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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시

제목 소낙비
글쓴이 백수정

소낙비가 떨어지면
지렁이들도
달팽이들도
흙모래들도
꽃망울들도

기다렸다는 듯이 목을 빼는데

사람들은 왜
그를 피하려 애쓸까


온 세상의 자연은
비를 흠뻑 맞으며 숨을 트는데
그 자연에서부터 맺어진 우리들은 왜
그를 피하려 애쓸까


사람들이 탄성을 내뱉는
금수강산의 아름다움도
그로부터 빚어진 것임을
왜 알지 못하는 것일까


서울 야경 속 몇 천 개의
번쩍이는 것들 보다
비 내리는 날
하나 빠짐 없이 반짝이는
수억 개의 빗방울들이
더 아름답다는 것을
왜 알지 못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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