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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교사 글쓰기지도

제목 아이들의 특성을 고려한 글쓰기 교육의 측면에서


1. 삶을 위한 글쓰기의 필요성

그동안 이루어진 글쓰기에 관한 연구들은 작문의 절차와 원리를 상당히 깊이 밝혀낸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이 원리와 전략들이 구체적인 교수 학습 장면에서 살아나지 못하고 실제 글쓰기 교육이 오히려 다양한 활동과 전략 속에 갇힌 모양으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 문제이다. 불필요한 전략을 일률적으로 적용하거나 원리와 전략이 교육의 내용이 되어 새로운 학습의 대상이 되어 가는 모습이 그것이다. 현실의 다양함과 풍부함을 담아내야 할 글쓰기가 방법적 틀 안에 가두어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삶과 세계 안에서 다양하게 만들어지고 사라지는 현실 속의 실제 글쓰기를 인정하고 이를 어떻게 교육적으로 이끌어낼 것인가 하는 데 중심을 둔 글쓰기 논의가 더 진전되어야 한다.
글쓰기 교육에 대한 논의의 또 다른 방향은 문학 이론에 바탕을 둔 표현 교육 관련 논의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최근 문학 교육 연구에서의 글쓰기 이론은 주체의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의미 생산 활동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삶과 연관된 문학의 특성 때문에 ‘삶’에 강조가 이루어진다. 글쓰기에 대한 대부분의 연구들은 대부분 특정 작가나 사조의 작품에서 글쓰기의 원리를 추출하여 그것을 새로운 교육의 항목으로 구조화하려 한다. 그러나 문학작품이 일상적인 삶을 살아가는 개인들의 목소리가 담긴 글쓰기의 한 형태라고 하더라도 작가가 창작하는 문학 작품과 일상생활에서 이루어지는 삶의 한 모습인 글쓰기는 왜 쓰는가와 그리고 어떻게 쓰는가 하는 면에서 분명히 다른 점이 있다. 따라서 실제 학생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쓴 글을 바탕으로 일상생활 속에 숨어있는 글쓰기 방식을 찾아내고 이를 교육적으로 바르게 활용하는 데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학생들은 일기, 자서전, 감상문, 수필 따위의 형태로 자기 체험을 적는 글쓰기를 일상으로 하지만 이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는 미흡했다. 굳이 어렵고 낯선 글쓰기를 가르칠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실제 삶에서 흔히 이루어지는 글쓰기로부터 글쓰기 교육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2. 삶을 위한 글쓰기의 가치

1) 표현은 사회적 존재인 인간이 자신을 세계에 드러내는 기본적인 방식이다.

표현은 사회적 존재인 인간이 자신을 세계에 드러내는 기본적인 방식이다. 몸짓이나 그림 또는 노래나 말로 드러나는 다양한 표현 활동 가운데서 말하기와 쓰기는 언어를 통한 표현 행위이다. 인간은 언어로 존재를 자각하고 드러내며 사회에 참여한다. 지금까지 국어교육에서는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교육이 논의되어왔다. 의사소통의 측면에서 표현과 이해를 다루기도 하고 문학과 관련되어 삶과 세계에 대한 소통의 방식으로 다루어지기도 했다. 최근에는 자기이해, 정체성의 탐색과 관련하여 표현, 특히 쓰기를 다루는 연구가 많아졌다.


2) 사람은 누구나 자기를 표현하면서 산다. 자기표현이 제대로 안 될 때, 자유롭고 진실한 자기표현을 할 수 없을 때 마음은 병들고 죽는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를 표현하면서 산다. 자기표현이 제대로 안 될 때, 자유롭고 진실한 자기표현을 할 수 없을 때 마음은 병들고 죽는다. 우리는 살아가기 위해서 세계를 이해하고 관계를 맺어야만 한다. 표현은 인간이 자기 존재를 자기를 둘러싼 세계로 드러내는 방식이며 세계와 주체와의 관계를 탐색하여 자기를 이해하는 방식이다. 우리는 자기를 표현하면서 단순히 주체의 사고나 정서를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것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을 형성한다. 자기 경험을 글로 쓰면서 자기를 객관으로 바라보고, 과거 체험을 반성하고 성찰하며, 다른 사람들과 의미 있는 관계를 가지고 진실을 나누게 된다.


3) 표현의 가장 좋은 수단은 글쓰기다.
표현의 가장 좋은 수단은 글쓰기다. 글쓰기만큼 사람의 사상과 정서를 자세하고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더 없다. 흉내 내기나 말재주를 넘어서서 자기, 자기 말, 자기 삶을 찾아가져서 스스로 키워 가는 참된 자기표현이 드러나는 글쓰기는 자기를 이해하고 나아가 건강하게 세계와 관계 맺는 중요한 수단이 된다.


4) 글쓰기는 사회적 의미 공유 체계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문화적 실천이다.
글쓰기는 사회적 의미 공유 체계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문화적 실천이다. 생활글 쓰기는 자유로운 자기 발견과 표현이라는 맥락에 속해 있다. 글을 쓰면서 내면과 타자와 소통하는 방법을 찾고 개인의 자아정체성 위기에 대처하는 좋은 방안을 얻어 자기 삶의 연속성을 파악하게 된다. 체험과 관찰을 바탕으로 자기를 객관화하고 반성하며, 자기 안에 있는 낯선 자기를 수용하여 새로운 자아상을 확장하며, 더 나아가 진실을 다른 사람과 나눔으로써 자기 세계를 넓혀간다. 진정하게 학습자를 중심으로 세우는 교육이 이루어지려면 그들의 경험 세계와 삶의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


5) 자기 삶을 쓰는 글쓰기는 일상에서 일기, 편지, 자서전, 감상문, 서사문 따위로 쉽고 다양하게 이루어진다.
자기 삶을 쓰는 생활글 쓰기는 일상에서 일기, 편지, 자서전, 감상문, 서사문 따위로 쉽고 다양하게 이루어진다. 생활글 쓰기는 표현주체의 자기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자기 표현의 글쓰기이다. 일반적으로 경험을 중심으로 하는 표현적 글쓰기와 유사하며, 서술 방식에서는 서술 자아와 경험자아가 일치하기 때문에 자기가 살아온 삶을 대상으로 일정한 서사를 구성하는 자전적 글쓰기와 동질 개념의 글쓰기이다. 자기 경험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학습자가 창조성을 발휘하기 쉬운 영역이며 모든 글쓰기의 바탕이 된다. 따라서 쓰기 교육에서 위상을 재정립하고 그 가치를 제대로 활용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6) 표현주체 글쓰기는 자아 정체성 형성에 기여한다.
중등 교육 단계의 청소년기는 정체성과 역할 혼미를 그 특징으로 한다. 여기에서 자아 정체성 형성에 기여하는 생활글 쓰기의 역할이 더욱 커진다. 생활글 쓰기는 인간과 자연을 도구로 여기는 천박한 자본의 물질문화에 휘둘리면서 주체성을 상실해 가는 현대에서 글쓰기의 진정성을 회복하고 건강하고 새로운 자아 형성을 기대한다.

[이은영(2003)의 “표현주체 중심 글쓰기 지도 방법 연구” 에서 발췌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