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품없는 바위섬 아르튜기아는 아폴론이 태어나자 황금빛으로 빛났고 델로스 섬이라고 이름 지어졌다.
아폴론은 이 섬에 자신의 첫 신전을 세웠고 섬 둘레에 있는 많은 섬을 퀴크라데스(에워싸인 섬들)제도라고 불렀다. 마치 왕을 지키는 신하들처럼 델로스를 에워싸고 있었으므로 이런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아폴론의 제일 중요한 임무중 하나는 신탁을 내리는 일이었다. 제우스 다음가는 제2인자로 다른 신들에게 인정받은 아폴론은 자신의 권력을 더욱 확실하게 만들기 위해 제우스의 뜻을 전하는 신탁소를 세우기로 마음먹었다.

올림포스를 떠나 신탁소를 세울 적당한 장소를 찾아다니던 중 파르나소스 산 밑에 델포이라는 아주 좋은 곳을 발견하였다. 높은 산봉우리와 깊은 골짜기 그 옆에는 물이 풍부한 샘이 있는 곳이었다.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예로부터 이곳이 대지 가이아의 배꼽에 해당되며 세계의 중심(옴팔 로스)이라고 생각했다.
 
이미 그 곳은 대지의 여신 가이아가 다스리고 있었고 아폴론이 오기 전 인간들은 미래에 대한 일을 가이아에게서 들어왔다. 그리고 가이아는 그 곳을 퓌톤이라는 큰 뱀에게 지키게 했다. 이 뱀을 죽여야만 아폴론이 델포이의 주인이 될 수 있었다. 즉 인간들이 가이아의 뜻에 의해서가 아니라 제우스의 뜻을 알리는 아폴론의 신탁에 의하여 미래에 대한 진실을 알 수 있게 하는 것이었다. 아폴론은 화살로 뱀을 쏘았다. 화살을 맞은 퓌톤은 고통에 울부짖으며 죽어갔다.

이렇게 하여 아폴론은 델포이 신탁소의 주인이 되었고 이제 사람들은 신분과 지위의 고하를 막론하고 무언가 중대한 결정을 해야 될 때에는 델포이에 참배하고 아폴론의 신탁을 받게 되었다. 그러나 퓌톤을 죽인 일은 대지의 여신 가이아에 대한 불경이므로 제우스는 아폴론에게 테살리아 지방의 템페강에서 몸을 씻고 정죄할 것을 명령했다.

아폴론은 음악적 재능도 뛰어났다. 그의 수금연주는 따라올 자가 없었다. 이러한 아폴론의 재능에 도전장을 냈다가 벌을 받은 어리석은 자의 이야기가 있다.

하루는 아테나가 피리를 발명하여 신들의 잔치가 열린 자리에서 불어보였다. 그러자 피리를 불 때 볼이 불룩해진 아테나의 모습이 우스꽝스러워 헤라와 아프로디테가 놀려대자 아테나는 속이 상해 그 피리를 강물에 던져버렸다. 그리고 “만약 이것을 주워 사용하는 자가 있으면 큰 벌을 받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얼마 후 시레노스인 마르슈아스라는 자가 그곳을 지나다 강물에 떠내려 온 그 피리를 보고는 주워서 열심히 익혔다.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여 마침내 어떤 곡이던지 마음대로 불 수 있게 되자 거만한 마음이 생겨 자기가 세계에서 제일가는 음악가라고 자만하게 되었고 마침내 아폴론에게 음악의 기술을 겨루어 보자고 신청을 했다. 
아폴론은 수금을 연주했고 마르슈아스는 피리를 불었다. 그러나 둘의 연주 실력은 우열을 가리기가 어려웠다.
그때 갑자기 아폴론이 악기를 거꾸로 연주하여 실력을 가리자고 말했다. 그러나 아폴론은 거꾸로 연주해도 여전히 아름다운 소리를 냈지만 마르슈아스의 피리에서는 소리가 나지 않았다. 결국 연주에 진 마르슈아스를 아폴론은 소나무에 묶고 피부를 벗겨 참혹하게 죽였다.

  연주에서 진 마르슈아스를 죽이는  아폴론

아테나에 도전하여 거미로 변한 아라크네나 아르테미스의 활솜씨에 도전장을 냈다 벌을 받은 아가멤논에 이어 마르슈아스는 신들의 영역에 도전하여 벌을 받은 또 한명의 인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