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아네이라와 결혼하여 카리돈에서 행복하게 살던 헤라클레스는 우연한 사고로 본의 아니게 또 사람을 죽이게 되어 이곳을 떠나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리하여 아내 데이아네이라와 아들 휠로스를 데리고 길을 떠나 카리돈의 동쪽을 흐르는 에우에노스 강에 이르게 되었다.

이 강가에는 네소스라는 켄타우로스가 살고 있었다. 켄타우로스 족은 상반신은 인간이고 하반신은 말의 몸을 가진 자들이었다. 네소스는 헤라클레스가 열두 가지 과업을 수행 중 에뤼만토스의 멧돼지를 추격할 때 히드라의 독화살로 죽였던 켄타우로스 족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자였다. 그러나 헤라클레스는 네소스가 그가 켄타우로스 족 인줄은 꿈에도 몰랐다.

헤라클레스 가족이 강을 건너려고 하자 네소스가 친절하게도 다가와 자기가 데이아네이라를 돕겠다고 나섰다. 그래서 헤라클레스는 아들 휠로스를 데리고 건너고 데이아네이라는 네소스가 도와주기로 하였다. 헤라클레스가 아들을 데리고 강을 건너자 갑자기 강 건너 편에서 네소스가 자신의 아내를 겁탈하려고 했다. 아내의 비명소리를 들은 헤라클레스는 급히 히드라의 독화살을 뽑아 네소스를 향해 쏘았다. 네소스는 화살을 맞고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헤라클레스가 다가오기 전 네소스는 마지막 숨을 거두면서 데이아네이라에게 자신의 상처에서 나는 피를 조금 받아서 보관해두면 유용하게 쓰일 거라고 말하였다. 그러면서 지금은 헤라클레스가 데이아네이라의 아름다움에 반해 있지만 언젠가는 그 사랑이 식어 다른 여자에게로 옮겨갈 것이라고 했다. 그때 이 피를 남편의 속옷에 바르면 남편이 절대 다른 여자를 사랑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었다.
헤라클레스에게 복수하려는 네소스의 음모인 줄은 꿈에도 모르고 순진한 데이아네이라는 남편의 사랑이 식을 것에 대비해 네소스가 시키는 대로 피를 조금 받아두었다.

그 후 헤라클레스는 전에 활쏘기 대회에서 자신에게 이올레를 주지 않은 오이칼리아의 왕 에우뤼토스에 대한 불쾌한 마음을 씻어내지 못하고 끝내 오이칼리아로 쳐들어가 전쟁을 일으켰다. 그리고 이올레의 아버지 에우뤼토스와 세 아들을 모두 죽이고 이올레를 포로로 잡아왔다.
전쟁에서 승리하고 테살레이아로 돌아온 헤라클레스는 오이타산에서 제우스에게 제사를 올리려고 준비했다. 헤라클레스는 데이라네이라에게 제사 때 입을 새 옷을 보내라고 했다. 그러나 데이아네이라는 헤라클레스가 이올레에게 이미 마음이 쏠려있다고 생각하고는 질투심에 불타 네소스의 말대로 그 때 받아둔 피를 남편의 속옷에 발라 겉옷과 함께 보냈다.

헤라클레스에게 독이 묻은 예복을 주는 아내 데이아네

헤라클레스가 새 옷을 입자 독은 즉시 그의 온몸을 퍼져 뼛속까지 스며들었다. 옷을 벗으려고 발버둥 쳤지만 옷은 살갗에 딱 달라붙어 있었고 잡아당기면 살점이 떨어져 나갔다.
그 소식을 들은 데이아네이라는 자신의 어리석음을 한탄하며 죄책감에 목숨을 끊었다.
자신의 목숨이 마지막이라고 느낀 헤라클레스는 자신의 아들 휠로스를 불러 이올레를 맡기며 성년이 되면 그녀와 결혼하라고 말하였다.
너무 아파 이미 죽기로 결심한 헤라클레스는 필록테테스에게 자신의 활과 독화살을 유품으로 주면서 장작더미를 쌓으라고 했다. 그리고 장작더미 한가운데로 들어간 후 불을 지르도록 하였다.

불길이 타오르자 인간 어머니 알크메네로부터 받은 그의 육체는 불에 타 완전히 없어졌고 아버지 제우스로부터 받은 영원히 죽지 않는 불사의 몸은 하늘로 올라갔다. 헤라클레스가 불사의 신이 되는 순간이었다.
이렇게 하여 헤라클레스는 긴 고난의 일생을 마치고 마침내 올림포스 신들의 일원이 되었다. 그를 그렇게 미워하고 괴롭힌 헤라와도 화해하였다. 그리고 헤라는 자신의 딸이자 청춘의 신인 헤베와 헤라클레스를 결혼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