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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생활문/수필

제목 죽은 공부의 뿌리
글쓴이 노윤
공부는 우리가 자기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 중 하나이다. 이 정의가 다소 어색할 수 있는 것은 많은 학생들이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이라는 의미에 너무 치우쳐진 상태로 공부하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도덕 시간에 배우듯이 공부는 지식의 습득을 포함한 자기 관리를 의미한다.
그런데도 많은 학생들이 공부의 이러한 의미들을 상실한 채 공부하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의 교육문화가 생명력을 상실시킨 공부 즉 '죽은 공부'를 학생들에게 주입시키기 때문이다.
학교를 다니는 학생이나 그와 연관된 사람이라면 한반에 90%이상의 학생들이 학원이나 과외를 한다는 사실을 알 것이다. 그 중에서도 다수가 수학,영어 중심의 학원을 다닌다는 것도 말이다.
우리나라 '수학 능력 시험'에서 수학의 난이도가 올라가고 교육과정이 점차 내려오고 있는 만큼 수학 공부는 점점 어려워 졌고 학생들과 학부모가 가장 신경 쓰는 과목이 되었다.
또한 수학이 대체로 여러 과목에서 가장 높은 난이도를 가지고 있어 학교에서도 수학교육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렇게 힘든 상황에서 학생들은 수학에서 손을 놓거나 잘 공부하지 않는 경향이 나타나며 학부모들은 이를 막기 위해 자식들을 과외나 학원에 보낸다.
그러나 이미 흥미를 잃은 아이들은 학원에 와서도 제대로 공부하지 않는다. 물론 희귀하게 자신에게 맞는 선생님이나 공부방법을 찾아 공부에 흥미를 붙이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 상황은 기껏해야 구우일모이다.
영어도 마찬가지다. 세계적 흐름에 우리나라는 영어교육을 강조한다. 그렇기에 결국 영어를 모르면 좋은 직업을 꿈도 꾸기 힘든 나라가 우리나라가 되어버렸다.
초등학생 때 벌써부터 토익,토플 시험을 준비하는 것 뿐만 아니라 많은 돈을 들여 외국유학을 가는 학생들이 많아졌다. 결국 집안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은 자연히 영어 경쟁에서 그들에게 밀리는 형국이 되었다.
공부란 결코 몇과목에 대한 실력과 능력으로 대체될 수는 없는 것이다. 각자 사람마다 흥미가 다르고 취미가 다른데 시종일관 주입식으로 '수학,영어'같은 과목만을 강요하게 된다면 기존에 학생들이 가지고 있던 본래 적성과 흥미까지 상실될 수 있다.
예나 지금이나 공부를 하며 직업을 얻는 것은 같지만 공부에 대한 자세는 확연히 다르다. 우리의 조상들은 생활을 하면서 궁금증이 생겨 공부의 필요성을 스스로 느끼게 되었다.
그러나 우리학생들을 보라 순서가 역순이다. 아이가 태어나면 이를 때부터 공부를 시킨다. 그렇게 처음부터 공부만을 하게 되면 그 아이는 지식을 얻지만 그에 대한 활용력은 크게 떨어진다. 그러면서 계속 지식을 습득하는 것만이 반복되게 되면 공부에 대한 흥미를 잃어간다. 백문이불여일견이라 했듯이 늘 말로만 듣고 느껴보질 못하는데 흥미가 생길 수 있을까? 이러한 방식은 아이들의 개성과 진보를 막는 막힌 길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자본주의를 경제체제로 하고 있는 다른 어느나라에서도 우리나라와 같은 교육제도는 찾아볼 수 없다. 그들이 그렇다고 우리나라가 그렇게 되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얼마나 재미없는 공부를 하고 있는지를 주위를 둘러보면 바로 알 수 있다는 말이다.
결코 사교육이나 공교육이냐 하는 문제를 떠나 학생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문제이다. 선생님이 아닌 학생들이 주도해나가는 공부
그것이 실현되면 우리나라는 더 이상 '죽은 공부'가 아닌 '살아있는 공부'의 뿌리가 되어 학생들의 공부를 튼튼히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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