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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교사 글쓰기지도

제목 어렴풋이나마 일기가 무엇인지를 알게 한다.


어떤 일이든 일의 내용과 목적을 알고 시작하면 능동적으로 임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일기쓰기 지도는 아이에게 일기란 무엇인가를 설명해 주고, 그 중요성을 알려주는 것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저학년 아동들에게 '일기가 무엇이냐?' 고 물었더니 '선생님이 매일 내주는 숙제'라고 대답하는 학생이 있었다. 아마 일기를 숙제라고 생각하는 아동들은 그 아동 뿐만은 아닐 것이다. 이처럼 일기를 과제로 생각하게 되면 당연히 ‘하기 싫은 일’이 되고 일기쓰기에 대한 부담이 가중될 수 밖에 없다. 초등학생에게 일기쓰기가 ‘자신의 삶에 대한 기록’이라는 개념과 그 가치를 이해시키기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일기쓰기를 지도하기 위해서는 우선 일기가 어떤 것인지를 알기 쉽게 설명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실제로 일기가 어떤 것인지를 모른 채 무작정 선생님이나 부모님의 강요에 의해서만 억지로 쓰는 학생과 일기쓰기에 대한 설명을 듣고 쓰는 학생은 자기주도성에서 차이를 보인다.


그러면 '일기'란 무엇인지를 어떻게 설명해 주는 것이 좋을까? 일기를 쓰기 위해서는 먼저 오늘 겪었던 일에 대한 생각을 떠올려야 한다. 생각이 나지 않는 것은 쓸 수가 없다. 그 과정에서 가장 기억이 생생한 일은 오늘 겪은 일 중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게 기억된 일 중에는 그냥 생각만 나는 일이 있고, 그 일을 겪을 때 어떤 느낌을 가졌던 일도 있다. 그 느낌을 바탕으로 새로운 생각을 할 때도 있다. 새로운 생각에는 반성이나 어떤 결심이 들어 있을 때도 있다. 일기란 이런 것을 쓰는 글이다. 다시 말하면 일기란 '내가 경험한 하루 일 중에서 내 기억에 가장 생생하게 남은 일을 사실대로 쓴 글이며, 그 일로 인해서 얻은 느낌이나 새로운 결심이 있었다면 그것까지를 쓰면 더 좋은 글' 인 것이다. 그렇게 설명하면 아이들은 동화처럼 재미있는 것도 아니고, 남들이 읽는 것도 아닌 그런 글을 왜 힘들게 써야하는지 의문을 가지기도 한다. 아이들의 의문은 당연한 것으로 생각해야 한다. 일기는 이미 내가 다 아는 일을 쓰는 것이다. 그러니 새로운 것도 없고, 호기심을 가질 만 한 것도 없어 재미가 없다. 또 일기는 나만의 비밀이기 때문에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쓰는 글도 아니다. 부모님이나 선생님께서 보시기는 하지만 그건 자신들을 지도하시기 위해 보는 것이지 나의 생활을 훔쳐보시기 위해 보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아이들은 안다. 그런 글을 왜 쓰도록 하는지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아이들이 잘 아는 인물들이 쓴 일기를 소개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최종정리일 2005년 4월 2일. 이기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