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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교사 독서지도

제목 형식 바꿔 쓰기
소설을 희곡이나 시나리오로 바꾸거나 시(서사시)를 희곡으로 바꿀 수 있다. 이렇게 개작된 대본을 직접 연극이나 드라마로 연출하면 보다 높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시「가난한 사랑 노래」를 소설로

모든 만물이 어둠에 묻히고 나조차 어둠의 노예가 된 시간, 별들과의 대화는 분주했던 오늘 하루의 피로를 씻어 내린다. 오늘 하루도 째각거리는 시계바늘 소리에 도피하듯 그렇게 뛰어나왔고,그늘진 나의 모습에서 느껴지는 느낌이라는 것 그저 씁쓸한 조각뿐이다.

부엌이 딸린 단칸방. 다리도 제대로 펴지 못하고 쓰러져 잠든 어머니와 할머니. 삶에 지친 이들의 모습은 나를 허기지게 한다. 아침에 눈뜨면 모든 이들과 똑같은 하루의 시간을 받으면서도 한숨을 지으며 시간의 흐름을 재촉해야 하는 내 소중한 분들. 그래도 내게는 어깨를 기댈 수 있는 분이 있기에 열심히 뛰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

할머니는 고등어를 씻고 계셨다. 수돗물을 틀어놓은 채 고등어의 갈라진 배를 깨끗이 씻고 계셨다.
"학교 다녀왔…."
내뱉은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불현듯 화가 치밀었다. 이글거림이 복받쳐 올랐다. 할머니는 또 값싼 동정을 받아오신 것이다. 할머니가 시장 가시는 길에 생선 파는 아주머니가 초라하고 말도 잘 못하는 우리 할머니께 팔다 남은 고등어를 주신 것임에 틀림없다.
"할매, 그런 거 받아오지 말라고 했잖아. 준다고 계속 받아오면 어떻게 해? 우리가 거진 아니잖아."
난 그저 동정이 싫었다. 생각해서주는 아주머니의 성의는 고맙지만, 노력으로 얻지 않고 그냥 불쌍해서 주는 것은 나를 서글픔에 젖게 했다. 할머니는 그런 말하면 못쓴다는 듯 손짓 몸짓으로 말씀하셨다.

그렇다. 할머니는 몇 년 전 추운 겨울에도 쓰러질 듯한 몸으로 고추 곡지를 따다 중풍이 재발되셨다. 그때 이후 치아 없는 입을 통해 알아듣지도 못할 정도의 말들을 얼버무리신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백내장 진단을 받아 치료했으나 한쪽 눈이 보이지 않으신다.

할머니는 생선을 구우려 하셨다. 나는 그 생선을 받고 몇 번이나 허리 숙여 인사했을 할머니를 생각하니 더 짜증이 났다. 저금통을 깼다. 그리고는 시장에 가서 더 비싼 갈치를 샀다. 할머니께 화낸 것을 사과하며 그것을 드렸다. 웬 거냐는 눈빛이 대답 없이 돌아왔다. 눈물이 흘렀다. 나는 동정받아야 하는 입장이라는 사실이 싫다.
새 학기가 시작되면 으레 나는 밤잠을 설친다. 가정방문이나 식구 조사, 아버지의 직업 조사 때문이다. 괜히 심장 박동 소리가 커지고 흥분된다. 나의 아버지란 분은 내가 초등학교 때 시계점을 그만두고 돈 벌러 간다는 이유만으로 재산을 팔아 다른 지방으로 가셨다. 그 때문에 우리 식구는 단칸방의 설움을 겪었다. 그러니 아버지의 직업 조사 때 어느 특정 분야라고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돌아가셨다고 할 수도 없는 나는 난처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별일도 아니지만, 수줍음 많고 내성적인 나에게는 큰일처럼 걱정된다. 아버지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미워할 수도 없었다. 미워도 고와도 내 아버지. 어디에서든 건강하시고 행복하게 지내고 계시길 바랄 뿐이다.

우리 어머니. 사실 난 어머니라고부르지 않는다. 엄마. 난 이 이름이좋다. 엄마라는 이름표를 달고 계신 그분은 우리 집 가장이다. 여름에는 새벽 4시면 햇마늘 일을 하러 가신다. 마늘 찧는 냄새가 코를 찌르는 가운데 흙투성이가 되어 상기된 얼굴로 마늘 일을 하신다. 그럴 때면 나는 저녁밥이라도 준비하고 설거지며 빨래를 해놓곤 하지만, 엄마가 더 바라는 것은 학업에 충실하는 것 같다.

나는 이루고픈 희망이 있다. 내가너무도 원하는 꿈이다. 하지만 내 꿈은 모른 채 우리 집 형편을 빤히 아는 이웃 어른들은 가끔 나의 미래를 걱정한다.
"너는 실업계 여상에 가서 은행이나가거라."
그게 싫다. 가난하기 때문에 꿈을버려야 한다는 사실은 받아들일 수가 없다. 난 국어 선생님이 되고 싶다. 아니 될 것이다. 나를 알고 있는 그들 모두에게 보란 듯이 되고 말 것이다. 국어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과목이다. 사실 내가 글짓기 대회에서 받은 상장만도 쉰 장 정도나 된다.

엄마가 고생하시는 것은 안다. 그래서 내가 더 열심히 뛰어야 한다는 것도 안다. 늦은 밤 천 원이라도 더 벌기위해 아파야 하는 엄마의 고단함도 안다. 또한 내 위치가 어디쯤인지도 안다. 그리고 소년 소녀 가장들에 비하면 의지할 엄마와 할머니가 계시다는 이유만으로 행복하다는 것도 안다. 그러기에 감사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도…….

우리 엄마 얼굴에도 어느덧 늙음의 길로 들어서는 발자국들이 그려진다.나는 그 발자국들을 지우기 위해 쉼없이 달리리라 다짐한다.

어느 날 불현듯 친구가 나에게 왜 사느냐는 질문을 던져왔다. 나는 대답했다. 내가 살아오는 길에 받았던 모든 것들-행복의 느낌, 나를 있게 한 귀중한 가르침, 올바르게 살아가는 데 필요한 삶의 자세들, 그리고 물질적인 것조차-을 다시 누군가에게 돌려주기 위해서 산다고…….

나는 말없이 세상을 아름답게 꾸미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 눈이 있고, 말할 수 있고 들을 수 있는 입과 귀가 있다. 그리고 건강한 두 다리와 팔이 있다. 생각할 수도 있고, 옳고 그름을 가릴 수 있는 판단력도 있다. 그리고 시를 이야기할 친구도 있다.

이렇듯 살아갈 이유들이 있기에 나는 언젠가 내 삶의 아름다움을 노래할 수도 있으리라고 생각하며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단지 아픔만을 노래하던 잿빛 시간들을 희망이 가득 찬 시간으로 그리고 싶다. 이젠 정말 이 회색빛 공간을 떠나 드높은 푸른 공간에 발을 딛고 힘차게 뛰고 싶다. 내 소중한 삶을 위해…….

                                         [책으로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교사들/독서교육의 길라잡이/푸른숲]


  '마지막 줄타기'를 극본으로 바꿔 쓰기

서귀포초등학교 6학년 박민선

노인 : 얘야, 이제 슬슬 준비하자꾸나.
소년 : 네. 선생님. 그런데  잘 될까요? 시시하다고 가 버리면 어쩌죠?
노인 : 그런 건 상관없단다. 나는 내 일에 최선을 다 할 뿐, 남들이 어떻든 상관없어.
소년 : 이제 줄타기를 시작합니다. 모두 와서 봐 주세요.
구경꾼1 : 아직도 줄타는 사람이 있었나?
구경꾼2 : 한 번 보기나 하자구.
노인 : 그런 난 시작하겠다.
구경꾼1 : 와! 정말 잘 하는데!
구경꾼2 : 그러게 말일세.
노인 : 아 이제 끝났구나.
소년 : 선생님. 괜찮으세요? 아까는 정말 멋있었어요.
노인 : 너에게 줄타는 법을 가르쳐야 되는데......
소년 ; 선생님.....
구경꾼2 : 정말 안됐구만!
해설 : 구경꾼들은 모두 고개를 숙이고, 소년은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어린이 독서교육/허덕희/인간과 자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