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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교사 독서치료

제목 (2) 독서표현활동의 독서치료 적용


슈로드(C.Shrodes)는 1950년에 인성이론과 정신분석에 기초한 심미적 경험 역학이론을 제시하였으며, 그 연구는 독서치료의 심리적 기반으로 남아 있다. 슈로드의 이론은 게슈탈트 심리학, 몰행동 이론(molar behavior theory), 장 이론(field theory), 프로이드의 정신분석에 나오는 인성의 일반적인 접근에 근거를 두는 것이다. 인성의 역학과 심미적 경험의 역학 간의 관계를 설명하는 모든 인성이론에는 공통되는 기본 개념들이 있다고 슈로드는 말한다.

"인성의 역학에 의한다는 것은 유전적인 것이든, 갑자기 나타난 것이든 내부의 힘, 욕망, 충동, 본능, 외부의 자극 없이 움직임이 일어난다는 것을 설명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문학작품의 영향아래 독자들이 심미적 경험의 역학이 일어난다는 이 구절은 독자들이 적응과 성장의 어떤 과정에 있게 됨을 의미한다.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문학작품을 읽는 과정은 정적인 것이 아니라 동적인 것이다. 독서는 주의, 개념화뿐만 아니라 인지, 통각, 인식과 관련 있는 만큼 동적 관점의 독서과정은 독자의 요구와 감정과는 분리될 수 없는 것이다. 사람들은 인성의 역학뿐만 아니라 독자의 인성과 심리적 분야의 문학작품 사이의 상호작용과 반작용 역시 고려하여야 한다."

이러한 상호작용이 슈로드의 독서치료의 정의를 이루고 있다. 문헌이 독자에 의해 경험되고 통합되는 과정은 심리치료의 주요 단계와 일치한다. 이러한 단계는 동일화, 투사, 소산과 카타르시스, 통찰이다. 다음은 슈로드가 제시한 독서에 반영되는역학 과정의 흐름이다.

1. 동일화
1) 작중 인물에 대한 감정의 표현
2) 작중 인물의 견해와 일치 또는 불일치의 표현
3) 작중 인물의 운명에 대한 뚜렷한 관심
4) 작중 인물이 된 것 같은 기쁨

2. 투사
1) 통각적인 투사-인물간의 관계 이해, 작중인물의 동기 이해
2) 인지적 투사-저자의 의도를 추론, 생활에 관한 이론 관점에서 결과를 설명, 이야기 상의 윤리성 과다 부과, 옹호하거나 잘못 추론된 가치

3. 소산과 카타르시스
1) 죄의식, 염려, 긴장 등의 감정을 표현
2) 과거 기억의 소생
3) 주인공이나 저자에 대한 공격의 표현
4) 전이(轉移)의 표시(예를 들어, 예전에 전체적인 감정적 경험에서처럼 상징적인 경험에 반응)

4. 통찰
1) 자아인식의 증거(소속감, 자아이해)
2) 타인 인식에 대한 증거(인내, 이해, 포용)
3) 동기 분석의 정확성과 타당성
4) 인식적인 지각의 정확성(현실 검증 대 고정 관념)
5) 새로운 개념의 편입(가치, 목적)
6) 통합(무의식이 의식화)

형지영(2001)은 그동안 우리나라의 독서지도에 관한 연구는 외국 이론의 소개에 치우치거나 각각의 방법이 갖는 교육적 의의에 대한 연구보다는 몇 가지 개별적인 지도 방법의 나열에 그쳐 체계적인 독서지도 전략으로는 미흡하고 우리의 교육 현실에 적용이 쉽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개별적으로 나열되었던 다양한 독서활동 프로그램을 종합하고 구조화 하여 제시하였다. 그 모형은 크게 동기 유발 단계, 인지 단계, 반응 단계 등 세 단계로 나누어진다.

1) 동기 유발 단계
학생들의 독서 체험을 유도하기 위해 분위기를 조성하는 단계다. 독서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 독서와 친화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통해 자연스럽게 독서 활동에 참여하도록 한다. 동기 유발 단계는 독서 환경과 분위기 조성을 위한 것으로, 독서 능력과 창의성 신장등과는 직접적 관련은 없지만 모든 독서 활동의 기반이 된다는 점에서 빠뜨릴 수 없는 중요한 단계다.

2) 인지 단계
글을 이해하는 기본 과정으로서 글과 독자의 상호 작용 속에서 이루어진다. 독자는 글의 이해를 위해 독서 과정에서 끊임없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계속해서 글에 반응해 가며 읽어야 한다. 독자의 인지와 반응에 정확한 위계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인지적 측면에서의 내용 이해가 바르게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정의적 측면에서의 정서적 반응이나 사고의 확산도 제대로 일어날 수 없다. 자신의 배경 경험이나 선행 지식 등과 같은 스키마를 활용해 글을 이해하고 추리하는 지적 정보 처리 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가치화, 내면화 등의 정서적 반응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인지 단계는 독서 과정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할 필수 단계라 할 수 있다. 인지 단계는 다시 종합적 인지 단계와 인지의 확산 단계로 나된다.

(1) 종합적 인지 단계
종합적 인지 단계는 글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활용될 수 있는 여러 독서 전략이 제시된 것이다. 글 이해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내용 이해를 위한 독서 전략과 인물 이해를 위한 독서 전략으로 나뉜다. 독서 과정에서 이러한 다양한 인지 전략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반응 형성으로 이어지도록 한다.

(2) 인지의 확산 단계
인지의 확산 단계는 앞에서 종합적으로 인지한 내용을 바탕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의미를 구성해 가는 단계다. 글의 내용을 바탕으로 하되 덧붙여 쓰거나 바꿔서 다시 고쳐 쓰는 활동을 통해 수동적인 글의 이해에서 더 나아가 작가의 위치에서 의미를 역동적으로 재창조해 가는 과정이다. 이러한 독자의 창조적 참여를 통해 인지 내용을 더욱 확산시킬 수 있다.

3) 반응단계
독서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내용의 감수, 내면화, 전이 등 다양한 독자의 반응을 구체화 시키는 단계로, 독자의 창조적 참여가 중시되며 보다 적극적으로 사고의 전이, 확대가 이루어진다. 독자의 창의성이 가장 능동적으로 발휘될 수 있는 부분으로 종합적 반응 단계와 반응의 확산 단계로 나눌 수 있다.

(1) 종합적 반응 단계
종합적 반응 단계는 독자의 다양한 독서 반응 체험을 표현하는 단계로 보다 적극적으로 다른 상황에 적용하고 전이시켜 구체화하는 단계로 형식의 변환과 비판적 반응이 포함된다.

가. 형식의 변환 : 앞의 인지의 확산 단계는 글이라는 형식 안에서의 창조적 표현이었다면, 이 단계는 글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다양한 형태로 바꾸고 다른 예술 매체와 통합하는 방식을 통해 형식을 변환함으로써 독자의 창조적 참여를 극대화시킨다.
나. 비판적 반응 : 독자의 비판적 반응까지 구체화할 수 있는 장을 열어두어 독자의 종합적 반응이 확대, 심화될 수 있도록 한다.

(2) 반응의 확산 단계
반응의 확산 단계는 일련의 독서 활동을 바탕으로 독서 체험과 독서 반응을 심화시켜 창작의 단계로까지 나아가며, 이러한 독서 반응을 다른 사람에게도 확산시킬 수 있도록 하는 단계이다.(형지영, 2001)

하인즈와 하인즈베리(Hynes & Hynes-Berry, 1994)는 독서치료의 과정을 인식, 고찰, 병치, 자기적용의 4단계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먼저 인식의 과정에서는 자료의 일부를 이해하는 것보다 등장인물이나 어떤 경험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며 의식하지 못했던 느낌을 일깨워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 과정에 동일시, 카타르시스(정화)가 포함된다. 인식의 다음 단계인 고찰은 관련된 문학작품을 자세히 살펴보는 활동으로 책에서 흥미 있는 요소, 독자의 가치관과 인물의 가치관이 얼마나 유사한지 혹은 다른지를 조사해 보는 과정이다. 병치는 고찰 후 생겨난 추가적인 인상을 자신의 경험과 처지와 비교하는 과정으로 처음의 반응에 수정과 변화를 가져오게 한다. 여기까지 진행되는 과정은 인식하고 고찰하여 병치를 이끌어내는 평가의 과정으로 볼 수 있다. 독서치료는 마지막 단계인 통합 즉, 자기적용을 통해 완성된다고 할 수 있다. 자기적용은 작품을 통해 인식되고, 고찰되고, 병치되었던 느낌과 개념이 자기적용의 경험으로 진전되는 과정이다.(Gumaer,1990)

이와 같은 견해들은 독서치료과정의 발문이나 표현활동의 구성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표현 활동의 방법 즉, 개별적으로 나열되거나, 읽기 전, 읽는 중, 읽은 후의 활동으로 나뉘어져 있는 독서표현 활동을 독서과정의 심리, 인지적 역학과정에 따라 나누어 적용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히 내담자의 긍정적인 심리적 변화에 중점을 두고 있는 독서치료에서는 이러한 분류가 내담자의 반응을 관찰하고 변화를 인도하는 데 유용할 수 있다. 아래의 자료는 위의 견해들을 종합하여 동기유발과 관련된 활동, 글 내용의 인식과 관련된 활동, 동일시와 관련된 활동, 카타르시스와 관련된 활동, 고찰과 병치에 관련된 활동, 통찰 및 자기적용과 관련된 활동으로 구성해 본 것이다.

독서과정의 각각의 사고 과정은 동시적이고 상호 관련적임을 고려할 때 독서 표현활동 역시 상황에 따라 통합적 또는 단계적으로 적용해야 하며, 하나의 활동이 두개 이상의 사고 과정에서 동시에 적용될 수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 예를 들면 ‘인물에게 편지 쓰기’는 인물을 이해하는 활동에도 적용되지만 인물과의 대화를 통해 자기인식과 통찰을 얻게 될 수 있다면 반응의 확산과정에서도 활용이 가능한 활동이다. ‘토론하기’ 역시 비판적 반응에 적용되어 있지만 독서치료의 방법에 따라 전 과정에서 활용되는 활동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지나치게 단계화하고 고정화해서는 안되며, 내담자의 상황과 치료현장의 여건에 맞추어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종정리일 2003, 10, 21 이기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