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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교사 독서지도

제목 서술 시점 바꿔쓰기
시점이란 관점(觀點)이라고도 하며, 누가 어떤 각도에서 작품의 내용을 서술하는가 하는 시각을 말한다. 이러한 서술 시점을 달리하면 인물의 심리나 사건의 전개 등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작품의 주제나 분위기는 어떤 것이 더 효과적으로 전달되는지 느껴 볼 수 있다. 또한 시점의 선택에 따라  작품의 극적인 효과와 흥미가 달라짐을 체험할 수 있다.

노인과 바다의 소년이 되어서

ㅇ월  ㅇ일 ㅇ요일 날씨 : 별일없음

  할아버지께서 돌아오셨다. 평소에도 내가 좋아하고, 존경하는 할아버지는 오늘따라 왠지 모르게 얼굴에 수심이 있는 것 같았다. 아마도 며칠동안 계속 고기를 잡지 못하신 까닭이었을 것이다.
  난 아주 어렸을 때부터 할아버지와 함께 바다에서 많은 나날을 보냈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고기가 잡히지 않는 것을 보고 부모님들께서는 다른 어부와 고기잡이를 하라는 것이었다.
  아무튼 오늘 할아버지의 걱정많은 얼굴을 보니 어무도 안타까웠다.
난 그런 할아버지를 보고는 무엇인가 돕고 싶다는 생각에 배 ;위에 있던 많은 고기잡이 도구들을 날라드렸다. 그리고 테라tm 식당에서 음식을 조금 얻어서 할아버지의 저녁식사를 해결해 드렸다.
  잠시 뒤 집에 가려던 나는 의자에 깊숙이 몸을 넣고 잠들어 계신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담요를 덮어드리고 돌아오게 되었다.
어쨌든 난 내일도 할아버지를 도와드려야 겠다.
  “할아버지… 오래 사셔야 해요…”


×월 ×일  ×요일 날씨 : 별일 없음

  …어두운 새벽에 할아버지의 부름에 깨어난 나는 할아버지의 고기잡이 도구를 바닷가까지 들어다 그리고는 준비해온 커피를 마시며 잠시 휴식을 취했다.
  그리고 난 뒤, 나는 할아버지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어주기 위해 내가 좀 얻어놓은 미끼… 정어리 두 마리를 할아버지께 드렸다.
  할아버지는 고기잡이를 모두 갖춘 뒤 나와 함께 물에 올라와 있는 배를 바다 위에 힘겹게 띄워 놓은 뒤 푸른 바다를 천천히 가르며 나아갔다.
  오늘도 큰 고기를 잡기 위해서…
  그 큰 고기에게 도전장을 내밀기 위해 꾸준히 나아갔다.
  매번 한 마리의 고기도 잡지 못하고 돌아온 그였지만 오늘의 그 할아버지 뒷 모습은 이상하게도 매우 힘차보였다.
  “할아버지… 그 누구도 보지 못한 아주 큰 물고기를 잡아오시길 바랄께요.…”


×월 ×일  ×요일 날씨 : 해가 무척 화가 난 듯…

  3일 동안 그림자 하나 보이지 않던 할아버지께서 드디어 돌아오셨다. 하지만 어느 때처럼 잡아온 고기는 하나도 없는 듯… 했지만 배 옆에 달려 있는 어마어마하게 큰 물고기의 배는 어떻게 된 일이지 잘 모르겠다. (혹시 저 고기를 잡아서 오는 동아 다 먹어버린 건…?)
  할아버지는 오시자마자 집에 돌아와 잠이 드셨다. 한 마리의 고기도 잡지 못한 할아버지의 모습은 이상하도록 매우 편한 얼굴이었다. 아마도 아주 재미있는 꿈을 꾸고 계신 모양이다.
  아무튼 아무 일없이 돌아온 할아버지는 나에게 있어서는 정말이지 한없이 기쁘게 만들었다. 이제까지 3일 동안 바다에서 돌아오시지 않은 적은 매우 드문 일이었기 때문이다.
  내일이면 할아버지는 또 저 바다위에 나갈 것이다.
  매번 실패한 그였지만 실패한 만큼 만회라도 하려는 듯 계속 도전하는 그의 의식은 보통의 어부에게서 보이지 않는 그만의 특징일지도 모근다.

                                                               [창조적 독서교육/조영식/인간과 자연사]

기억 속의 들꽃

개림중학교 2학년 조은경  
  
  숨을 헐떡이며 나는 어느 마을에 도착했다. 아직도 무서운 숙부의 얼굴을 생각하면 섬뜩해진다. 나를 죽이려고 온갖 생각을 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화가 치밀어 오른다. 원래의 숙부님모습은 어디로 갔는지.. 너무나도 힘든 세상이다.
  이렇게 힘들게 도착한 마을 사람들의 시선이 너무 따갑고 차갑게 느껴진다. 이런 대우를 받으며 살아야 한다니, 너무 슬프다.
  주위를 서성이며 걷다보니 저쪽에 서 있는 남자아이가 눈에 띈다.
  "얘."
  나는 그 아이를 불렀다. 그 아이는 당황한 듯 날 쳐다보았다. 내가 그 아이를 부르는 것에 대해 당황한 모습과 나의 낯선 말들이 그 아이를 당황하게 만들었나 보다. 이곳은 시골이기 때문이다.
  "너희 엄마, 아빠 집에 계시니?"
  그 아이는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긴장한 듯 몸은 뻣뻣이 굳은 채로..
  "나 너무 배고파. 엊저녁부터 굶었거든. 밥 좀 라고 하자."
  나는 앞장서서 걸었다. 무슨 남자아이가 저렇게 순진한지 마치 내가 주인인 듯이 그 아이는 내 뒤를 따라왔다. 마당에 도착하니 그 아이는 나의 그물에서 풀려난 듯이 "엄니, 엄니!"하고 어머니를 계속 불러댔다. 나를 본 아주머니는 차가운 말투로 나를 내쫓으려 했다. 이대로라면 영영 밥도 못 먹고 죽을 것 같아 나의 재산인 금반지 하나를 꺼내었다.
  "아주머니, 다름이 아니라 이걸 보여드릴려구요."
  반짝거리는 금반지를 금방 눈치챈 아주머니는 내게 대뜸 다가섰다.
  "아니, 고것 금반지 아니더냐?"
  그러고선 아주머니는 금반지를 이리보고 저리보고 이로 깨물어 보기도 하고 온갖 것을 다해보더니 마침내 미소를 지으시며 나에게 거듭 금반지의 출처를 물었다. 나는 길에서 주었다고 거짓말을 했다. 아주머니의 갑자기 달라진 태도와 목소리를 조금 어색했다.
  역시 금반지의 위력은 대단했다. 나의 작전이 성공된 것이다. 금반지가 없었더라면 난 아마 밥도 못 먹고 불쌍하게 죽었을 지도 모른다. 이 계기로 나는 그 아이의 집에서 살게 되었다. 사실 내겐 이것말고도 더 많은 금반지가 있다. 어머니의 마지막 재산이라고나 할까..
  어머니와 아버지는 저 먼 곳에 계신다. 다시는 이곳에 발을 내딛을 수 없는 저 먼 곳으로.. 전쟁중 비행기 폭격후 내가 눈을 떴을 때 내 위에 무언가 무거운 것이 날 숨막히게 해 나는 필사적으로 그것을 떨쳐내어 버렸다. 이런 내 행동을 지금은 굉장 후회한다. 그게 어머니와의 마지막인줄도 모르고.. 날 끝까지 살리기 위해 피범벅이 된 무거운 엄마의 시신을 난 떨쳐버렸던 것이다. 그런 슬프고 무서운 기억에 난 폭격소리가 무척이나 싫다. 어머니를 잃게 한 폭격 소리를 난 너무 싫어한다. 그리고 난 내 위에 무언가가 있는 것도 싫다. 어머니와의 기억이, 슬픈 이별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엄마가 보고싶어지기 때문이다.
  그런 내 맘도 모르고 싸울 때마다 내 위로 올라오는 남자아이들이 내 맘을 몰라줘서 한심하고 무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난 이 사실을 말하고 싶지 않다. 내겐 너무 슬픈 기억이고 엄마에 대한 기억을 말해주고 싶지 않다. 내 마음을 쿡쿡 찌르게 되는 이 느낌이 싫기 때문에...
아주머니와 산지도 이제 꽤 되어간다. 눈치보며 사는 삶이 힘들지만.. 아저씨의 행동도 요즘 들어 심상치 않다. 나의 재산인 금반지 하나가 더 필요로 하게 되었다.
  나는 금반지 하나를 손에 들고 말을 꺼냈다.
  "아주머니, 이게 또 있네요."
  아주머니는 좋기 하지만 길에서 항상 주워오는 날 이젠 의심하게 되었다. 남들은 눈 씻고 찾아봐도 없는 금반지를 난 용케도 잘 찾아오니 말이다. 하지만 난 금반지의 출처를 말하지 않았다. 나의 생존수단 출처를 말하게 되면 난 살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하루는 아저씨가 내게 금반지의 출처를 가르쳐 달라고 협박해 나는 집을 나왔다. 내게 금반지가 더 있다는 것을 안 사람들도 날 찾았다. 난 필사적으로 도망치다 사람들에게 잡혀 나무 위에 있다가 여자임이 밝혀졌다. 내 삶이 더 힘들어 질 것 같다. 내가 여자임을 안 그 아이는 또 한번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나는 여자라는 것을 들켰기 때문에 오히려 더 남자답게 행동하려 했다. 내가 여자라고 해서 달라질 것이 없다는 듯이.. 나는 내가 그대로이다는 걸 잘 보여주기 위해 남자아이들이 하는 놀이는 더 열심히 더 잘했다. 이렇게 그대로인 난 아이들과의 어색함이 생기기 전에 다시 친해질 수 있었다.
  그렇게 우리들은 이제 만경강 다리 위에서 놀았다. 끊어진 다리 철근을 잘 넘나드는 나에 비해 남자아이들은 철근 앞에서 다리를 후들후들거렸다. 사실 철근에는 남은 금반지 주머니가 달려있다. 그곳엔 나밖에 갈 수 없기 때문에 금반지를 숨겨둘 수 있는 아주 좋은 장소이다.
항상 철근을 넘나들며 자랑하던 내가 이쁜 꽃을 하나 발견했다. 나는 그 아이에게 꽃의 이름을 물으니 순간 그 아이는 놀래더니 곧 태연하게 말했다.
  "쥐바라숭꽃........"
  처음 들어본 꽃 이름이었다. 나는 그 꽃을 머리에 꽂았으나 바람에 날려 강에 떨어져 버렸다. 아까웠다. 예뻤는데.. 제대로 구경하기도 전에 떨어져 버리다니.. 치∼
  그 후로도 그 아이와 나는 매일 이 다리에서 놀았다. 시간이 흘러도 그 아이는 여전히 철근 위를 걷지 못했다. 내가 철근 위를 건너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폭격소리가 들려왔다. 너무 무서워 머리가 아찔하다. 갑자기 엄마의 기억이 생각난다. 내 머릿속에 엄마라는 단어 이외에는 어느 무엇도 생각나지 않고 하얗게 질려버린다. 이런 느낌 너무 이상하다. 점점 앞이 깜깜해진다. 나는 방향감각을 잃어버린 듯한 느낌이다. 어디론가 떨어진다. 점점 숨이 가빠오지만 내 마음만은 너무 편안하다. 아마도 엄마와 아빠를 만날 것 같다.

                                                        [부산동부교육청 전자신문/http://www.yc.ms.kr/~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