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화가 곱게 핀 바닷가에서/나 혼자 걷노라면 수평선 멀리
갈매기 한두쌍이 가물거리네/물결마저 잔잔한 바닷가에서
저녁놀 물드는 바닷가에서/조개를 잡노라면 수평선 멀리
파란 바닷물은 꽃무늬 지네/모래마저 금같은 바닷가에서

너무나도 유명한 동요 '바닷가에서' (장수철 작사 / 이계석 작곡)입니다. 해당화가 홀로 드리워진 바닷가의 운치는 그 무엇보다 절정의 감정을 표출할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해당화는 쌍떡잎식물 장미목 장미과의 낙엽관목으로 동북아시아를 중심으로 서식하고 있습니다. 노래 가사에 나온 것처럼 바닷가 모래땅에 서식하고 있으며 예로부터 바다내음과 더불어 바닷가의 은은한 향을 자랑하던 꽃입니다.
5∼7월이 되면 영롱한 몽우리에서 그 아름다음을 펼쳐 보입니다. 해당화는 가지 끝에 1∼3개씩 달려있는 모습으로 홍색이나 흰색의 빛깔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꽃의 지름 6∼10cm이고 꽃잎은 5개로서 넓은 심장이 거꾸로 선 모양이며 알서 말한 것과 같이 향기가 강하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해당화는 향수의 원료가 되거나 향수를 대신하는 향낭, 즉 향기 나는 주머니를 만들어 차고 다닐 수도 있습니다. 꽃잎은 말려 술을 담그거나 차에 우려 마시기도 합니다. 한방에서는 주로 뿌리를 쓰는데 치통과 관절염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꽃은 수렴, 진통, 지혈 및 설사를 멈추는 데 쓰인다고 합니다. 요즈음에는 신경통에 좋다는 소문이 돌아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던 해당화들이 뿌리째 뽑혀나가고 있는 실정이라고 합니다. 우리 사회의 병패를 여실히 보여주는 단면이라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꽃에 얽힌 이야기

중국 고서에 보면 해당화에 대한 이야기가 전해져 오고 있습니다.

당나라의 현종은 어느 날 심향정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평소에 지극히 사랑하는 양귀비를 불렀다고 합니다. 이때 양귀비는 지난 밤에 마신 술이 깨지 않아 자리에 누워 있었습니다. 하지만 황제의 부름을 거역할 수가 없어 황급히 일어나기는 했지만 도저히 걸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백옥같이 흰 얼굴은 불그스레한 홍조가 곱게 피어있고, 두눈은 가느다랗게 떴고, 몇가닥 흐트러진 머리카락이 이마에 나부끼는 모습은 말할수 없이 예쁘기만 했습니다. 현종은 한동안 양귀비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말을 꺼냈습니다.

<너는 아직도 술에 취해 있느냐> 그러자 양귀비는 <해당화의 잠이 아직 깨지 않았습니다.>라고 대답하였습니다. 바로 양귀비 자신의 붉은 얼굴을 해당화에 비유했던 것입니다. 이때부터 중국에서는 해당화를 수화라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옵니다.

알아보기

♤ 과명 : 장미과의 낙엽 활엽 관목
♤ 학명 : Rasa rugasa
♤ 별명 : 해당, 매괴, 때찔레
♤ 개화기 : 5-7월
♤ 꽃색 : 진한 빨간색
♤ 꽃말 : 온화, 당신의 매력에 끌립니다.

꽃과 관련된 문학작품

해당화-한용운

당신은 해당화 피기 전에
오신다고 하였습니다.
봄은 벌써 늦었습니다.
봄이 오기 전에는 어서 오기를 바랐더니
봄이 오고 보니
너무 일찍 왔나 두려합니다.

철모르는 아이들은 뒷동산에
해당화가 피었다고 다투어
말하기로 듣고도 못 들은 체하였더니
야속한 봄바람은 나는 꽃을 불어서
경대 위에 놓입니다 그려.
시름없이 꽃을 주워서 입술에 대고
"너는 언제 피었니"
하고 물었습니다.
꽃은 말도 없이 나의 눈물에 비쳐서
둘도 되고 셋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