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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호치키스에 찍힌 손 (2018년 11월 10일 토요일 일기)
작성자 박연아 작성일 2018-11-12
작성일 2018-11-12

동생은 잠깐 두고 있으면 자주 사고를 친다. 오늘도 엄마가 동생에게 씻자고 말씀하시곤 잠깐 자리를 비우셨는데

그만 동생 손이 호치키스에 찍혔다. 동생이 호치키스를 가지고 놀고 있다가 자기 손을 철컥! 찍은 것이다.

급기야 동생은 울음을 터트리고 엄마는 목욕탕에 막 들어가려다가 급히 뛰어 나오셔서 동생 손의 호치키스 심을 빼

주고는 손가락을 살펴 보셨다. 피가 나고 있었다.

동생 손에 동글동글하게 맺혀 있는 피를 보니 내 여덟살 때가 기억났다. 내가 코피가 나서 코를 솜으로 막았는데,

시간이 지나고 빼 보니까 솜이 컵케이크 모양으로 잘 다듬어져 있고, 멎어 가는 피가 퍼져 동그란 부분에 잼처럼

골고루 묻어 있고, 마지막으로 피콧물이 솜 중앙에 딱 동그란 체리처럼 올려져 있어서 친구와 컵케이크 같다며 웃었었다.

그러나 이 피하고 그 피는 달랐다. 동생은 자지러지게 울어댔다. 엄마는 얼른 상비약으로 준비해 둔 마데카솔을

동생 손에 발라 주셨다. 동생은 반창고를 가져와서 붙혔다.

내 동생은 개구쟁이에 키도 정상, 몸무게도 정상인 유치원에도 잘 다니는 평범한 장난꾸러기 아이지만, 잘 다친다.

동생이 안 다치면 좋겠다.


잠현초 3학년 박연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