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바다는 오케아노스와 테튀라는 티탄 신족이 지배하고 있었다. 그러나 티탄들이 올림포스 신들과의 싸움에서 패하여 포세이돈과 암피토리테 부부에게 지배권이 넘어가게 되었다. 포세이돈은 바다와 물의 신이며 지진을 관장하는 신이었다. 그의 권력을 상징하는 것은 삼지창 ‘트리아이나’ 인데 그는 이걸로 바위를 부수거나 폭풍을 부르기도 하고 바다를 잠재우거나 해안을 뒤흔들기도 하였다.

바다의 지배자인 포세이돈 신 

포세이돈은 바다의 노인이라 불리는 네레우스의 딸 암피토리테를 우여곡절 끝에 신부로 맞이했다. 이 노인에게는 네레이스라 불리는 50명의 딸들이 있었는데 이 중 하나인 암피토리테는 이해심이 많고 아버지를 너무 사랑하여 평생 결혼하지 않고 아버지 곁에서 살기를 원했다. 그러던 어느 날 네레이스들과 함께 해변 가에서 놀고 있던 암피토리테를 본 포세이돈은 그만 첫눈에 반해 버렸다. 그러나 결혼 할 생각이 없었던 암피토리테는 포세이돈을 피해 땅 끝으로 도망쳐 숨어버렸다.

아무리 찾아도 암피토리테를 찾을 수 없었던 포세이돈은 절망에 빠져 그가 가진 삼지창으로 바다를 거세게 때리며 자신의 노여움을 토해냈다. 그러자 바다에는 집채만 한 파도가 일어 사나운 물보라가 몰아쳤다. 이를 보고 놀란 제우스가 돌고래를 포세이돈에게 보내 암피토리테가 숨어 있는 곳을 알려주었고 포세이돈은 당장 그 곳으로 달려가 암피토리테를 찾아내 아내로 맞았다.

이 공로로 인해 돌고래는 별자리에 오르게 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포세이돈과 결혼하게 된 암피토리테는 바다 깊숙한 곳에 황금으로 만든 궁전에서 살게 되었다.

이 부부에게는 트리톤이라는 아들이 있었는데 그는 소라고동을 불고 파도를 치게 하는 능력을 가진 반인반어 즉, 허리 위는 인간이며 그 밑은 물고기모양을 한 바다의 신으로 포세이돈을 따라다니며 호위하였다.

네레우스의 딸들 중 암피토리테 외에도 빼어난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테티스가 있었다. 아름다운 테티스의 모습에 반한 제우스와 포세이돈은 그녀를 자신들의 아내로 맞고 싶어 했다. 그러나 제우스는 티탄족인 프로메테우스로부터 테티스가 아들을 낳으면 그 아이는 아버지를 능가하는 위대한 아들이 될 것이라는 예언을 듣고 불안을 느낀 나머지 테티스를 단념했고 포세이돈에게도 단념하게 했다.

그리고 그녀를 인간인 펠레우스와 억지로 결혼을 시켰다. 그러나 이 결혼을 싫어한 테티스는 펠레우스의 팔 안에서 불이나 물, 사자, 구렁이등 여러 가지 모습을 바꾸면서 빠져나가려고 하였다. 이를 눈치 챈 켄타우로스족 케이론이 펠레우스에게 테티스가 어떤 모습으로 변해도 겁내지 말고 꼭 껴안고 있으면 그녀는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 펠레우스와의 결혼을 승낙할 것이라고 가르쳐주었다. 이 조언 덕분에 펠레우스는 이 아름다운 여신을 아내로 맞을 수 있었다. 얼마 후 테티스는 펠레우스를 위하여 아버지보다도 휠씬 뛰어난 아들을 낳고 자신은 자매들이 살고 있는 바다 속으로 돌아가 버렸다. 다만 테티스가 돌아가기 전 갓 태어난 자신의 아들을 저승에 흐르는 스튁스 강물에 담궈 영원히 죽지 않는 몸으로 만들었다. 그런데 그때 그녀가 잡고 있었던 발꿈치만은 강물이 적셔지지 않아 약점으로 남게 되었다. 오늘날도 사람의 약점을 가리켜 아킬레스 근이라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펠레우스는 이 아이를 케이론에게 맡겨 키우게 했다. 이 아이가 뒤에 영웅 가운데서도 뛰어난 용사 아킬레우스가 되었다.

네레이스들의 아버지 네레우스는 나이 많은 바다의 신이며 바다의 노인이라는 별명도 있다. 그는 지혜가 뛰어나고 앞일도 잘 예측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인간이 잡으려고 하면 여러 가지 모습으로 바뀌는데 이때 잡고서 끝까지 놓지 않으면 마침내는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 물어보는 것은 무엇이든 다 친절하게 가르쳐 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