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기마당 > 글쓰기마당 > 일기/생활문/수필

일기/생활문/수필

제목 마음이 따스해지는 단어, 엄마
글쓴이 서수경
우리 엄마를 소개합니다.
'엄마' 라고 써놓고 보니 잔소리 대왕이 먼저 떠오릅니다. 높은 소프라노톤으로 "가연아~~ 이게 뭐야~~~"하고 소리를 지를 때는 귀를 막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동생들 때문이거든요. 동생들~이라고 했는데요. 제게는 동생이 둘이나 있습니다. 가윤이, 가을이.
가을이는 아기라 똥 싸고 오줌 누는 일밖에 없지만 가윤이는 그렇지 않습니다. 유치원에 다니는 가윤이는 제방에 들어와서 제 물건을 함부로 만지고 숙제장에 낙서를 해놓고 심지어는 찢어놓을 때도 있습니다. 엄마가 목소리 높여 "가연아~~~"라고 부를 때는 대부분 가윤이가 저지른 일들 때문입니다. 언니가 되어서 언니 노릇을 못했다는 거죠. 그래서 저는 가윤이 때문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그래서 저도 엄마에게 짜증을 내기 일쑵니다. 소리를 빽 지르고 방문을 닫아 걸기도 하죠.
그런데 그럴 때 우리 엄마는 편지를 써 주십니다. 엄마의 편지는 저를 기분좋게 하고 저를 뉘우치게 하는 마력이 있습니다. 잔소리보다 백 배는 더 좋습니다. 그러고 보면 엄마는 저를 진짜 사랑하시나 봅니다. 같이 데이트를 한 적도 있습니다.
아빠가 출근하시고 가윤이는 유치원에 가고 또 제가 학교에 갈 때는 엄마 눈이 참 슬퍼보입니다. 혼자 남겨지는 엄마는 무얼 하실까요.
그러고 보면 저는 엄마에 대해 모르는 게 참 많습니다. 엄마가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어떤 노래를 좋아하는지, 어떤 색깔을 좋아하는지...
새 학년이 되는 3월에는 좀 더 의젓한 제가 되어서 엄마의 친구가 되어주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바로 살림 밑천이라는 맏딸이거든요.
엄마, 기대해주세요. 제 진심을 담은, 지금까지 한번도 하지 않은 답장을 컴퓨터에 하는 제 마음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