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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글

제목 리자에게
글쓴이 김률희
안녕! 널 알게 되면서 그동안 이전에는 전혀 생각해본 적 없던 걸 생각해보면서 알게 됐어.
내가 너에 대한 비밀을 알게 된 게 두렵겠지. 너 자신에 대해서도 많이 두려워했을 거고 죄의식도 느꼈을 거야.
솔직히 말해서 널 위로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건 위로해야 할 일도 아니고 죄의식을 느낄 필요도 없는 거였어.
리자야, 난 너가 여자를 사랑하는 것에 대한 마음이 어떤지 몰라 뭐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애니를 사랑하는 너의 마음이 레즈로 치장되지는 않길 바라고 있어. 동성애는 사람들이 올바르지 못하고 나쁜 거라고 말하지만 난 나쁜 건 없다고 생각해. 누군가를 좋아하는 거에는 올바른 거는 없어. 적어도 난 너와 애니의 서로의 깊은 사랑을 응원하고 네 편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줘. 네가 애니를 좋아하지 않고 평범하게 남자와 여자가 사랑을 했다면 애니랑 친한 친구가 되지 못 했을 거야.
너와 애니가 서로 사랑한다는 사실을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결코 부도덕적이거나 욕망만으로 채워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애니를 계속 사랑하고 싶다면 동성애란 이유로 사람들이 비판적인 반응이더라도 자책해서는 안된다는 거야. 너가 동성애라서 비난을 받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나쁘게 받아들이기 때문이니까. 있는 그대로 진실된다면 사회의 편견을 버리고 자유로워질 거야. 극복해줘서 고맙고 좋은 사랑하길 바랄게.



2015년 10월 31일 토요일
률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