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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교사 글쓰기지도

제목 8. 운율(리듬), 행과 연


1. 운율(리듬)
운율은 시에 쓰이는 말의 가락을 말하는데 시의 음성적 형식을 가리키는 용어로 리듬이라고도 부른다. 용어의 뜻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운(韻)은 같거나 비슷한 음이 규칙적으로 행이나 연의 일정한 위치에서 반복되는 것이며, 율(律)은 글자 수나 소리의 높낮이, 길고 짧음과 같은 요소가 기계적으로 반복되는 소리의 양식이다. 운율은 글을 산문과 운문으로 나누는 기준이 된다. 산문은 글자의 수, 운율 등에 제한 없이 자유롭게 쓴 글이지만, 운문은 간결한 글로 규칙적인 소리와 질서 또는 흥과 같은 운율을 느낄 수 있다. 동시가 운문을 대표하는 글이라고 할 때, 동시쓰기에서의 운율에 대한 지도는 그만큼 중요한 것이다. 시의 운율은 음운, 같은 말, 글자 수, 음보, 두운과 각운, 동일한 문장구조의 등의 언어적 요소가 규칙적으로 반복되어 만들어 진다. 여기서 음운을 이용한 운율의 생성 방법은 국어 음운 구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초등학생들에게 지도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그러나 그 외의 방법은 예가 되는 동시를 같이 읽고 운율과 관계되는 말이나 문장을 찾아봄으로써 재미있게 지도할 수 있다.  


1) 같은 음을 반복해서 사용한다.(음위율)

음위율은 일정한 위치에 비슷한 음을 반복함으로써 얻어지는 율격으로 압운법(押韻法)에 해당된다. 한시(漢詩), 영시(英詩)에 주로 쓰이는 운율법으로 우리 시문학에서 잘 사용되지 않는 편이어서 애써 지도할 필요는 없다. 특히 모음운과 자음을 이용하는 방법은 국어 음운 구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초등학생들에게 지도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① 같거나 비슷한 모음이나 자음을 반복해서 사용한다.
아버지는 나귀타고 장에 가시고(‘ㅏ’의 반복)
윤석중,<맴맴>

갈래 갈래 갈린 길 / 길이라도 ( 'ㄱ'의 반복 )
김소월, <길>

오늘 하루 고요히 고운 봄길 우에 ( 'ㅗ'의 반복 )
김영랑,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② 같은 음을 일정한 위치에 규칙적으로 배치한다.

일정한 음이 문장의 앞부분에서 반복되면 두음, 중간 부분에서 반복되면 요음, 끝 부분에서 반복되면 각운이라고 한다.

<먼 길>   윤석중

아기가 잠드는 걸 보고 가려고
아빠는 머리맡에 앉아 계시고
아빠가 가시는 걸 보고 자려고
아가는 말똥말똥 잠을 안자고

→‘아’와 ‘고’의 반복


<가을>   복사초등학교 6학년 김솔지

가을은 코스모스 활짝 펴 아름답고
하늘은 높고 맑아 푸르러 아름답고
내맘은 책과 벗삼아 더한층 아름답고

→‘은’과 ‘고’의 반복

2) 같은 단어, 구절, 문장을 반복해서 사용한다.

<단바람 꽃바람>   유경환

산바람 산바람이 불어오다가
포도밭을 지나면 단바람 단바람.

들바람 들바람이 불어오다가
꽃밭을 지나면 꽃바람 꽃바람.


3) 같은 글자 수를 반복해서 사용한다. (음수율)

<배>   윤석중

구름배가 둥둥 하늘에 떴네
돛단배가 둥둥 바다에 떴네
구름배가 둥둥 구름 섬으로
돛단배가 둥둥 푸른 섬으로


<분꽃>   김성도

분꽃은 붉지만,
씨만은 까맣고,
꽃씨는 까매도
속만은 희지요.

다 익은 꽃씨를
여남은 짜내어
잘 웃는 이쁜이
분 발라 줄까요.


4) 동일한 박자를 반복해서 사용한다(음보율)

음수와 음보는 다르다. 음수율은 글자수를 같게 하는 것이지만, 음보율은 박자를 같게 하는 것이다.

<봄비>   방원조

실바람 아지랑이
몰래 숨기고
언 세상 녹이려고 보슬비 와요.

소곤소곤 봄 얘기
풀어 내리면
고개 내민 새싹은 세수 하지요.


<장마 비 개인 날>   권태응

활짝 장마 비
개었습니다.
새빨간 봉선화
눈부십니다.
맴 맴 매미들
울어댑니다.

이젠 장마 비
개었습니다.
잠자리도 좋아서
날라 댑니다.
우리들은 고기잡이
개울 갑니다.


<무지개>   박경종
지나가던 소나기가
놓고 간 다리

아롱다롱 일곱 색이
곱기도 하다.

어느 누굴 건너라고
놓은 다릴까?

하늘나라 선녀 건널
다린 아니야

선녀들이 곱게 곱게
짜 논 비단에

지나가던 소나기가
심술 피워서

햇볕에 사알짝
말리는 거야.


5) 같은 문장 구조를 반복해서 사용한다.

<병아리 교실>   박경숙

선생님은 우리보고
병아리래요.
초롱초롱 맑은 눈이
참 예쁘대요.

선생님은 우리보고
병아리래요.
삐악삐악 재잘재잘
참 시끄럽대요.

→‘~은 ~보고 ~래요 ~참 ~대요’의 문장 구조 되풀이


6) 첩어로 된 의성어와 의태어를 사용한다.

의성어와 의태어는 소리와 동작을 흉내 낸 생동감 있는 표현이란 점에서 아동에게 각별한 흥미를 주며 음운의 반복에서 오는 일정한 운율을 지니고 있어서 시의 음악성을 체득하는 데도 기여 할 수 있다.(논문)

<바다>   김선희

파도는
출렁출렁
줄을 돌리고

높이높이
하늘까지
줄을 돌리고

물새는
펄쩍펄쩍
뜀질을 하고

끼룩끼룩
가락 맞춰
뜀질을 하고.


동요를 즐겨 부르던 옛날 아이들은 동요를 통해서 운율을 쉽게 배울 수 있었다. 운율의 특성을 가장 잘 살린 장르가 동요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요보다는 동시가 많이 쓰여지고 게다가 운율적 요소가 덜한 내재율의 동시가 많은 요즘은 아이들이 운율적 요소를 익힐 기회가 예전보다는 적어진 게 사실이다. 그런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요즘 어린이들은 외재율의 리듬을 살린 동시를 쓰기 어려워한다. 더구나 어린이들이 생각하는 리듬(운율)은 정형화된 외재율만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데, 어휘력이 모자라 함축된 시어를 찾기가 쉽지 않은 아이들의 입장에서 딱 맞아 떨어지는 낱말을 규칙적으로 배열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이런 형편에서 아이들에게 무작정 동시를 운율의 특성을 살려서 쓰도록 지도하면, 시적인 내용보다는 낱말의 수를 맞아떨어지도록 쓰는데 신경을 쓰게 되므로 표현에 제약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동시의 리듬에 대해 자세하여 설명해줄 필요가 있다. 동시의 운율은 외재율과 내재율로 나뉘는데. 외재율은 정형시나 동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처럼 음절을 기본단위로 하는 규칙적인 리듬이 밖으로 드러나기 때문에 읽기가 쉽다. 반면 내재율은 리듬이 드러나지 않고 숨겨져 있어 읽는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끊어 읽음으로써 자연스럽게 리듬을 느낄 수 있다. 따라서 억지로 리듬을 살리도록 강요하기 보다는 마음속으로 읽으면서 박자를 맞춰보고 즐겁게 읽을 수 있으면 그것도 내재율의 리듬을 살린 좋은 동시라는 점을 설명해 주어야 한다. 아래 동시는 특별하게 밖으로 드러나는 리듬이 없지만 반복해서 읽어보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리듬감을 느낄 수 있다.


<아이가 그린 하늘>   노원호

붓자국이 없는 하늘
파랗기만 하다.

손바닥만한 좁은 도화지에
아이가 그린 하늘은
파란 하늘뿐이다.

해도 없고
산도 없고
들판이 없고

좁은 도화지엔
가을이 찰찰 넘친다.

아이는
파란 물감으로
파란 하늘을 띄워 놓고
가을 모두를 마시고 있다.

아-
높다랗게 띄운 아이의 가을엔
아이의 마음이
파랗게 깔려 있다.


2. 행과 연

시의 행과 연을 뚜렷하게 나누어 쓰는 일은 성인에게도 어려운 일이다. 단순히 의미적으로만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표현 전략이나 외형적인 요인에 의해서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행과 연의 구분과 역할에 의문을 가지는 사람도 많다. 정형시에서는 비교적 행과 연의 구분이 뚜렷하지만, 그 형태와 내용의 자유스러운 현대시에서는 행과 연을 구분하지 않는 시들도 많이 이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시인은 시에서의 행과 연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말하기까지 하는 실정이다. 이렇게 그 역할과 목적이 불명한 행과 연의 구분을 초등학생에게 교육하는 것에 대해 비판적인 분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동시가 행과 연을 구분해 쓰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행과 연의 역할과 구분에 대해 설명할 필요가 있다.


-행 만들기
일반적으로 행은 뜻을 강조하거나, 호흡을 맞추기 위해서 바꾼다. 때로는 시의 외형적 모습, 미관을 다듬기 위해 행을 바꾸는 경우도 있다.

-연 만들기
연의 조직은 비슷하거나 같은 내용을 지닌 행들을 모아 하나로 통일하기 위해 구분하는데 산문에서의 단락의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연은 의미가 바뀔 때, 생략하거나 읽은 이에게 생각의 여유를 주고자 할 때, 깊은 여운을 남기고자 할 때 바꾼다. 그리고 외형적적으로 시의 전체적인 미관을 다듬기 위해 바꾸는 경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