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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생활문/수필

제목 소나기
글쓴이 최효서
요즘 날씨가 너무 덥다. 기온이 35도 이상을 웃도는 정말 말 그대로 '살인 날씨'인 것같다.
오늘 아침, 방과후 수업을 가기 위해 집을 나섰다. 그런데 날씨가 시원한 게 기분이 좋았다. '아, 입추에 들어섰다더니 벌써 날씨가 시원해지는건가.' 하면서 걸어가는데 중간쯤 가자 빗방울이 뚝뚝 떨어졌다. 별로 굵은 빗방울도 아닐 뿐더러 조금씩 왔기 때문에 금방 그칠 비라 생각하고 학교에 갔다. 수업을 들으며 계속 딴 생각에 빠졌다.
'아, 비나 시원하게 왔으면.' 가을을 좋아하는 나는 여름 소나기라면 치가 떨리게 싫어한다.
그런데 등굣길에 봤던 얇은 빗방울이 추적추적 내리는 소나기를 연상케 했다.
결국 수업은 커녕 선생님한테 인사도 아무생각 없이 하고 나와서는 걸어가기 시작했다.
구름이 끼어있던 하늘은 어느새 맑게 개여있었고, 빗방울은 내 이마에서 흐르기 시작했다. 그러니 비나 시원하게 내리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집에 들어가 땀을 씻어내고 소파에 털썩 누웠다. 누워있으니 낮잠 안잔지도 오래되었는데 눈이 자꾸 감겼다.
일어나보니 엄마께서 저녁을 하고 있으셨다. 김밥을 하고 계시다가 내가 일어난 걸 보시고는 심부름을 시키셨다. 옷을 갈아입고 슈퍼에 가는데 빗방울이 다시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다. 아침보다는 약간 굵었지만 그래도 슈퍼에 가서 심부름을 하고 돌아왔다. 아파트를 들어오는데 뚝뚝 거리던 빗방울이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비가 오기 시작했다.
"소나기나 왔으면."하고 툭 떨어지는 빗방울처럼 내뱉고는 집에 들어갔다.
결국 비는 왔지만 내가 원했던 장맛비 같은 소나기는 오지않았다. 여름이 끝나기 전에 소나기가 한 번 더 왔으면 하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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