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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생활문/수필

제목 잘못된 행동을 지켜보는 오늘-일기
글쓴이 노윤
추석 연휴가 거의 끝나갈 무렵 나는 학교등교일 하루전날인 오늘 친구들과 도서관으로 갔다. 올해 유난히 빠르게 치르는 2학기 중간고사를 대비하기 위해.
치열한 자리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여느때와 다르지 않게 아침일찍 열람실로 향했고 다행이 빈 자리를 찾아 착석할 수 있었다. 그러나 기쁜 마음으로 공부를 시작할 수 있었던 것도 잠시 마음 한 구석 불편한 생각이 들기 시작한 것은 주변 사람들의 옳지 못한 행동이었다.
그것은 이른바 '자리잡기'였다. 말 그대로 친구나 지인들의 자리를 맡아 주기 위해서 가방과 같은 자기 물건을 옆 빈 책상 위에 올려놓는 것이었다. 이것 뿐만이 아니라 공부를 하지 않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가방만 올려놓고 바로 나가버려 자리가 없어 공부를 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만드는 상황을 초래한 행동들이 바로 그것이었다.
첫번째의 경우에는 아무리 공부를 하기 위해 올 친구를 위해 자리를 잡아주는 것일지라도 열람석의 자리는 공식적으로 규정되어있지 않아도 당연 선착순이다. 먼저 자리를 잡아 공부하는 사람이 공부가 끝날 때까지 그 자리를 계속해서 차지할 수 있엇다.
그런데 친구를 위해 자리를 잡아주게 되면 본래 그러지 않았을 때에 그 자리에 먼저 와서 공부를 할 수 있었던 사람도 공부를 하지 못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도서관 열람실 이용의 기본규정에 어긋나는 행동이 된다. 미처 상황이 여의치 않아 열람실에 늦게 되어 친구에게 자리를 잡아 달라고 하는 그 친구의 간절함도 친구의 그 간절함을 들어주고 싶은 친구의 마음도 물론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렇지만 도서관은 그들만의 이용공간이 아닌 그 지역 사람들 모두가 함께 이용하는 이른바 공공시설이다. 따라서 개인의 사정을 우선시 하게 되면 다른 이용자들에게 피해를 주게 된다.
두번째의 경우에는 사실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경우였다.
공부를 하지않을 것인데도 공연히 자리를 잡아 다른 사람들의 공부를 방해하는 것은 이 무슨 악행이란 말인가. 자신으로서는 그냥 가볍게 던진 가방이지만 그 가방 하나가 수험생의 소중한 1시간을 사라지게 했을 수도 있고, 할아버지의 마지막 공부 기회를 날려버렸을 수도 있으며 한 사람이 가치있는 책의 한구절을 읽는 것을 방해했을 수도 있다. 도서관 열람실이 무슨 짐 보관소라도 된다는 듯이 하는 그들의 행동은 한사람 한사람의 소중한 시간의 탑을 무너뜨리는 파렴치한 행동이다. 그들은 아마 애초에 부모님들 앞에서는 공부를 하러 도서관에 가는 마냥 채비를 하고 집을 떠났을 것이다. 결국 집을 나와 도서관에 가방을 던져놓고는 친구들과 밖에 놀러나가는 것이다. 자신들이 놀기 위해 무거운 가방은 방해가 되니 다른 사람은 공부하지 말라는 것이 되는 것 아닌가. 물론 내가 생각하는 것 외의 상황이 충분히 있을 수 있지만 그 행동이 공부 외의 다른 행동을 하러 가는 것이 아니면 무엇일까?
그들의 이러한 행동은 차라리 공부하지 않고 집에만 있는 것보다 더 못한 행동이다.
공부를 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1분 1초가 아깝다. 그 목적이 어디에 있건 그들에겐 공부가 자신의 낙일 수도 있고 인생의 기회가 될 수 도 있고 소원일 수도 있다. 우리는 그들의 상황에 처하지 않았기에 그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지금 내가 그러한 행동들을 하는 사람들을 지켜보면 안쓰럽기도 하지만 공부를 하기 위해 결심을 하고 집을 나서서 시간을 내서 희망을 가지고 도서관 열람실에 온 그 간절한 사람들이 그 소중한 바램을 이루지 못하는 것이 더욱 지켜보기가 힘들다.
지금까지 가 지나치게 그들의 상황을 과대시하는 것일 수도 있으나 이것만은 명백하다.
우리가 친구들을 위해 자리를 잡아주고 친구들과 놀기 위해 가방을 던져놓고 나오는 행동에서 나오는 그 우정이라는 것이 다른 많은 사람들의 공부욕을 흐트려놓는다면 이것은 우정의 정의에 모순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의 우정은 다른 사람들의 정을 빼앗으므로서 얻은 우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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