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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교사 글쓰기지도

제목 1 .생활문의 이해


초등학교 국어과 교사용 지도서에서는 생활문의 특성을 다음과 같이 자세하게 제시하고 있다. 첫째, 생활문이란 글감을 일상적인 생활 속에서 얻어 쓴 글이다. 둘째, 생활문에는 아동의 중심 생각과 느낌, 정서가 담겨 있는 글이다. 셋째, 생활문은 생활 경험을 구체적으로 자세히 표현한 글이다. 넷째, 생활문은 생각을 구체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대화문을 섞어 쓸 수도 있다. 다섯째, 생활문은 나를 중심으로 쓰여진 글이다.이를 종합하면 생활문은 ‘아동이 일상생활에서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고 경험한 일을 구체적으로 솔직하게 쓰는 글’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생활문은 일기와 다른 점이 없어 보인다. 생활문이 일기와 다른 점이 있다면 일기는 날짜를 꼭 써야하지만 생활문은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또 다른 차이점은 일기는 자신만이 읽기 때문에 기록위주로 쓸 수 있지만 생활문은 독자를 의식해 이야기 형식으로 써야한다는 점이다. 이야기 형식이 되기 위해서는 줄거리를 짜임새 있게 구성해야 한다. 즉, 소설이나 동화의 구성에 해당하는 발달-전개-절정-결말의 구성을 갖추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러나 초등학생에게 구성적 기법을 강조하는 것은 자연스런 글쓰기에 방해요소가 될 수 있다. 때문에 처음부터 이야기적 구성을 지도하기보다는 자유로운 표현과 탐색을 권장하면서 상황에 따라 구체적으로 접근하는 지도방법을 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글쓰기 학습의 측면에서 볼 때, 생활문 쓰기는 모든 글쓰기 학습의 기초가 된다. 생활문을 쓰기 위해서는 느낌과 감동과 같은 정서적인 요소는 물론 구체적인 관찰력과 치밀한 구성능력, 그리고 관계적 해석능력과 의미의 발견과 부여까지, 모든 장르의 글쓰기에서 요구되는 사고요소를 다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생활문의 느낌과 감동은 동시적 요소가 되고, 생활문을 이야기로 구성하면 동화가 된다. 일기는 생활문의 내용을 하루의 것으로 한정한 것이며, 수필은 아이들이 쓰는 생활문과 다른 점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생활문을 잘 쓸 수 있으면 모든 글쓰기를 잘할 수 있는 기초 능력을 갖추게 되는 셈이다. 초등학교 아동들이 가장 많이 쓰는 글이 생활문인 점을 감안할 때 그 지도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생활문 쓰기는 아이들이 스스로의 존재를 인식하고 이해하도록 돕는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과 일정한 거리 두기가 필요해진다. 아직 통찰력이 부족한 아이들은 스스로 자기경험에 갇혀있어 제대로 된 자기 인식이 불가능하다. 이렇게 자기를 객관으로 관찰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지면 스스로를 지나치게 미화하거나 매사를 자기변명으로 일관할 수 있어 진실성이 결여되기 쉽다.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관찰하기 위해서는 제3자의 시각에서 자기를 바라보는 능력을 갖출 수 있어야 한다. 생활문은 자기의 경험과 느낌을 바탕으로 쓰여진다는 점에서 자기를 세상의 질서와 공간 속에서 객관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다. 이를 통해 아이들은 자기와 세계를 재인식하고 재발견하면서 자신의 객관적, 반성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다. 이러 점에서 생활문 쓰기는 정체성 형성을 위해 꼭 필요한 글쓰기라고 볼 수 있다. 자기 체험을 정직하게 표현하는 글쓰기는 자기를 재해석하고 이해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러한 능력은 아이들이 성장하여 청소년기가 되었을 때 자아정체성의 위기에 대응하여 새로운 자아를 형성해 가는 데 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