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에로스를 떠나보낸 뒤 프쉬케는 침식을 잊은 채 밤낮을 가리지 않고 지아비의 행방을 수소문했다. 그러나 에로스는 보이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낙심하여 있던 프쉬케에게 데메테르 여신이 나타나서 “프쉬케야, 아프로디테 여신에게 가서 겸손하게 용서를 빌어라. 그리고 몸을 바쳐 복종하면 그녀도 너를 용서하고 에로스를 돌려줄 것이다.”라고 충고해 주었다. 데메테르의 충고대로 프쉬케는 아프로디테에게 용서를 빌었다. 그러나 아프로디테는 에로스가 자기의 명령을 어기고 얄미운 프쉬케를 아내로 삼은 데다 프쉬케 때문에 에로스가 어깨에 화상까지 입은데 대해 여전히 화가 풀리지 않았다. 

그리하여 도저히 해 낼 수 없는 어려운 일을 하도록 시켰다. 아프로디테는 창고 안에 산더미같이 쌓인 곡식을 프쉬케에게 주면서 그것을 종류별로 모두 나눠 놓으라고 했다. 일거리가 너무 많아 어찌할 바를 몰라 멍하니 앉아 있는 동안, 에로스는 개미에게 동정심을 불러일으켜 프쉬케를 도와주도록 하여 그 일을 끝내게 해주었다. 일이 모두 끝난 것을 보고 아프로디테는 그것이 에로스의 도움으로 한 일이었음을 알고 화를 내며 또 다른 일을 시켰다.

이번에는 숲 속에 있는 금빛양의 황금 털을 모아 오는 일이었다. 이번에도 프쉬케는 강의 신의 충고 덕분으로 양이 잠들어 있을 동안 덤불과 수풀가지에 걸린 황금 털을 거두어 갈 수 있었다.

그럼에도 노여움이 풀리지 않은 아프로디테는 마지막으로 죽음을 면할 수 없는 매우 어려운 일을 시켰다. 그것은 지하에 가서 지하세계의 여왕 페르세포네의 아름다움(미의 화장품)을 가져오는 것이었다.

그제서야 프쉬케는 자신이 죽을 때가 온 것임을 알았다. 지하세계로의 심부름은 곧 죽음을 뜻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높은 탑에 올라가 뛰어내리려는데 탑 속에서 어떤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목소리는 프쉬케가 지하세계로 가는 길과 위험을 피하는 방법, 암흑의 강 스튁스의 뱃사공 카론을 설득하는 비결, 그리고 지상으로 다시 돌아오는 법 등을 자세히 가르쳐 주었다. 또 한 가지 페르세포네가 주는 상자를 절대로 열어봐서는 안 된다는 충고도 해 주었다.

그러나 위험한 임무를 마치고 무사히 지상에 가까이 오게 된 프쉬케는 그 상자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결국 호기심에 못 이겨 상자의 뚜껑을 열고 말았다. 그러나 그 상자 안에는 아름다움은 없고 지하세계의 잠만이 가득 들어 있었다. 그리고 그것들은 일시에 몰려나와 프쉬케를 덮쳤다. 그녀는 길 한가운데 쓰러져 시체처럼 깊은 잠에 빠져들고 말았다. 잠자는 프쉬케를 다시 깨운 것은 에로스였다. 에로스는 프쉬케를 덮친 잠을 다시 상자 안에 집어넣고 화살 끝으로 살짝 건드려 잠든 프쉬케를 깨웠다.
그리고 에로스는 제우스에게 날아가 어머니 아프로디테의 노여움을 풀어달라고 간청했고 제우스는 두 연인을 위해 아프로디테를 간곡히 설득하여 마침내 아프로디테도 노여움을 거두고 프쉬케와 화해하게 되었다. 그러자 제우스는 프쉬케를 천상의 회의에 참석하게 했고 신들만이 먹는 불사의 음식인 암브로시아를 주었다. 이렇게 하여 지고지순한 사랑을 한 프쉬케는 신족의 일원이 되었고 마침내 에로스와 결혼하여 행복한 부부로 맺어지게 되었다. 그 뒤 이 둘 사이에서 딸이 태어났으니 이름을 볼룹타스(기쁨)라 하였다. 

  다시 행복한 부부로 맺어진 에로스와 프쉬케 

프쉬케는 그리스어로 나비라는 뜻인데 이 말은 영혼이라는 뜻으로도 쓰인다. 나비가 침울한 애벌레 생활을 마친 후 아름다운 날개를 펴고 날아다는 거와 같이 괴로움과 불행을 거친 후 참으로 행복의 기쁨을 맛보게 된 프쉬케의 영혼의 모습을 나비에 비유 한 것이다. 그래서 그림이나 조각에 프쉬케는 나비날개가 달린 처녀로 표현되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