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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작품

제목 열닷새를 거쳐서
작성자 김수민 작성일 2018-01-27
작성일 2018-01-27

우리는 초하룻날이 오자, 발 끝으로 서서 열닷새의 날을 지나쳐야 한다고 했다 정녕 거스를 수 있노라면 공중의 산책은 그만둬야 한다고 뻐끔거렸다.



갯나리가 팔락거려서, 더 이상 남아있는 수증기는 없을 거라고 하더니, 곧 잠겨 죽어도 좋다고 소리 질렀다 그렇지만 숨은 쉴 수 없었다.



나만 들을 수 있는 이야기, 그러니까 다시 넘실거리는 바다의 능선을 넘자면 *우리는 서로를 읊어보자 아마 곧 알아챌 수 있을 거야.



우중충히 죽어가는 날에게 겨우 열닷새를 지고 가면 다시 살아나리라고 말했다 들은 체 하지 않길래 빠져나올 수 있던 건 겨우 남은 발가락뿐.



자, 우리는 초하룻날이 지나가자, 남은 발가락으로 또 열닷새의 날을 건넌다고 했다.



* 하지만 자각하지 못하는 건 겨우 밤이라서, 서로를 읊는 건 사실 불가능 할 지도 모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