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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교사 글쓰기지도

제목 2. 주제와 관련된 하나의 글감만 골라 자세히 쓰기


아이들이 글을 쓰기 전에 가장 먼저 겪는 어려움은 글감의 선정이다. 글감의 선정과 관련된 내용은 <효과적인 글쓰기 지도 방법>에서 다루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아이들이 쓰는 생활문에서 가장 많이 지적되는 여러 개의 글감을 나열하는 문제에 대해서 접근하기로 한다.


아이들이 쓴 글에서 주제가 모호한 경우에는 먼저 주제와 관련된 글감이 여러 개 나열되어 있지 않은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글감은 글의 주제와 직접적으로 관련되기 때문에 여러 개의 글감을 사용하게 되면 글감별로 내용을 나열하는 과정에서 구체성이 결여되고 주제가 불명확한 모호한 글이 되기 쉽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어머니의 사랑’이라는 주제의 글을 쓸 경우, 아이들은 자라면서 어머니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던 여러 가지 일을 나열한다. 어릴 때의 추억, 병원에 입원하였던 자신을 극진히 간호하던 어머니의 모습, 학교에 도시락이나 우산을 가져왔던 어머니에게서 느꼈던 사랑, 생일날 어머니가 주셨던 선물 등 아이들이 주제와 관련해 찾을 수 있는 글감은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러한 글감을 모두 나열한다면 어쩌면 글의 성격이 설명문이나 논설문에 가까운 글이 되기 쉬워 읽는 이에게 감동을 전해야 하는 생활문 고유의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우리가 어떤 글을 읽고 감동을 느끼기 위해서는 글쓴이의 경험을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어야 한다. 구체성이 없이 주제를 여러 가지 예화를 들어 개념적으로 설명한 듯한 글에서는 정서적인 공감을 느끼기 어려울뿐더러 감동도 전해 받을 수 없다. 따라서 생활문의 글감은 주제와 관련되어 떠오르는 여러 가지 일들 중에서 이른바 ‘사건’이라고 생각되는 일 하나를 글감으로 선정해서 쓰도록 지도하는 것이 좋다. 아이가 ‘사건’이라고 여길 수 있는 글감에는 그만큼 아이의 정서적 체험이 짙게 배여 있고, 기억도 가장 선명하게 남아 있어 구체적이고 생동감 있는 글을 쓰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여러 가지 글감을 나열하는 이유 중에는 ‘길게 쓰라’는 부모님이나 선생님의 지도에 의한 위한 경우도 많다. 아이들이 짧은 글을 쓰면 부모님이나 교사는 글을 좀더 길게 쓰도록 요구 하게 된다. 그런 경우 아이들은 여러 가지 글감을 늘어놓는 것으로 긴 글을 쓰려고 한다. 그러나 그렇게 쓴 글은 위에서 설명하였듯이 대부분 주제가 모호한 글이 되기 때문에 ‘길게’ 쓰도록 지도하기 보다는 ‘자세히’ 쓰도록 지도하고 그 방법을 설명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아이들이 짧은 글을 쓰는 큰 이유 중의 하나가 구체적인 부분을 생략하고 자세히 쓰지 않는 것이다. 글쓰기가 서툰 아이들은 자신이 알고 있는 내용이나 느낌을 글로 고스란히 옮기지 않는 경향이 있다. 머릿속에 든 내용과 글로 옮겨 쓰는 내용을 뚜렷이 구분해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뒤섞어서 상호보완적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글로 자세히 표현하지 않아 읽는 이가 이해하기 어렵거나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을 아이는 자신의 머릿속에 담겨 있는 내용을 보충해서 이해하기 한다는 것이다.


생활문이나 일기는 자신이 잘 알고 있는 자신에 관한 내용을 쓰는 글이어서 더욱 그런 경향이 많다. 생활문은 남에게 보여주는 글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남이 읽을 때 궁금한 점이 없도록 자세하게 쓰도록 설명하고, 글을 쓴 후에는 항상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 꼼꼼하게 다시 읽어보면서 부족한 표현을 보충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아이들이 짧은 글을 쓰는 문제는 자세하게 쓸 수 있도록 지도 하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다. 아이들이 자세하게 쓰도록 하기 위한 방법으로 아이의 글에 대해 질문을 하거나 스스로 질문을 하면서 쓰도록 지도할 수 있다. 저학년에게는 엄마나 교사가 글의 내용에서 궁금한 점을 물어본 후 보충된 내용을 추가해 쓰도록 하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스스로가 질문하면서 쓰도록 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방법은 모든 생활문은 물론, 일기, 기행문, 동화 등 모든 산문쓰기에서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 왜, 어떻게, 무엇을, 좀더 자세히 말해 볼래, 어떤 생각이 들었나?, 왜 그렇게 생각하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