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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생활문/수필

제목 엄마와 친해지는 기회
글쓴이 이옥란

지난해 여름 멀게만 생각했던 엄마와 가까워진 기회가 있었다.

막내 동생이 유치원을 가고곧 개학인데, 도서관에 가서 실컷 책이나 보고 오자!”하고 엄마가 이야기 하셨다. 그래서, 사춘기 언니는 귀찮다고 가지 않아 엄마, 나 이렇게 단둘이 버스를 타고 도서관에 갔다. 아침 일찍 갔더니 사람은 별로 없었다. 엄마는 잡지 읽는것을 좋아해서 그날도 역시 망설임없이 잡지책들이 가득한 열람실로 갔다. 자리를 잡고는 언니는 책을 보러 다른 열람실로 갔지만, 나는 엄마옆에 딱 붙어서는 엄마가 보는 잡지들을 열심히 봤다. 그랬더니, 엄마는 우리 유정이도 엄마가 좋아하는 책들을 좋아하나보네?”

나는 사실 만화책이 더 좋았지만, “하고 대답을 했다.

엄마가 좋아하는 열람실은 청소도 하고, 정리도 하는 일을 하는 장애인 오빠가 한 명 있었다. 그 날 집배원 아저씨께서 우편물을 가득 들고서 열람실로 가는 것을 봤다.

그 오빠는 우편물을 정리하는데, 그 전 책들을 모두 치우고 새 책으로 바꾸는 것이었다. 책들이 진열되자, 엄마는 역시나 책을 가져다가 읽는 것이었다. 엄마는따끈따끈한 책을 읽으면 기분이 좋아진다.”하셨는데그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나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이 다음 내가 어른이 되면 엄마 마음을 이해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이 든다.

드디어 내가 사는 아파트 작은 도서관에도 잡지책만 꽂아둔 책꽂이가 생겼다. 엄마도 그것을 보고 정말 좋아하셨다. 이제 아무 때나 보고 싶으면 편하게 가서 볼 수 있으니 행복하다고...

엄마는 잡지책을 읽으면 추억도 생각나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행복하고 즐겁다는 말씀 하셨다. 나는 사실 엄마처럼 잡지를 읽으면서 그 재미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옛추억을 생각하면서 잡지를 읽는 모습이 행복해 보이는 엄마. 그 미소가 항상 떠나지 않았으면 정말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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