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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교사 독서치료

제목 5. 문학의 기능
독서치료와 관련된 문학의 또 다른 기능은 독자대신 느낌을 표현함으로써 독자의 억압되고 모호한 느낌을 발견하게 하는 것이다. 슬픔, 분노, 즐거움, 공포, 경멸, 질투 등과 같은 느낌은 인간의 반응 중에서 언어로 표현하기가 가장 까다로운 것이다. 그런 이유로 인간은 종종 감정을 어두운 구석으로 쫓아 놓고 감정을 안전하게 통제했다고 자기 자신을 기만한다. 그러나 그러한 느낌은 지속적으로 우리의 뒤를 따라다니며 영향력을 행사한다. 특히 인정하지 않으려고 할 때 감정은 더욱 강력한 반동의 힘을 갖고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소설의 스토리는 우리가 알아볼 수 있는 느낌을 표현한다. 우리는 언어와 일치되어 그 느낌을 경험한다. 스토리는 언어로 표현되어 있기 때문에 느낌은 독자에게 의식적인 것으로 다가갈 수 있고, 스토리를 읽는 독자는 그것을 의식할 수 있게 된다. 작가는 때로는 느낌을 직접적으로 말하기도 하지만, 어떤 것은 맥락에 따라 암시한다. 이럴 때 독자는 작가가 제시한 느낌의 패턴에 알맞은 경험을 자신의 구체적인 경험에서 끄집어내어 채워 넣어야 한다.  독자는 이런 구체적 경험을 제시함으로써, 일방적으로 억압했으면 만성적 고통을 안겨주었을 경험에다가 목소리, 의미, 이해를 부여하여 사태를 정상화시키고 감정의 평형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작가는 느낌을 환기하는 언어를 제공하고 독자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독자의 정서, 느낌-정감은 아무 이유도 없이 의식 속으로 떠오르지는 않는다. 따라서 느낌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기보다는 그것과 관련된 행동, 사건, 장소 등을 묘사하는 것이 훨씬 쉽다. 이와 같이 느낌은 늘 상호작용 하는 맥락을 지닌 것이며, 문학은 인생에서 벌어지는 상황 즉 행동, 형태, 사건을 간접적으로 제시하여 독자들로 하여금 적당한 느낌을 공급하도록 유도한다.

독자는 소설이나 시를 읽을 때 생각과 이미지는 물론이고 느낌과 정서를 체험하게 된다. 이미지는 사람들의 삶에서 아주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 마음속에 아주 연속적인 상태로 이미지를 지닌다. 이미지는 세상을 보고 생각하는 방식과 관계하는 방식을 스스로 깨닫게 해주고 사고방식을 바꾸는 힘을 가지고 있어 ‘이미지 떠올리기’는 정신치료에서 널리 유익하게 사용되는 방법이다. 소설의 이미지는 가장 생생한 원천이고 인간이 경험하는 것에 대한 모델이기도 하다. 독자는 마음속에서 그림을 보게 되고 그 그림과 관련된 느낌을 품는다. 일단 독자가 그런 느낌을 의식하고 확인하기 시작하면, 독자는 그것으로 자신과 자신의 인간관계, 직업에 대한 태도, 자녀와 부모문제, 나이 들어가는 것, 죽음과 종교 등의 문제를 탐구할 수 있게 된다. 독자가 소설의 스토리를 읽으면서 느끼는 감정과 독자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 ‘특히 독자 자신’에 관한 감정 사이에는 직접적으로 연관성이 있다. 픽션의 도움으로 독자는 자신의 느낌, 불안감, 분노, 애증의 원인을 이해하고 진단할 수 있다. 픽션은 베일에 가린 독자자신의 생활과 진정한 자아를 거울처럼 비출 수 있다.

문학은 남녀노소 모든 계층의 독자에게 행동, 문제해결, 생존, 용기 등의 다양한 경험을 제공한다. 사람은 다른 스토리의 경험이 없으면‘자신의 겪은 경험의 한계, 자신의 스토리, 자신의 사고방식을 뛰어넘지 못한다. 인생의 어려운 문제를 파악하거나 대응하는 방법에는 단 한 가지 방법만 있는 것이 아니다. 다른 스토리들은 다른 생존 경험, 다른 통제 경험을 제공한다. 게다가 스토리는 저자에 의해 통제되면서 형태, 질서, 결과, 해결을 부여받기 때문에, 독서행위 그 자체에서 이미 통제와 질서를 의식할 수 있다. 독서는 자립적인 행위일 뿐만 아니라, 독자가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향상시키는 가능성을 발견하는 행위이다. 그것은 삶을 위한 연습이다. 때문에 숙달된 독자들은 새로운 상황에 직면하게 되면 예전에 읽은 책 내용 중에서 가장 적절한 대응책을 기억해내어 현재의 의미를 정확하게 파악한다. 즉 미래에서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과거의 정보를 활용한다. 스토리는 독자의 미래를 준비하도록 한다. 우리는 문학을 이용하여 미래를 즐겁고 적절하게 관리할 수 있다.

J. Gold  비블리오테라피. 이종인 역(2003). 서울: 북키앙, pp.32-88.  [발췌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