 하고 아래는 네발 달린 말의 모습을 한 케이론은 다른 켄타우로스들 중에서 단 하나뿐인 불사의 신이었습니다. 성질이 난폭한 다른 켄타우로스들과는 달리 온순하고 현명했습니다. 아폴론은 이 케이론에게 죽은 코로니스의 배에서 꺼낸 아기 아스쿠레피오스를 맡아 길러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아스쿠레피오스가 아버지인 신에게서 의사의 소질을 이어받았다는 것을 꿰뚫어본 케이론은 그에게 의술을 열심히 가르쳤습니다. 이렇게 하여 아스쿠레피오스는 세상에 다시없는 명의가 되어 많은 활약을 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