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벤더는 지중해 연안과 알프스 지방이 원산지인 꽃입니다. 향유요법에서 가장 널리 활용되고 있는 향유로 일찍이 유럽에서는 로마시대 때 부터 향수와 향료의 원료로 사용될 만큼 강한 향기를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넓은 들판을 가득 메운 선명한 연보라색의 라벤더를 보고 있노라면 아름다움이 절로 느껴집니다.  

라벤더의 살충 특성은 예전부터 매우 유명합니다. 로마인들은 라벤더의 소독작용을 활용하여 목욕물에 넣기도 하고 상처를 치료하는데 사용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라벤더는 내의를 보관하는 옷장 설합 같은 곳에 넣어 두면 모기와 기타 곤충들이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하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이와 같은 특성 때문인지 라벤다의 라틴어 어원은 (Lavale) '씻는다'라는 의미입니다.

옛날에는 가벼운 간질병에도 이 향유를 이용했고 라벤더 미용수는 유럽의 여러 왕조에 걸쳐 총애를 받았던 향수라고 합니다.

꽃에 얽힌 이야기 

라벤더의 향기는 청결과 순수함을 상징합니다. 기독교의 전설에 의하면 라벤더는 원래 향기가 없는 식물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성모 마리아가 라벤더 덤불 위에 아기 예수의 속옷을 말린 후부터 향기가 생겨났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알아보기

♤과명 : 꿀풀과의 상록 여러해살이풀
♤학명 : Lavandula officinalis
♤별명 :
♤개화기 : 6~7월
♤꽃색 : 보라색
♤꽃말 : 침묵, 나에게 대답하세요

꽃과 관련된 문학작품

라벤더 향기-서하진  

토요일 오후였다. 때없이 비가 내리는 창 밖을 내다보다 퇴근 채비를 하는 그에게 두 명의 낯선 남자가 찾아왔다. 영화에서 본 것처럼, 그들은 검은 가죽 지갑을 꺼내 잠깐 그의 눈앞에서 펼쳐 보이고는 이렇게 말했다. "잠시 시간을 내주실까요? 여쭤볼 것이 있습니다."

그는 당황했다. 형사. 세무서 직원. 마주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은 언제나 예고 없이 불쑥, 휴일의 기대를 일그러뜨리며 찾아온다. 은행과, 종금사와, 도움을 청할 사람들을 향한 그의 손발을 묶고서. 하지만 그는 그 정도의 당황스러움은 감출 줄 아는 남자였다. 마흔 살, 작기는 해도 한 회사의 책임자인 것이다. "무슨 일인지, 우선 좀 앉으시지요," 라며 그가 몸을 일으켰을 때 그들 중 한 사람이 휘 사무실을 둘러보았다. 칸막이 너머로 이쪽을 보고 있던 세 명의 남자 직원과 여사원이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 "괜찮으시면, 요 건너편에 다방이 있던데……" 남자의 말을 자르며 그가 말했다. "아니, 여기서 좋습니다. 앉으시지요." 그는 남자들에게 앉기를 거듭 종용했다. 서 있는 것은, 서 있는 사람은 그를 불안하게 한다. 남자들은, 그러나 앉고 싶은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 빗물이 점점이 떨어진 점퍼를 입은 다른 남자가 그를 한동안 바라보았다. 그가 마치 대단한 것을 요구했다는 듯이. 흰자위가 많은 눈이었다. 비에 젖어 축 처진 머리카락. 처진 머리 한쪽이 이마를 가린 남자의, 물이 뚝뚝 떨어질 듯 축축한 눈. 거뭇한 입술을 일그러뜨리며 그 남자가 말했다. "선생의 부인에 관한 겁니다." 그는 천천히 옷걸이의 양복저고리를 벗겨 들었다.

그 집은 십오층 아파트의 가운데, 팔층이었다. 볕 바른 베란다로 언제나 거침없는, 그러나 컬러 유리를 지나 알맞게 조도가 낮아진 햇살이 비쳐들었다. 베란다 가득 피어 있는 삼백예순 날 지지 않고, 향기조차 가시지 않는 조화들. 푸르고 빳빳한 바키라의 잎에는 영원히 흘러내리지 않는 방울진 플라스틱 물방울이 매달려 있었다. 작은 알을 품고 있기라도 한 듯한 자세로 갈잎 둥지 속에 들어앉아 있는 앙증맞은 새 한 마리. 그 옆의 작은 나무 그네에는 이따금 열리는 문으로 바람이 들어와 그네가 흔들릴 때면 초르릉 어여쁜 소리를 내며 울 줄도 아는, 완벽한 푸른 깃털의 또 다른 새가 있었다. 베란다 안쪽에는 이어지는 천장의 모서리마다 늘어진 푸른 스킨답서스로 누구라도 집 안에 들어서면 어머, 세상에. 여긴 완전히 숲속이군요. 어쩜 이렇게 예쁘게 꾸미셨어요, 하는 감탄사를 터뜨릴 법한, 어느 잡지의 ‘싱그러운 여름 꾸미기’의 표본이 될 만한 넓은 거실이 있었다. 그러나 그런 일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았다. 이른 아침과 늦은 밤, 그 집의 문은 단 두 차례 이외에는 열리는 일이 없었다.

후략-전문은 [청소년 마당]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