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풍차 모양의 모습을 하고 있어 더욱 이국적인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치자는 진한 향까지 머금고 있어 여름날의 무더위를 잊게 해 주는 식물입니다.

치자는 오래전 중국에서 들어온 꼭두서닛과의 상록 활엽 관목인 귀화식물입니다. 여름 철을 대표하는 식물인 만큼 치자가 꽃을 피우는 6월이면 진정한 치자의 매력을 엿볼 수 있습니다. 푸르름의 잎은 치자 어디에서도 발견할 수 없을 만큼 온통 하얀 백색의 꽃잎으로 치장을 합니다. 그 모습은 마치 추운 곳에서만 산다는 설인처럼 보여 더위로 지친 시선을 시원하게 해 줍니다. 또 치자는 우리나라에 서식하고 있는 그 어떤 꽃보다 진하고 매혹적인 향을 가지고 있는 꽃으로서 무심코 향기를 맡고 있노라면 진한 향에 취해 여름날의 무더위를 잊게끔 해 줍니다.

예로부터 집안의 제사나 경사가 있을 때 빠지지 않는 음식이 바로 전과 튀김입니다. 지금은 튀김가루나 부침가루, 심지어는 인공색소까지 가미된 음식이 상위에 올라오는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조금만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튀김이나 전 같은 음식을 할때 치자를 이용하여 만드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지금처럼 살색 계통의 튀김이나 전이 아닌 노르스름한 튀김옷과 전의 모습은 그 색깔만으로도 군침을 돌게하고 먹음직스럽게 보였습니다.

또 치자는 당뇨병, 지혈, 황달, 임질, 청혈, 진통, 이뇨, 소염, 어혈, 불면증, 결막염 등에 탁월한 효능을 보여 일찍부터 민간에서 사용했다고 합니다.

옛날엔 군량미의 변질을 예방하기 위해 쌀을 치자물에 담궜다가 저장하는 방법을 사용하였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이처럼 치자는 우리의 오감 모든 부분을 만족시키는 식물입니다.  여러분도 한번 치자의 그윽한 향기에 취하고 꽃으로 뒤덮힌 그 모습에 한번 더 취해보시기 바랍니다. 
 
꽃에 얽힌 이야기

영국에는 예로부터 치자의 청초하고 맑은 향기에 어울리는 이야기 하나가 전해져 오고 있습니다.

옛날 영국 어느 지방에 카데니아라는 어여쁜 소녀가 있었습니다. 이 소녀는 하얀 색을 몹시도 좋아하였고, 하얀색의 상징인 순결함을 생명처럼 여겼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소원은 순결한 청년을 만나 결혼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겨울 밤, 카데니아는 여느 때와 같이 침실에서 잠을 청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누군가가 창문을 톡톡 두드리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놀란 카데니아가 서둘러 눈을 떠보니 하얀 꽃을 한아름 안은 천사가 창밖에 서 있었습니다. 카데니아는 얼른 창문을 열어 그 천사를 맞이 하였습니다. 이 천사는 순결을 상징하는 천사로 세상에서 가장 순결한 처녀를 찾아 카데니아에게 온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천사는 카데니아에게 한 개의 꽃씨를 건네  주었습니다. 그 꽃씨는 천사들의 정원에서나 피는 꽃의 씨앗이라고 설명해 주었습니다.

그리하여 카데니아는 그 씨앗을 하얀 화분에 심고 정성껏 돌보았습니다. 정성이 느껴졌는지 꽃씨는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새싹을 피웠습니다. 카데니아는 봄이 오자 그 새싹을 정원에 옮겨 심고 여전한 정성을 쏟았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새싹은 나무가 되었고 그런 다음엔 하얗고 아름다운 꽃을 피웠습니다. 카데니아의 눈에는 그 꽃이 마치 순결한 영혼 같아 보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천사가 나타나 카데니아를 보자마자 그녀의 소원인 순결한 남자를 만나게 해주겠다고 말하였습니다. 그리고 갑자기 잘생긴 청년으로 변한 천사는 카데니아와 함께 행복하게 살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카데니아가 키웠던 꽃이 바로 치자(카데니아)라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알아보기

♤과명 : 꼭두서닛과의 상록 활엽 관목
♤학명 : Gardenia jasminoides for. grandiflora
♤별명 : 청결
♤개화기 : 6~7월
♤꽃색 : 흰색.황백색
♤꽃말 : 청정.순결.한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