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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교사 독서치료

제목 (2) 문학치료
문학치료 영역은 아직까지 정립되지 않은 영역이다. 심리학에서 문학을 치료나 환자의 회복으로 이용하기 위하여 시도한 경우는 있으나 아직 체계적인 성과는 없는 실정이다. 음악이나 미술치료의 영역이 국내에서 시도되고 있기는 하나 문학치료를 포함한 예술치료의 이론적 토대 및 임상연구 결과는 전무한 편이다. 더욱이 문학영역에 있어서도 구체적인 경험의 양태를 토대로 연구한 것은 없다. 그 이유는 아마 문학이란 이론적, 학문적 영역과 심리치료라는 실증적이며 실제적인 의학영역이 서로 배타적인 관계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20세기말에 들어서 학제간 연구의 필요성, 실용성과 기능성을 겨냥한 움직임으로 인해 이 연구분야가 상당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문학이 구체적 귀결을 남기지 않는다는 (물론 부분적으로 귀결을 남기기도 하지만) 사실은 문학의 가능성이기도 하지만, 특히 치료적 관점에서 볼 때 약점이기도 하다. 기존의 많은 문학연구가 (특히나 외국문학 연구에서) 구체적인 심리적, 사회적 바탕 없이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이해하기도 어렵거니와 구체성을 지니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이 문학의 하부구조를 이루고 있는 감정이나 인지를 연구함으로써 문학연구에 실용적인 전환점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1. 개념정의  

문학의 기능은 카타르시스와 아이스테시스란 개념으로 집약할 수 있는 바, 이미 고대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문학관으로까지 소급해 간다는 점을 앞에서 밝혀 보았다. 이것을 통해 현대로 오면서 ― 문학이 자율성을 얻으면서 ― 문학의 카타르시스 기능은 약화되고 아이스테시스 기능이 강화된다는 점 또한 살펴보았다. 그렇다면 이런 기능이 문학치료에 어떻게 응용되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문학치료는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그것은 독서치료 Bibliotherapie(Biblion = 서적, 문학 therapeia=치료, 이 외에도 독일어권에서는 Behandlung, Pflege라는 뜻도 포함함)와 글쓰기치료 Poesietherapie (poiesis〉poietike 만들다, 글짓다)이다. 환언하면 문학치료는 문학, 즉 읽기와 쓰기를 통한 치료라고 말할 수 있다.

독서치료Bibliotherapie: 책읽기 (문학적 소재, 인생경험담, 유사한 경험)
글쓰기치료Poesietherapie: 텍스트 만들기(시, 산문, 일기, 편지, 고백록 등등)

문학치료는 협의의 의미에서의 심리치료의 한 방법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키틀러와 문첼의 정의를 따르면 의학이나 정신과 및 심리치료적 진료에 수반되는 대안으로 이용될 수 있다. 광의의 의미에 있어서 문학치료는 인생의 목표를 설정하거나 삶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삶의 대체물로 이해할 수 있다.

치료는 이런 광의의 측면에서 이해할 경우 전문 과학으로 좁게 보아서는 안 된다. 그보다는 심리위생학적인 조치로서, 구체적 처방으로서, 선택한 문학을 수단으로 하여 삶의 위기를 극복하고 인성을 함양하고 삶을 윤택하게 하는 어떤 것이다.

그러나 문첼이 책읽기 자체만으로도 문학치료가 될 수 있다고 본 반면, 코르넷Cornett 은 독서치료의 개념을 일정한 조건하에서 이해하고 있다.

독서치료는 처음부터 구체적으로 정립된 분명한 목표를 지닌 계획적인 조정이다. 환언하면 필요성이 인식되고 이 필요에 대해 특수한 책이 선택되고 경우에 따라 특수한 사람이 있어야 하고, 시범과 계획이 고안되고 수단이 마련되어야 독서치료라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코르넷이 의미한 독서치료는 계획된, 환자의 일정한 문제를 겨냥한, 그야말로 목적의식을 갖고 전개되는 치료를 말한다. 교사나 교수, 상담자, 심리치료사가 추천해준 책들은 일반적으로 사보는 책과 같다고 치부해 버린다. 그리고 그가 문제라고 구체적으로 제시한 병이나 병적 소인으로는 1. 사회적 불안, 시험에 대한 불안 2. 우울증 3. 분노, 공격성 4. 성적 장애 5. 심리장애적 심장병 6. 자기불신 7. 술, 담배, 마약중독 8. 이성문제 9. 언어장애 10. 부적응아 등이다. 그러나 나는 확대된 의미의 독서치료를 의미할 뿐 아니라 독서의 영향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구체적 병인에 대한 치료는 이차적 관심일 뿐이다. 그러나 이 두 가지 관점 모두가 문학의 일반적 특성인 1. 너의 말을 들어주겠다(I hear you) 2. 너와 함께 하겠다(I am with you) 3. 너를 이해할 수 있다(I understand you) 4. 너를 도와주겠다(I care you)는 심리치료의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그 뿐 아니라 치유의 영역에서는 1. 문제를 통찰하게 하고 2. 긴장을 완화시키고 현재의 관심에서 벗어나게 하며 3. 자기의 문제를 끄집어내어 토론하게 하고 4. 주의를 돌려 외부로 향하게 하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2. 문학치료의 이론적 배경  

문학치료의 이론적 토대는 아직까지 그렇게 활성화되어 있지 않다. 국제적으로 약물치료 분야에서 선구자로 이미 알려졌을 뿐만 아니라 예술치료 측면에서도 전문가인 페촐트 Petzold는 현상학적, 심리분석적인 입장이 문학치료의 이론적 영역의 명맥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고 피력하고 있다(페촐트와 오르트 1985). 그는 메를로-퐁티 Merleau-Ponty의 프랑스 현상학파와, 라캉 Lacan의 심리분석의 초안에 연구방향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치료효과들에 대한 원리는 모든 심리치료 이론과 비슷하게 적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이론적 계획에 대한 임상심리학에서의 포괄적이고 모델 이론적인 방향제시는 아직도 부족한 실정이다.

쓰기 혹은 읽기가 지속적으로 심리적인 효과 면에서 실효를 거두게 된다고 가정할 경우 “평정”, “확신”, “안정”, “긴장완화”와 같은 것이 어떤 역할을 할 것이다. 이러한 개념들은 텍스트에서 감명을 받게 하고 심리적으로, 감정적으로 어떤 동기를 유발할 것이다. 그러나 텍스트가 수용-인지 영역에서 흥미를 일깨우고 새로운 “인식들”이 자극적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에 문학치료는 최소한 이원적 형식, 즉 감정과 인지의 형식에서 모두 가능하다. 이런 설명에 따라 심리적 기능에 관한 모델과 심리학적 연구가 구별된다(습득이론, 인지심리학, 심층심리학 등등). 최근 독일에서는 특히 치옴피 Ciompi(1985)가 그의 “감정 논리 Affektlogik”이란 개념으로 정신분열증의 심리병리학 이해에 관한 연구를 소개하였다. 그는 논문에서 심리적, 심리 분석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인지론적, 심리적 측면 또한 설득력 있게 통합시키고 있다. 그가 제시한 이론의 구조는 자기(자기대리자 Selbstrepräsentanzen)와 주변(대상대리자 Objektrepräsentanzen)으로 구성되어 있고, 긍정적 (재미있는), 부정적 (혐오적인, 공격적인)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즉, 감정적 융합은 자신과 환경을 구별하는 것과 동시에 발생한다. 감정적 융합과 인지적 구별의 과정이 불균등하게 발전할 때 심리병리학적으로 중요한 “상처” 개념을 형성한다. 이 상처들이 발전과정에서 겪게 되는 극단적 부담 하에서 경직되고 병적인 소질(소인)이나 질병으로 발전할 수 있다.

치료란 결국 이런 여러 요소들로 구성된 요인들을 재편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하면서 우선 병리학적인 특성을 지닌 에너지(氣)를 방출하거나(Katharsis) 인지적 양상을 강화하면서(통찰) 구조적 안정을 얻을 수 있는 등 다양한 대책을 세울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문학의 치료적 효과는 충분히 가능한 것이다.  

인지, 생각, 기억, 느낌, 욕구, 행위 등은 심리적 과정이자 심리적 상황이다. 이런 과정과 상황은 심리모형의 구조적 특성에 달려 있다. 즉 자신을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부정적 自己像에 달려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것들은 바로 부정적 인식 내지는 부정적 생각을 유발한다. 그러므로 문학치료의 목표는 자기 자신에게서 긍정적인 것들을 인지하는 것을 말한다. 뿐만 아니라 이런 과정들은 언어와 연결되어 진행된다. 그러나 그것은 습득된 이차적 기호체계로서의 언어일 뿐 아니라 일차적 기호체계로서의 그림언어를 말하기도 한다. 이를테면 음악치료나 미술치료에서는 문학치료와는 달리 일차적 기호체계를 특수하게 사용하여 영상의 영역이 활성화된다. 이에 반해 문학치료는 이런 예술수단의 치료보다는 간접적이고 이차적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이 점을 역으로 예술이론에서 차지하는 문학이론의 차별성에 적용시킬 수 있다. 물론 심리치료에서 분석적-과학적 방법이 창조적 치료 영역에서 그 효과가 의문시되고 요가나 주술 같은 동양적, 정신적 방법을 더 나은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또한 여기에 문학과 문학수용의 형이상학적이고 불투명한 생각들이 아직도 그 절대적 가치를 지킬 수 있는가 하는 의문점이 숨어있다. 그러나 문학의 기능이 그렇게 단순하고 막연한 영역만은 아니다. 학문으로서의 (문학)심리학과 점점 더 복잡해지는 심리치료의 현장 사이의 복잡 미묘한 긴장관계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중요한 것은 이런 문학치료의 다양한 방법에서 어떤 새로운 방법을 상호 주관적 측면에서 도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술과 학문이 동시에 가지는 (즉 어떤 처방으로서의 치료와 이론적 바탕으로서의 치료가) 딜레마 또한 만만치 않다. 왜냐하면 병력은 사실이어야 하고 또한 있는 그대로 서술되어야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치료의 텍스트는 신빙성이 있어야 하는데 문학텍스트가 현실적으로 신빙성 있는 작품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문학치료에서 다음과 같은 것을 인식할 수 있다.

1) 우선 음악치료나 미술치료는 단순히 듣거나 봄으로써도 이루어지기 때문에 훨씬 접근하기 쉬운 반면, 문학치료에서의 독서나 글쓰기는 비교적 수동적인 수용자세를 지향하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글쓰기가 고통스럽고 실망을 안겨주는 일이 될 수도 있다.  

2) 허구적 상황들이 들어있는 문학텍스트는 ― 체험적인 글에 비해 ― 현실거부감을 가지게 하고 이상의 세계를 지향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3) 문학텍스트에 나타나는 어려운 상황이나 탈출구 없는 상황은 때로는 우울증이나 좌절감을 더 강화시킬 수 있다.

4) 문학치료의 실례들을 살펴보면 어떤 문학텍스트는 환자에게 잘못된 인생목표를 설정시켜 그 환자를 잘못된 길로 빠져들게 할 수 있다.


3. 독서치료의 과정  

문학치료 중에서 글쓰기 치료는 다음 기회로 미루고 우선 우리는 독서치료를 다루어 보되 어떤 수단/책들이 사용될 수 있는가 알아보아야 한다. 책을 먼저 다음과 같이 간단히 구분해본다.

A) 문학성 있는 작품들
  시, 꽁트, 단편소설, 장편소설
B) 개인적인 글
  위기극복이나 체험이 든 수기, 드라마
C) 교육목적으로 쓴 극복방법에 관한 책
  문제를 어떻게 극복하였는지 구체적 사례를 제시한 책들
  암투병기, 술・담배끊기, 마약 극복 등  

협의의 의미에 있어서 독서 치료는 C-B-A 순이다. 그것은 곧 당해 글이 지니는 문학성, 즉 문학의 완성도와 비례한다. 그러나 독서 전략적인 차원에서 관찰할 수 있는 것은 B항과 C항의 책을 읽는 사람이 A항의 책도 읽는다는 점과 A항의 책을 읽는 자는 B항과 C항의 글이 지니는 상황을 표상하지 않고는 A항의 글들이 심미적 성찰로 ― 슈클로프스키의 ‘낯설게 하기’에서 주장하듯이 ―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러면 독서치료의 전제 조건은 무엇인가?

1) 상담자가 책/글의 내용 환자의 병의 상태(정신적, 육체적, 감정적 상태)를 알아야 한다. 상담자는 환자와 유대관계가 잘 형성되어야 하고 신뢰가 형성되어야 한다. 이를테면 비밀을 잘 지킬 수 있어야 한다.
2) 독서치료를 받는 것은 전적으로 환자의 자유에 맡겨야 한다.
3) 상담자는 선택한 책/글의 수준을 환자와 맞추어야 한다.
4) 억압이 아닌 상태에서 환자가 책을 읽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이 상태로 가기 위해 다른 수단(영화나 다른 사람의 조언 등)을 사용할 수 있다.
5) 환자의 욕구나 능력과 그가 가진 문제는 어떤 방법으로 치료할 것이며, 어떤 상태까지 진행되어야 할지를 규정한다.

이런 전제조건은 결국 문학 이론이 충족해야 할 내포독자와 깊은 관계에 있다. 2)번의 경우, 독자 분포도(베스트 셀러, 문학창작의 지표 등)와 관련이 있으므로 우리는 문학을 매개로 한 철학이나 사회학적 인식을 조정할 수 있거나 새로운 문학 담당층에 대한 연구를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3)번의 경우도 사회적, 문화적, 계층적 독자의 전제 없이는 문학의 이해가 공허해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해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학 교육에서 정전이 마련되듯이 Kanonbildung 문학치료 또한 일정한 패턴을 가질 수 있고 또 가져야 한다. 그런 패턴은 심리법칙이라고까지 말할 수 있다. 이 점이 충족될 경우, 문학치료의 과정은 다음과 같은 네 단계로 진행될 수 있다.  

1) 상담단계
이 단계에서는 우선 책을 읽게 하거나, 글을 쓰게 하고(시, 산문, 일기, 수필 등의 형식으로) 일주일쯤 후 개별면담이나 그룹별로 읽고 쓴 것을 이야기하게 한다. 상응하는 텍스트를 고를 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예를 들어 어떤 텍스트는 치료에 대한 비현실적인 공포를 조장하여 내담자로 하여금 부정적인 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 내면적 고백 같은 경우에도 공공연하게 적시하여 명예감을 손상하거나 글쓰는 것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상세한 문헌이나 문학서적, 글쓰기의 실례, 또는 목록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전형적인 문학을 이용하거나 창조할 수 있다.    

2) 해소단계
증상이나 질병에 상응하는 문학을 읽어준다. 그 다음에 내용 가운데 무엇이 가장 인상 깊었는지를 물어 본다. 이와 함께 문제성을 상담자와 내담자가 같이 인식한다. 즉 문학의 주인공이나 현재 글쓰고 있는 자신의 이야기가 바로 능동적인 해소 단계의 일환이다. 만약 이러한 것이 큰 효과를 못 볼 경우, 어떤 다른 수단을 동원해도 무관하다. 예를 들면 영화가 아주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아니면 술꾼 시인(천상병이나 보들레르, 요세프 로트의 삶에서와 같은)이나 마약중독 시인(트라클), 정신분열증의 작가들(니체, 횔덜린) 같이 병력이 있는 이야기를 해줌으로써 주의력을 환기시킬 수 있다.

3) 치료단계
실제 병원에서는 이 단계에서 다양한 독서를 권장하고 그것을 환자에게 과제로 부여한다. 이를테면 자기의 최초의 인식과 독서 후의 인식이 어떤 점에서 구별되는지 왜 그렇게 바꾸었는지를 말하거나 기술해보게 한다. 이것은 라캉이나 야우스가 말하듯이 인식 connaissance 또는 오인 méconnaissance을 재인식 reconnaissance 으로 바꾸는 과정에 다름 아니다. 상태가 양호한 내담자에게는 이런 다양한 인식을 권장하고 독서의 결과를 평가할 수 있다.

4) 재활단계
이 단계에서는 특수한 문학에서 벗어나 일반적인 문학을 사용할 수 있다. 이를테면 알콜 중독자일 경우에도 자폐증에 관한 서적을 읽을 수도 있다. 그 이외에도 인생의 위기, 가정파탄, 고통 등을 이야기하거나 써보는 것 모두 가치가 있다. 문학적 용어로 類比推理 현상 analogia entis 에 해당한다. 이에 대한 특정한 문학목록은 아직 없다.


4.글쓰기 치료의 실례

여기서는 코트먼 T. Kottman과 셰퍼 C. Schaefer가 실시한 예를 들어 글쓰기 치료의 사례를 설명하고자 한다.
아홉 살의 로레인은 한때 가정과 학교에서 폭군이었다. 그녀는 하고 싶은대로 하지 못하거나,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도록 할 때마다 감정 발작을 일으켰다. 치료자는 그녀에게 발단, 전개 그리고 결말이 있는 이야기를 해주도록 요청했다. 다음은 로레인이 해 준 이야기이다.

옛날 밀림에 코끼리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 코끼리는 큰 나무 꼭대기의 나뭇잎 먹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어느 날, 그의 주변에 있는 나뭇잎들이 다 없어졌습니다. 그래서 코끼리는 나뭇잎을 구하기 위해 밀림 속의 다른 곳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먹고 싶은 나뭇잎이 있는 바로 그 나무를 찾을 때까지 계속 걸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드디어 한 나무를 찾았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문제는 그 나무에 원숭이 가족이 살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원숭이들은 코끼리가 나뭇잎을 모두 먹어버리는 것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원숭이들은 코끼리에게 가라고 말했지만 코끼리는 가지 않았습니다. 코끼리는 그의 코로 나무를 둘러싸고 원숭이들이 떨어질 때가지 나무를 흔들어댔습니다. 분노한 원숭이들은 다시 나무 위로 오르려고 애를 썼습니다. 코끼리가 계속 나무를 흔들어대는 데도 원숭이들은 여전히 나무에 오르려고 했습니다. 마침내 코끼리는 소리를 지르면서 만일 원숭이들이 이 나무를 자기에게 주지 않는다면 모두 발로 밟아버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결국 원숭이들은 코끼리에게 나무를 내어주고 도망가버렸습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치료자는 코끼리가 로레인을 가리키고 원숭이들은 로레인의 가족과 학교의 다른 친구들을 가리킨다고 확신했다. 그리고 치료자는 로레인의 전체적인 감정상태가 정상을 벗어났다는 느낌을 받았다. 코끼리는 결국 원하는 것을 얻었지만 그것을 얻는 과정이 즐거움이나 축하, 타인의 인정이 들어 있지 않은 사실을 알았다. 로레인의 이야기는 결국 이 아이가 힘 있고 권위적이며, 다른 사람들은 자기가 시키는 대로 해야 하고, 만약 그렇게 하지 않으면 위협을 하여 자신의 목적을 관철하고야마는 유아독존적 관점에 의해 구현되고 있다. 이것이 로레인이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그들과의 사이에서 일어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치료자는 자신과 타인, 그리고 세상에 대해 보다 긍정적인 관점으로 어려움을 해결하는 방법들을 제시하는 과정을 거쳐 차츰 차츰 다른 인식을 가지도록 유도한다. 즉, 코트먼/셰퍼는 몇 가지 협상과 사회적 관심을 들어 다음과 같이 재인식하도록 하였다고 한다.

옛날, 밀림에 코끼리 한 마리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 코끼리는 큰 나무 꼭대기에 있는 나뭇잎을 따먹기를 좋아했습니다. 어느 날, 그의 주변에 있는 나뭇잎들이 다 없어졌습니다. 그는 몹시 배가 고팠기 때문에 약간의 나뭇잎이라도 구할 수 있는지 찾아보기 위해 밀림 속의 다른 곳으로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걷고 또 걷다보니 그는 정말로 피곤해졌으며 좀 짜증이 났습니다. 마침내 그는 먹고 싶은 나뭇잎이 있는 나무를 찾았습니다. 문제는 그 나무에 원숭이 가족이 살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원숭이들은 코끼리가 자기네들 나무에 있는 나뭇잎을 모두 먹어버리는 것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원숭이들은 그에게 가라고 말했지만 그는 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는 배가 고팠고 약간 짜증이 난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그 나뭇잎을 먹고 싶었습니다. “만약 너희들이 내가 나뭇잎을 먹도록 해 주지 않으면 나는 너희들의 나무를 흔들어 떨어지게 할거야” 라고 코끼리가 말했습니다. “이봐, 잠깐만 기다려. 아마 우리는 뭔가 다른 방법이 있을 거야. 우리가 오늘 너에게 나뭇잎 얼마를 나누어주는 게 싫지는 않아. 그렇지만 우리는 이 나무에서 살아가고 있는데 네가 나뭇잎을 전부 먹어치우면 어떻게 되겠어” 라고 원숭이가 말했습니다. “하지만 난 피곤해, 그래서 이젠 나뭇잎을 찾아 더 이상 멀리 가고 싶지 않아” 라고 코끼리가 말했습니다. 원숭이들은  “일단 오늘은 나뭇잎을 나누어줄게. 그리고 오늘밤 여기에서 자도 좋아. 그리고 내일은 네가 이런 종류의 나뭇잎이 있는 곳을 찾도록 도와줄게. 우린 널 도와주는 일이라면 나무에서 나무로 점프도 할 수 있거든” 하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코끼리가 말했습니다. “너희들은 왜 남의 일인데 도와주려고 하니?” 그러자 원숭이들은 “오늘은 네가 조금 피곤해서 기분이 언짢을 뿐이지 좋은 친구 같아. 그래서 우리는 널 돕고 싶어. 너의 친구가 되고 싶어” 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코끼리는 미소를 지었습니다. 그는 이제까지 친구가 없었지만 이제 몇이라도 친구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원숭이들은 그의 인생에 좋은 출발점을 마련해준 것 같습니다.

이렇게 이야기가 개작되어 나가면서 상담자는 아동이 그의 반사회적 생활방식에 대해 통찰을 얻도록 해준다. 그리고 그들이 살고 있는 제한된 환경 안에서 어떠한 변화를 원하는지 실험해 볼 수 있다. 동시에 상담자는 이런 관찰을 하는데 독서요법을 사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제안은 결국 많은 부분 상담자의 치료목표나 방법에 의해 좌우된다. 그런 만큼 이것은 독서행위에도 적용되는데 나이브한 독자일수록 독서의 내용을 어떤 방향으로 인도해 나갈 것인가 하는 교수/사회적 방향설정이 더욱 중요하다. 거꾸로 독서치료에서도 서양의 사례를 분별 없이 끌어와서는 의미나 효과가 없다고까지 말할 수 있다.


5. 독서치료의 장점  

문첼에 의하면 병상에서 읽는 책은 자기의 상황을 “잊어버리고 다른 곳으로 생각을 유도하는 기능 ablenkende und zum anderen hinlenkende Funktion”을 갖고 있다고 한다. 사실 이 점은 문학이 갖고 있는 일반적인 특성과 유사하다. 잊어버리는 기능은 환자에게 안도감을 주고, 긴장을 완화시키며 즐겁게 만든다. 다른 곳으로 유도하는 기능은 교화하고, 감동시키고, 동요시키며 태도의 변화를 일으키는 과정을 말한다.

사실 어떤 긍정적인 문학작품은 몸에 치료약이나 다름없다. 왜냐하면 자신의 고통을 잊어버리고 남의 고통에 관심을 가지게 하며 다른 사람을 생각하게 하여 장기간 병상에 누워 있는 생의 공백기를 메워 준다. 이것은 감옥에 있는 사람에게도 마찬가지다. 이런 의미에서 독서치료의 구체적인 효과를 아펠 Appell의 견해에 따라 다음 여섯 가지로 말할 수 있다.

1) 환자로 하여금 인간 행위의 심리학과 생리학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얻게 한다.  
2) 자신을 더 잘 이해하게 한다.
3) 관심을 넓혀 주변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한다.
4) 무의식적 고통으로부터 해방시킨다
5) 주인공과의 동일시를 통해 보상을 체험하게 한다.
6) 자신의 문제를 알고 자신의 행위에 대한 통찰을 할 수 있다.

독서치료가 우선 환자에게 자기의 병으로부터, 즉 현실로부터 관심을 돌리게 할 수 있고, 심리적 보상을 얻을 수 있게 하는 기능이 있다는 것은 바로 문학의 본질이기도 하다. 이것이 내가 보건대 문학의 일차적 경험에 속하며, 6)번은 이미 자신에 대해 인식한 경우이기 때문에 이차적, 즉 성찰적 단계라 말할 수 있다. 만약 페터 뷔르거가 마르크스의 말을 인용하면서 종교가 ‘망상적 행복’의 경험을 허락하면서 비참한 현실 속의 존재를 쉽게 인도 하지만, 다른 한편 ‘현실적 행복’의 성취를 방해한다고 하면 이것은 어디까지나 문학의 일차적 경험은 무시하고 진술한 것이다. 이제 Bryan은 독서의 결과로 생긴 효과를 통해 환자가

1) 이 문제를 안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
2) 그가 안고 있는 문제에 대한 해결방도가 있을 뿐 아니라 또한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
3) 다른 사람은 어떻게 하다 그가 처해 있는 상황과 같은 상황에 처하게 되었는지
4) 이런 경험은 돈 주고도 못살 인생에 값진 교훈이라는 점
5)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6)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진정으로 계획하고 실천할 용기를 얻게 한다

고 독서의 영향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것은 가능하지만 5)번의 경우는 독서치료에 있어서 상담자의 역할이지 독서 자체의 역할이라고 보기에는 미흡하다. 약간 다르지만 루빈 또한 다른 여러 가지 이점을 제시하고 있다.

1) 환자에게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생각을 유도한다. 이렇게 되면 그는 부정적이고 염세적인 생각을 떨칠 수 있다
2) 환자가 과거에는 부끄럽고 두려워서, 혹은 죄의식에 사로잡혀서 숨겼던 자신의 문제를 솔직하고도 기탄없이 털어놓을 수 있는 용기를 준다
3) 환자가 자기의 입장과 태도를 분석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래서 자기의 갈등과 좌절에 대해 보인 정신적, 감정적 반응을 더욱 잘 이해하게 해 준다
4) 독서치료는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길이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그것을 해결하는 길이 자신이 어떻게 문제를 보느냐에 달렸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5) 자기가 매우 가치 있는 사람임을 깨닫게 해준다
6) 다른 사람들이 여러 가지 문제를 극복하였다는 사실은 곧 갈등을 줄이는 쪽으로 가도록 한다
7) 자신의 문제를 다른 사람의 문제와 비교하게 한다. 그래서 지금까지 달리 보아왔던 고독이나 두려움이 사라지게 된다
8) 자신과 타인의 공통적인 심리적 동인과 상이한 심리적 동인을 발견하게 해 준다
9) 상상력을 자극하여 관심을 확대하고 간접체험을 할 수 있게 한다. 그러나 직접경험이 맞닥뜨릴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점이 있다
10) 행동에 대한 방향을 설정해 주며 도덕적 가치기준을 제시해 준다
11) 물질적 관심을 넘어 인간적, 정신적 가치를 인식시켜 준다
12) 치료계획에 맞는 계획으로 자기 상황을 잘 인식하게 하고 합리적이고 현실적으로 생각하고 건설적으로 행동하게 한다.

물론 치료의 관점에서 주장한 진술이긴 하지만 독서의 영향과 상담자의 역할을 구분하지 않은 점이 눈에 띈다. 독서를 통해 인간은 더욱 좌절할 수 있다는 점을 1)과 2)항은 간과하고 있다. 그리고 6)항에서의 진술은 어떤 책의 독서를 말하는지 구체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그것은 아마 우리가 위 독서치료의 과정 항에서 제시한 B)와 C)항의 글들일 것이다. 독서치료가 응용과학으로서 그 확실한 준거를 필요로 하는 만큼 한국 사회에 이 독서치료를 적용시킬 수 있기 위해서는 우선 환자들의 인식능력, 사회적 소망, 경험의 정도에 맞춘 독서의 기준이 마련되어야 하며, 서구 사회의 일방적인(종교, 사회, 가치관 등에서) 기준으로 마련된 독서치료의 준거를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삼가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분야에서 우리 사회의 준거가 없기 때문에 계속 서구 학자들의 말을 인용하여 적용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면 클레버가 제시한 독서치료의 목표를 살펴보겠다.

1) 문제해결을 위한 현실적인 태도 변화를 유발한다
2) 감동을 시켜 인격을 조정하고 변화시킨다
3) 감정과 체험의 결과를 표현하게 유도한다
4) 자신의 특성과 행동양식을 인식시킨다
5) 새로운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6) 인성을 강화하거나 제한한다
7) 의사와 환자의 관계를 원활히 한다
8) 사회적 문화적 행동양식을 제공한다
9) 대리만족의 기회를 제공한다
10) 사회적응력을 키워준다.

2)번의 경우 감동을 받는 것은 독서로 가능하나 인격을 조정하고 바꾸는 것은 상담자의 역할이 크다. 그렇기 때문에 독서행위의 이론이 갖고 있는 한계가 뚜렷이 드러난다. 즉, 그것은 일반적 독자를 위한 이론이 아니라는 점이다. 좋은 문학 자체보다도 어떤 사람(사건)이 이런 문학을 읽게 하는지, 어떻게 읽도록 하는지 하는 점이 더욱 중요하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렇게 가상으로 만난 사건을 현실적 행복에 어떻게 피드 백 시킬 것인가 하는 점이 더욱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볼 때, 문학텍스트를 고를 때는 내담자/환자의 언어, 인지능력을 고려해야 한다. 이것은 문학수용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문학이론에서 일반화하는 경향에 따라 문학을 긍정과 부정, 고상한 문학과 통속문학으로 분류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내담자의 다양한 계층, 상황에 따라 치료효과는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만약 내담자가 통속문학에 관심이 있다면 순수문학이나 고상한 문학에, 즉 문제성을 제시하는 문학에 접근하기가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잘 알려진 문학을 주제별로 분류해 두는 것이 매우 용이하다. 위에서 제시한 4단계 쪽으로 이행해 나가기 위해서 일반적인 독서지도가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문학이 인생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문학에 대해 아는 것이 필수 불가결하다.

문헌이나 문학, 글쓰기의 구체적인 사례를 만들 때 판단에 대한 문제가 제기된다. 우리 앞에는 수많은 책과 수많은 가치관이 뒤엉켜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개인의 성향, 문체, 작가의 취향, 주제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옳은 방법을 찾아내는 것은 매우 힘들다. 또한 상담자의 입장(행동치료사, 심리분석가, 대화심리 치료사, 게슈탈트 심리치료사, 의미치료사)에 따라 질병의 유형이 다른 관점으로 보일 수 있다. 이런 의미에 있어서 아직까지는 체계적인 틀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더구나 그런 병의 메커니즘이 여러 단계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는 더 큰 의문이 아닐 수 없다. 다만 문예학적 측면에서 몇 가지 준거를 보충한다면, 서술형식(일인칭 화자, 혼합 인칭화자), 텍스트 구조, 글의 길이, 사건의 순서 등 일 것이다.

이미 언급하였듯이, 문학치료에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산재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리고 여기서는 문예학적 인식을 주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문학치료의 체계만을 만드는 것이 목적은 아니다. 그보다는 문학이 중독환자 등의 심리치료에 어떻게 이용되는가를 살펴보면서 문학의 기능을 살펴보는 수단으로 삼아야 한다. 동시에 그래서 아직까지 전무한 읽기와 쓰기를 통한 문학치료의 가능성과 문학의 일차적 기능, 문학교육에 대한 바른 인식을 제공하고 그 틀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