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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교사 독서치료

제목 8. 어린이 자료선정의 유의점


우리는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고 약을 먹거나 주사를 맞는다. 그러나 마음이 아플 때는 혼자서 눈물을 짓거나 한숨만 쉬게 된다. 마음을 치료해 주는 의사는 없을까? 1980년대부터 정신치료의 방법으로 예술 치료가 중요시되기 시작했다. 의사의 처방이 없더라도 우리는 마음이 우울할 때 음악을 듣고는 기분이 좋아진 것을 경험했다. 또 마음이 답답할 때에 야외로 드라이브를 가서 기분이 상쾌해지는 것을 경험한 적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기분이 좋아질 때 느끼는 상쾌함을 '카타르시스'라고 한다.

카타르시스는 나쁜 감정을 없애주는 정화능력이며, 예술이 가지고 있는 중요한 능력 중에 하나이다. 그러나 이렇게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보거나 드라이브로 간단하게 없어지지 않는 깊은 마음의 병이 있다. 예를 들면 계모가 미운 것, 가난한 부모님이 원망스러운 것, 얼굴이 못생겨서 고민되는 것은 음악을 듣거나 드라이브를 하는 것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이럴 때 독서치료가 효과적이다. 독서는 드라이브나, 음악, 미술, 스포츠 보다 인간의 정신 세계에 좀더 깊숙이 작용한다. 음악은 구체적이기보다는 찰나적이며 추상적으로 작용한다. 미술은 공간적이며 표피적이다. 그러나 문학은 스토리가 있고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며 구체적이다. 특히 작품 속에서 만나는 인물들을 통하여 자신을 돌아보기도 미래와 앞길을 발견하기도 한다.


그러나 만약 어떤 책이 어린이의 영혼에 상처를 주어 병들게 한다면 그 책은 존재할 가치가 없는 책이다. 어린이 책이 어린이의 영혼에 상처를 낸다면 그 책은 그 어린이에게 총과 칼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책이 누구에게나 좋은 것은 아니다. <콩쥐팥쥐>, <백설공주>와 같은 계모스토리는 작품으로서는 훌륭하지만, 치료독서적 측면에서 보면 병을 주는 작품이 될 수도 있다. 병균만이 인간에게 병을 주어 죽게 하는 것은 아니다. 책도 사람을 병들게 하고 죽게 할 수도 있다. 특히 어른보다 어린이, 계모 슬하에서 사는 어린이들에게 깊은 상처를 남긴다. 현대 사회에서 계모 스토리는 많은 어린이를 불행 속에 빠트리게 한다.

이혼율이 높아지면서 우리나라에도 계모와 사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 그런 아이들에게 <백설공주>, <콩쥐팥쥐>는 원만한 가족관계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게된다. 계모가 주는 음식을 의심하게 되고, 잘 해주면 잘 해줄수록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게 된다. 모든 약이 모든 사람의 병을 치료해 주는 것이 아니듯이, 모든 책이 모든 어린이에게 유익한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책을 선택할 때에는, 그 책을 읽을 독자의 상태를 참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