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로디테-APHRODITE(VENUS) 사랑과 미의 여신 남편(우라노스)의 횡포에 불만을 품은 가이아는 막내아들 크로노스를 자신의 침실에 숨겼다. 밤이 되어 우라노스가 가이아의 침실에 들어와서 사랑을 하려는 순간에 크로노스는 낫으로 우리노스의 생식기를 잘라 바다에 던졌다. 망망한 바다 위에 떨어진 살점과 피는 파도에 이리저리 쓸려 다니다가 아름다운 거품이 되었다. 눈치 빠른 서풍(西風) '제퓌로스(Zephyros)'는 이 거품을 '키테라(Kythera)'섬 해안을 거쳐 '키프로스(Kypros)' 섬으로 밀고 갔다. 거품은 점차로 아름다운 여체의 형상을 띠어 갔다. '파포스(Paphos)' 도시 근처 해안에 도착하자 거품 속에서 눈부시게 아름다운 여신이 나타났다. 계절을 주관하는 신 호라이 여신들이 새 여신을 맞아 보석으로 장식한 아름다운 옷을 입히고는 곧바로 신들의 향연이 있는 올림포스로 안내했다. 제우스를 비롯한 모든 신들이 아프로디테의 요염한 자태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금발에 갈색 눈을 가진 여신의 피부는 상아빛으로 빛났다. 완벽한 조화를 이룬 육체는 아름다움의 표본이었다. 바라보는 이들은 모두 숨을 죽인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막연한 그리움과 노곤한 기대감과 욕망이 온몸에 스며든다. 운명을 관장하는 모이라이 여신들이 아프로디테에게 아름다움과 사랑의 직분과 향해하는 배와 선원들을 수호하는 직분을 그녀에게 맡긴다. 아무도 이의를 가질 수 없는 결정이었다. 미와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는 이렇게 화려하게 올림포스에 등장했다.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의 위력이 가장 잘 드러난 사건은 헤라와 아테나 여신과 함께 '에리스'의 사과를 놓고 한바탕 아름다움의 경쟁을 벌일 때였다. 펠레우스와 테티스의 결혼식에 불화의 여신 에리스는 초대받지 못했다. 모두 신성하고 즐거운 축제에 불화가 일어나길 바라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화가 난 에리스는 피로연에 나타나서 '가장 아름다운 여신에게'라는 글귀와 함께 황금 사과 하나를 던졌다. 아름다움으로는 결코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세 여신이 후보로 나섰다. 원숙미와 정숙미를 자랑하는 흰 팔의 헤라와 단아함과 지성밍 넘치는 아테나, 그리고 교태와 관능미를 지닌 아프로디테가 저마다 황금 사과의 주인이라고 나섰다. 역사상 최초의 미인대회가 열리게 되었다. 교활한 정략가인 제우스는 이런 곤란한 일에 심사위원이 되기를 피하고 판정을 트로이의 '이데(Ide)' 산 근처에서 양을 치고 있는 파리스에게 맡겼다. 황금 사과를 얻지 못한 두 여신의 원망을 사는 것은 주신인 제우스에게도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헤라는 파리스에게 소아시아 전체의 통치권을 약속했다. 아테나는 전투에서 무적의 힘을 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아프로디테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 헬레네의 사랑을 얻어 주겠다고 제의했을 뿐이다. 파리스는 아프로디테의 승리를 선언했다. 파리스의 판정 이후 더 이상 미의 여신 자리를 놓고 아프로디테와 경쟁을 벌이는 여신은 없었다. 그러나 파리스는 그가 내린 판정 때문에 자신은 물론 부모 형제와 조국까지 파멸하고 만다. 그와 헬레네의 사련(邪戀)은 그리스인들의 분노를 일어켜 트로이 전쟁의 빌미가 되었기 떼문이다. 미인 경연 대회에서 실패한 헤라와 아테나는 앙심을 품고 그리스군을 도와 트로이의 멸망을 부추겼다. 제우스가 은밀히 준비한 불행이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아프로디테(로마 신화에서는 베누스, 영어로는 비너스)는 그 출생설이 많기도 하고 모호하기도 하다. 보티첼리(S. Botticelli)의 <비너스의 탄생>이라는 그림에서 비너스의 모습은 너무나 유명하다. 이것은 티탄족의 왕 크로노스가 아버지인 우라노스의 생식기를 잘라 바다에 내버린 것이 흰 거품을 일으키며 그 거품 속에서 비너스가 탄생했다는 전설을 기초로 하여 그린 그림인 것 같다.   티탄의 하나이며 프로메테우스의 동생인 에피메테우스와 그의 아내 판도라의 딸 디오네와 제우스 사이에서 출생했다는, 모호한 전설도 있다.   아프로디테는 날개가 달린, 그리고 신비로운 사랑의 활을 메고 다니는 귀염둥이 아들 에로스와 그리움의 여신 히메로스를 데리고 다녔다. 사랑과 미를 다스렸을 뿐만 아니라 그녀 스스로도 속속들이 가슴을 태우는 연애도 많이 하였다. 또 아레스와 헤르메스 등과 교제를 하여 탕녀(蕩女)라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 그녀는 피그말리온처럼 자신이 만든 조각이지만 그 조각에라도 심신을 태우는 뜨거운 사랑을 하는 자에게는 그 조각에게 인간의 생명을 넣어 줌으로써 도와주었고, 오르페우스나 나르시스처럼 남의 사랑에 냉담한 자에게는 갈갈이 찢어 죽이거나 물에 빠뜨려 죽이는 등의 준렬한 보복을 내렸다. 테세우스의 아내 파이드라가 전처 소생 히폴리토스에게 불꽃 같은 연정을 품게 된 비극도 따지고 보면 히폴리토스가 너무나 사랑에 냉담했던 탓이었다. 이것이 영화 <페드라>의 소재이다.   그녀는 사랑의 띠를 지니고 다녔다. 그런데 모든 매력과 교태는 이 띠로 말미암아 솟아 나왔다고 한다. 그 때문에 여성적인 어떤 매력의 근원이 되는 것을 가리켜 [아프로디테의 허리띠]라고도 한다.   아프토디테는 생식을 주관하는 중동의 여신 이시타르, 아시타로트, 아스타르테와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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