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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고약한 결점’을 읽고
작성자 장지은 작성일 2018-03-21
작성일 2018-03-21


  노란색의 표지 바탕색과 그 안의 하얀 동그라미 속의 아이가 눈길을 끈다. ‘고약한 결점(안느-가엘 발프 지음, 크실 그림, 이성엽 옮김, 파랑새 펴냄)’은 표지부터 이 책에서 상징화한 노란색실 속의 결점에 갇힌 아이를 잘 표현했다. 제목의 구성이 흥미로워서 의미를 곱씹어 본다면, ‘고약한은 비위가 거슬리게 나쁘다는 형용사를 뜻하고, ‘결점은 부족하거나 완전하지 못한 것을 의미하는 명사형 단어이다. 부족한 것을 의미하는 단어에 나쁜 의미가 더해져서 책의 주인공에게 결점이 미치는 영향을 대략 짐작하게 만든다.


   고민에 빠진 한 아이의 이야기를 통해 결점을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지 생각해 보게 하는 그림책이다. 결점은 주인공의 발목을 붙잡아 넘어뜨리기도 하고, 다른 사람 말을 듣지 못하도록 두 귀를 틀어막기도 한다. 또한 아이가 성장함과 동시에 함께 커지며 아이가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장애물이 되기도 한다. 그러다 아주 특별한 의사 선생님을 만난 아이는 결점이 아닌 자기 자신을 보게 되는 마법 같은 일을 경험한다는 내용이다. 이 만남으로 결점이 아닌 자기 자신을 보게 되는 심리 과정을 세밀하게 잘 묘사하고 있다.

 

  이 책은 그림에서 중요한 결점을 색상의 대비가 뚜렷한 노란색으로 표현한다. 아이가 자라면서 결점이 부각되어 느껴지도록 노란 실타래도 점점 커지게 그려진다. 또한 결점이란 실타래는 한 페이지에서 다른 페이지로 이어져 그려지고, 이것은 문제가 지속되는 상황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한다. 또한 주인공의 작은 동그라미를 넘어서서 노란 실타래가 주인공마저 뒤덮은 좌절상황도 효과적으로 묘사하여 주인공의 결점에 갇힌 심리상태를 드러냈다. 그러다 재질이 다른 종이가 페이지로 연속 배치되는 속에서 실타래는 점점 작아지기 시작하고, 문제가 해결되는 과정을 겪는다. 결국 주인공과 노란 실타래를 분리된 페이지로 흥미롭게 구성하는 등 주인공 내면의 극복과정을 그림을 통해 잘 표현하였다. 이 책의 그림은 이야기의 내용과 상호보완되는 역할을 하여 주제의식을 시각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이 책은 사춘기를 겪기 시작하는 학생에게 적합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 시기는 자아와 인간에 대해 다양한 관점으로 이해하고,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관심이 발달한다. 따라서 학생들이 자신의 작은 결점을 성장과정에서 이해하고 심리적인 불안을 극복하도록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또한 완벽하게 보이는 사람도 자기 자신만 알고 있는 비밀은 한 가자씩 있기 마련이다. 성장과정에서 각자의 결점은 자신이 부족하다는 결론을 확인하고 좌절하게 하는 고약한 장치가 아니다. 오히려 결점을 통해 자기가 가진 능력들을 실타래로 풀어내는 데 자기 성찰적이고 획기적인 장치로 활용될 수 있다.

 

  아이들은 이 책을 통해 한계와 실패, 성장과 극복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아이들이 겪는 수많은 과정속에서 닥치는 자신과의 싸움이 결국에는 의미 있는 결과물이라는 것을 주인공이 얻은 답처럼 알게 되길 바란다. 책을 읽은 후에 주인공과 같은 내면의 심리 변화과정을 표현하는 활동이나 자신의 경험과 비교하여 발표하는 과정이 도움이 된다. 주인공이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서 결점을 승화시킬 수 있었던 것처럼 엉키고 커진 노란 실타래를 풀 수 있는 지혜가 시행착오 끝에 생길 것이다. 결국 결점 극복의 시작은 자신에 대한 자신감에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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