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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소설

제목 그들의 사랑
글쓴이 김수현
"아, 징그러!"

"그게 말이 돼? 어떻게 동성끼리 그래!"

미술학원, 난데 없는 수다시간이 이어졌다. 옆자리에 앉아있는, 수다를 떠는 두 아이. 그들의 주제는 '동성연애', '동성결혼'. 개인적으로 동성연애, 동성애자, 양성애자 같은 성적 취향에 그닥 반박감이 없는 지라, 아니 오히려 그런 이 들을 존중하는 나는, 도저히 그 얘기에 동의할 수 없었고, 도저히 그 얘기를 용서할 수 없었다. 그렇다한들, 나는 그저 얼마 전 새로 들어 온 신입생. 저들은 1년이 넘도록 학원을 다닌 학생. 비록 동갑내기라 한들, 그들의 일방적인 동성,양성애자에 대한 헐뜯음을 말리기에 나는 선뜻 나설 수 없었다. 우리 친부모님도 동성애자를 굉장히 반대하는데, 가족조차 동성애자를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 나의 그런 점을 이해하지 못 하는데. 내가 그들에게 그만하라고, 그 정도는 이해해줘야지라며 나서려한다해도, 그들도 나를 이상하게 볼 거라 생각해 도저히 나설 수 없었다.

"그것도 다 취향이야. 취향존중은 해줘야지."

그들의 이야기는 선생님의 다그침으로 끝냈다. 선생님의 표정도 그들에 동의하는 바 보였지만, 그렇다고 선생이라는 직위를 달고 학생들과 동성연애를 같이 욕할 수 있겠는가. 어쩔 수 없이 그들을 마치기 위해 한 말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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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엄마는 동성결혼에 어떻게 생각해?"

"반대한다니까. 왜 또 묻고그래?"

미술학원을 끝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엄마에게 물었더니, 역시나. 왜 또 묻냐는 말에 그치지 않고 엄마는 추가로
'동성결혼을 해봐, 그럼 아이를 입양한다 한들, 그 아이는 무슨 죄니? 엄마,아빠가 모두 여자고, 혹은 모두 남자이면. 그것 때문에 아이가 적응도 못하면 어쩌려고?'
라는 말을 덧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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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말을 묻고, 대답을 듣고나니 머릿 속이 더 복잡해졌다.
꼭 아이를 입양해야 할까, 그냥 그 둘이 좋다는데, 그 둘이 좋아서 결혼을 한다는데 도대체 왜 나라에서 반대를 하고, 많은 사람들이 아니꼽게 쳐다보고, 손가락 질을 하는 걸까.
내 나이 이제 겨우 16, 아직 철들지 않아 나는 그들을 이해하는 걸까, 아니 어쩌면 내가 그들과 비슷해서, 동성애자 혹은 양성애자라서 그들을 이해하는 건 아닐까. 궁금증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 가더니, 이내 나를 의심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나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들을 아니꼽게 보는 이유. 주변인들의 여러가지 근거와, 설득에도 나는 납득이 가지 않았다.
안젤리나 졸리, 브래드 피트. 유명한 할리우드 배우, 그들은 동성애 결혼이 합법적으로 정착하기 전 까지는 미국에서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있는데, 스스로가 동성애자라고 밝힌 방송인도 있는데, 도대체 왜 아직까지도 사람들에게 욕까지 먹어가며, 사랑을 해야하는 동성애자들을 이해해 주지 못하는지,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았다, 아니 할 수 없었다.

사랑은 누구에게나, 누구나 하고 느낄 수 있는 감정이다. 그 누구에게 부끄러워 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단지 동성을 좋아한다는,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많은 동성애자들은 그들의 자유로운 사랑 보다는 많은 사람들의 눈치를 봐가며 사랑을 해 가고 있다.


본인의 감정에 솔직해 지지 못 하고, 감정에 솔직해진다 한들 그들은 대부분의 사람들로 부터 축복이 아닌 손가락질을 받게된다.

모든 사람이 그들을 이해 할 수 없어도 된다. 단지 그들을 손가락질 하고, 헐뜯을 필요가 있을까.
그 사람과, 그 사람의 사랑을 무시하는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