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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영화감상문

제목 영원한 나의 피터팬 제제
글쓴이 서수경
제제에게
제제 안녕, 잘 있었어?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나는 듯한 기분이 드는구나. 왜냐고?
난 지금 5학년이지만 4학년 때 너를 만난 적이 있거든. 그러니까 작년이구나. 작년 이맘 때 학교에서 권하는 추천도서 읽기에서 너를 만났는데 이번에는 선생님과 수업 시간에 토의토론 때문에 너를 만나게 되었어.
일 년 만에 만나는 너라서 무척 밥갑고 친한 느낌이 드는 건 당연한 일이겠지만 이번에는 뭐라고 해야 할까... 음, 너를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 너는 피터팬처럼 늙지도 죽지도 않는 책 속의 여전한 5살짜리 꼬마지만 말이야.
작년에는 뽀루뚜가 아저씨와 밍기뉴의 우정 나누기에 대한 관점에서 너를 만나서 내게는 그저 외국에 사는 장난꾸러기 꼬마로만 생각되었는데 올해는 책을 읽고 토의하는 시간에 너를 만나서인지 새롭게 느낌 점이 많아. 그리고 포르투갈어로 써 진 이 책이 우리 엄마와 나이가 같다는 것도 알게 되었어. 그러고 보면 너도 이제는 중년의 아저씨가 되었겠구나.
5살 어린이 눈에 보여진 인생이라는 주제로 너에 대한 토의를 했었는데 책 속의 모든 주인공이 저자의 사상을 그대로 옮겨담고 있다는 선생님 말씀에 너를 다시 한번 찬찬히 살펴보게 되었어.
정말 아니나 다를까, 너는 내가 작년에 이해하지 못했던 인생의 많은 슬픔을 끌어모아 안고 한 발 한 발 성장해가고 있더구나. 꼬마에서 소년으로 내면 성장하는 과정이 내 눈에도 그대로 보였단다.
인생의 아름다움은 꽃과 같은 화려한 것이 아니라 냇가에 둥둥 떠다니는 낙엽과 같은 평화다 라는 문장은 내 마음을 정말 감동으로 물들게 했어.
제제, 인생은 늘 즐겁고 행복한 날들로만 이어지는 것은 아닐 거야. 그지. 네가 뽀루뚜가 아저씨를 열차사고로 잃는 충격 속에서도 의젓한 내면의 성장을 한 것 처럼 나도 이번에는 너를 만나고 내면의 키가 한 뼘쯤 더 커진 것 같아. 아는 민큼 상대방을 더 잘 이해하고 알아가는 거겠지. 그런 면에서 내년에도 다시 한번 너를 만나고 싶구나.힘 내고 잘 지내렴. 꼭 다시 만나러 올게
2016년 6월
시은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