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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교사 독서치료

제목 독서치료와 혼용되는 용어


김현희(한국독서치료학회 회장)

우리 나라의 경우 독서 치료의 용어가 (biblioeducation), 독서심리(bibliopsychology), 독서상담(bibliocounceling), 문학치료(literatherapy), 도서관 치료학(library therapeutics), 독서 크리닉, 독서 치료 등의 용어로 혼용되고 있으나 현재는 '독서요법'과 '독서치료'가 동일한 의미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용어의 혼용에 따른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독서치료학회 김현희 회장이 독서치료와 비슷하게 사용되는 몇 가지 용어들을 비교 정리하였다.

1. 문학교육과 독서치료
Hynes와 Hynes-Berry(1994)는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문학교육과 독서교육에는 차이가 있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즉 문학교육은 교육현장인 학급에서 학생과 문학작품과 교사 사이에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과정을 통하여 이루어지며, 일반적으로 문학작품이 도구(tool)라기 보다는 토론의 대상(object)으로 간주된다. 따라서 교사의 목표는 학생들이 문학작품과 의미와 가치에 대한 통찰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이때 이루어지는 토론은 역사적인 맥락과 장르의 특성과 이야기 구조와 은유 등의 언어사용과 중요한 주제가 어떻게 제시되었는지에 초점이 맞추어진다.

그러나 독서치료는 세계의 본질을 광범위하게 이해하기 보다는 자아를 보다 잘 이해하도록 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 따라서 독서치료 중에 사용되는 문학작품의 가치는 치료에 참여하는 사람의 치료적 반응을 고무시키는 능력에 철저히 의존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독서치료에 쓰이는 자료에 대한 의미를 참여자가 지적으로 이해하는 것보다는 참여자 개인의 감정이나 정서적 반응을 더 중요하게 여기게 된다. 그러나 독서치료에서는 자신을 이해하는 것과 관계가 있는 감정이나 통찰력을 유발시킬 수만 있다면 본문에 대해 다소 잘못된 해석을 해도 괜찮다고 본다.

2. 독서치료와 치료
독서치료와 고전적인 의미에서의 치료사이에도 다른 점이 있다. 대부분의 치료상황에서 치료자와 참여자는 심리적인 문제에 직접적으로 초점을 맞추어 참여자가 그 문제를 인식하게 함으로써 그 문제를 해결하게 한다. 이러한 치료는 참여자-문제-치료자와 같은 삼자 관계로 표시가 될 수 있으며, 이런 맥락에서는 중간에 개입되는 자료가 없다. 그러나 독서치료는 참여자-문학작품-치료자와 같이 치료 상황에서 문학작품 등이 지료의 자료나 도구로서 사용된다.

3. 독서지도 및 독서교육과 독서치료
우리나라에서 성행하고 있는 독서지도와 독서교육은 언어교육이나 국어교육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엄격한 의미에서의 독서교육과 독서지도는 어떻게 하면 어린이들이 책을 즐겁게 읽고 책을 좋아하고 책 읽는 자체를 즐길 수 있게 할 것이냐에 대한 질문에 답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독서지도와 독서교육은 아이들의 독서수준이나 흥미 등을 고려하여 좋은 책을 선정해서 올바른 방법으로 책을 읽도록 하는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독서교육은 어떻게 하면 독서감상문을 잘 쓰게 할 것이냐에 초점이 맞추어지고 있다. 독서감상문을 잘 쓰게 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방법이 동원되는데, 예를 들면 인형극을 보여주고 동극을 해 보고 그림을 그려보는 동의 다양한 활동을 통하여 책 내용을 충분히 다루어 보도록 한 후에 독후감을 쓰게 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기능적인 면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독서치료는 책을 읽은 후에 다양한 활동을 하거나 책 내용에 대하여 토론을 하는 과정을 통하여 자신을 더 잘 이해하게 하며 자신의 문제를 파악하여 결국에는 그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는 것이다. 독서지도와 독서치료는 책을 읽은 후의 활동은 같을 수 있으나 그 목적과 효과는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있다.

4. 독서클리닉과 독서치료
우리나라에서 실시되고 잇는 독서클리닉은 주로 읽기부진아나 읽기 장애아가 그 대상이 되고 있다. 읽기 부진아란 정상적인 지능을 가진 어린이가 신체, 인지, 정서, 환경, 교육적 요인 등 다양한 요인 때문에 해당학년의 읽기 수준에 못 미치는 것을 말한다.(이선옥, 2001). 이러한 읽기부진아의 원인을 진단하여 그에 맞는 처방을 내려주는 것이 독서클리닉이다. 흔이 얘기하는 독서전문가(reading specialist)들이 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독서치료는 읽기 부진아도 그 대상이 될 수 있으나 그 외에 정서장애나 주위가 산만한 아이 뿐 아니라 정상적으로 자라나는 어린이라도 성장과정 중에 겪는 갈등이 있는 경우에 그 대상이 될 수 있다. 실제 치료가 적용되는 현장에서는 책을 좋아하고 잘 읽는 어린이가 훨씬 그 치료효과가 크다. 따라서 독서치료의 대상이 더 포괄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5. 독서요법과 독서치료
변우열(1996)은 독서치료와 독서요법 대상이 다르다고 얘기하고 있다. 즉 독서치료의 대상은 독서문제아이며, 독서요법의 대상은 문제아라고 주장한다. 여기에서 독서문제아란 도서에 대하여 적응하지 못하여 독서생촬을 정상적으로 할 수 없는 어린이를 지칭한다고 보고 있다 . 그리고 독서요법의 대상은 일반적인 행동이상을 나타내는 문제아로 보고 있다. 그러나 본인에게는 변우열이 지칭한 독서문제아는 앞에서 언급한 읽기 부진아나 읽기에 장애를 가지고 있는 어린이로 보인다. 그러므로 변우열이 주장한 독서치료는 요즘의 독서클리닉에 해당하지 않나 싶다. 그리고 초기에 심리치료(psychotherapy)를 일본에서 정신요법으로 번역한 것을 그대로 사용했던 것처럼 독서요법은 일본에서 1937년부터 (bibliotherpy)를 독서요법으로 번역하여 사용하던 것을 우리나라에서 그대로 받아들여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독서요법이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사용한 사람이 김병수(1968)일 거라고 변우열(1996)은 추측하면서 그 용어가 일본에서 사용한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언급하였다. 따라서 독서치료와 독서요법은 (billliotherpy)를 다르게 번역했을 뿐 같은 의미로 보고 싶다.

[김현희/아동을 위한 독서치료/어린이 문학연구 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