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게뤼온의 황소
에우리스테우스는 이제 점점 더 먼 곳으로 헤라클레스를 보내 더욱 힘든 일을 시켰다. 이번에는 세상의 서쪽 끝에 있어 해가 질 때 붉게 물드는 섬인 에뤼테이아 섬에 살고 있는 게뤼온의 황소를 잡아오라는 것이었다. 게뤼온은 포세이돈과 메두사 사이에서 태어난 크뤼사오르의 아들로 세 개의 머리와, 여섯 개의 팔, 여섯 개의 다리를 가진 괴물이었다. 그리고 그는 많은 가축들을 섬에서 기르고 있었는데 그 가축들을 용 한 마리와 머리가 둘인 개 한 마리가 지키고 있었다.    

이 섬으로 가기위해서는 오케아노스 강을 건너야만 한다. 그러나 그 강은 인간이 건널 수 있는 강이 아니었다. 헤라클레스는 활로 태양신 헬리오스를 위협해 태양이 매일 저녁 동쪽으로 가기 위해 올라타는 쟁반에 태워 달라고 해서 섬으로 무사히 들어갈 수 있었다. 가축을 지키던 용과 개를 죽이고 황소들을 잡아 태양 쟁반에 싣고 육지로 나와 우여곡절 끝에 에우리스테우스에게 황소를 갖다 주었다. 그는 이 소들을 헤라에게 제물로 바쳤다.  

(11) 헤스페리데스 정원의 황금사과
이번에는 석양의 요정 헤스페리데스의 정원에서 황금사과를 따오는 일이었다. 후일 트로이 전쟁의 불씨가 된 이 황금사과나무는 머나먼 서쪽 끝 아틀라스 산맥 근처의 정원에 심어져있었다.
이 사과나무는 원래 대지의 여신 가이아가 헤라와 제우스의 결혼 선물로 준 것인데 이를 정원에 심어 아틀라스의 딸들인 헤스페리데스가 용 라돈과 함께 지키고 있었다. 그 정원에는 아무도 들어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헤라클레스는 바다의 노인 네레우스가 그 방법을 알고
있을 것이라는 말을 듣고 그를 찾아갔다. 모습을 바꾸어 가며 도망치는 네레우스를 꽉 붙들고 도움을 청하니 프로메테우스에게 물어보라고 말해주었다. 헤라클레스는 다시 카우카소스  산 바위에 묶여 있는 프로메테우스를 찾아가 그의 간을 쪼고 있는 독수리를 화살로 쏘아 죽이고 그를 풀어주니 아틀라스에게 가 보라고 했다. 저주를 받은 아틀라스는 오늘날 아틀라스 산이 있는 곳에 서서 어깨로 천체를 떠받치고 있었다. 아틀라스에게 가서 부탁하니 그는 자기가 가서 사과를 따 올 테니 그동안 자신이 떠받치고 있는 천체를 잠깐만 들고 있으라고 말했다.
그러나 사과를 따온 아틀라스는 천체를 다시 받을 생각은 않고 자신이 직접 에우리스테우스에게 사과를 갖다 주겠노라고 했다. 그 말에 헤라클레스는 깜짝 놀랐으나 짐짓 모른 체하며  “좋을 대로 하세요. 그러나 당신이 갔다 오는 동안 천체를 지고 있으려면 어깨가 아프니 쿠션을 받쳐야겠어요. 그동안 잠시 천체를 들고 계세요.”라고 말했다. 이에 아틀라스가 다시 천체를 짊어지자 헤라클레스는 사과를 들고 얼른 그곳을 빠져나왔다. 에우리스테우스에게 사과를 갖다 주자 왕은 어찌할 바를 몰라 했고 다시 그것을 헤라클레스에게 주었다. 그는 그것을 아테나 여신에게 받쳤고 여신은 그 사과를 헤스페리데스의 정원에 도로 갖다놓았다. 불멸의 상징인 이 사과가 결코 인간들 손으로 들어가는 것을 신들은 용납하지 않았던 것이다.

(12) 저승의 개 케르베로스
이번일은 가장 어렵고 힘든 일로 지하세계의 궁전 입구를 지키는 머리 셋 달린 개 케르베로스를 데려오는 것이었다. 에우리스테우스는 이번일로 영원히 헤라클레스를 지하세계로 보내 돌아오지 못하게 할 속셈이었다. 

  케르베로스를 잡는 헤라클레스 

헤라클레스는 타이네로스 산 동굴에 있는 지하세계의 입구를 통해서 지하로 내려갔다. 죽은 영혼을 저승으로 인도하는 헤르메스가 헤라클레스를 안내하였다. 지하로 내려간 헤라클레스는 하데스를 찾아가 케르베로스를 데려가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하데스는 이 말을 곧 자신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이고 헤라클레스와 결투를 벌였다. 그 결투는 헤라클레스의 승리로 끝났을 뿐 아니라 하데스는 몸에 상처까지 입었다. 하데스는 이 상처 때문에 약을 구하기 위해 올림포스까지 올라갔다 와야만 했다. 그제야 하데스는 무기를 사용하지 않고 케르베로스를 데려갈 수 있으면 그렇게 하라고 허락했다.
이렇게 하여 헤라클레스는 에우리스테우스에게 케르베로스를 갖다 주었으나 끔찍하게 생긴 개의 모습에 놀란 에우리스테우스는 무서워 받으려하지 않았다. 헤라클레스는 그 개를 다시 지하세계로 데려다 주었다.
마침내 헤라클레스는 힘든 열두 가지 과업을 완수하였고 비로소 자식들을 죽인 죄를 씻고 테베로 돌아갈 수 있었다.

하늘을 떠받드는 형벌을 받고있는 아틀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