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마당 > 부모/교사 독서지도 > 독서감상지도

부모/교사 독서지도

제목 인물 초대 형식의 독서감상 지도
이 활동은 작중 인물들을 한자리에 불러모아 서로 이야기를 나누게 하는 방법으로, 작품에서 드러난 갈등 문제를 다시 부각시키고 그 해결의 실마리를 찾거나 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방법이다. 즉 동일 작품 내에서 주동 인물과 반동 인물로서 상반된 입장에 처해 있는 경우, 서로 다른 작품 속의 인물이고 서로 다른 세계의 인물(현실과 허구의 세계, 과거와 현재, 동양파 서양 등)이지만 비슷한 갈등 상황에 처해 있다거나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의 고민과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경우, 또는 어느 한쪽이 다른 한 쪽에게 충고하거나 문제점을 지적해 줄 수 있을 경우, 또는 서로간의 입장이나 태도가 너무 상반된 경우에 이들을 초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눠 보게 하는 것이다.

이밖에 역사적 인물이나 현실의 인물을 초대해 작중 인물들과 만남의 자리를 갖고 가상대담을 벌이게 하는 것도 인간과 삶의 이해와 바른 가치관 형성에 도움이 될 것이다.

동일 작품 내의 인물들을 초대해 만나게 하는 방법

한 작품 내에서 주동 인물과 반동 인물은 갈등과 대립, 극복과 화해의 모습으로 구성된다. 이러한 작중 인물들을 한 자리에 불러모아 자신의 입장을 드러내고 작품 속에 나오는 갈등 상황과 논란거리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상해 쓴다.

예를 들어 「치숙」의 두 인물 나와 삼촌'을 대화의 장으로 초대해 서로의 생각을 솔직하게 터놓고 이야기하도록 해 가상 토론을 벌여보게 하면 서로의 입장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날 것이다.


故로미오군과 故줄리엣양의 만남

대구과학고등학교 2학년 박준규

* 서로 사랑하던 故로미오군과 故줄리엣양이 오랜 기다림 끝에 2001년 8월 20일 채팅 사이트 dieclub(다이클럽. 대표 박준규)에서 만나 그 장면을 취재했습니다.


로미오(Romeo) : 오~줄리엣! 이게 얼마만이오! 그동안 어떻게 지냈소. 그동안 마음 고생은 오죽 심했겠소! 오, 나의 사랑하는 줄리엣 무슨 말이라도 해보오. 지금 지나가는 이 시간들을 고이 보내기엔 너무 안타깝소.

줄리엣(Juliet) : 오~로미오. 저는 물론 잘 있었어요. 하지만 400년동안 매일같이 당신을 그리워하며 울다 이렇게 눈이 멀고 말았어요! 이런 절 아직도 사랑할 수 있겠나요?

로미오(Romeo) : 줄리엣, 나를 믿지 못하오? 나는 그대가 얼굴이 문드러져 보기 싫게 된다고 해도 당신만을 사랑할 것이오. 줄리엣, 당신이 나에게 조금만 더 빨리 그 사실을 전해 주었다면 우린 현세에서도 더욱 미련없이 사랑하다 떠나올 수 있었을텐데!

줄리엣(Juliet) : 로미오, 절 탓하지 말아요. 당신이 조금만 더 기다렸다면 내가 눈을 뜨는 것을 볼 수 있었을텐데. 왜 그렇게 성급하게 굴었나요? 당신이 조금만 참고 기다렸다면...

로미오(Romeo) : 줄리엣 뭐라고? 지금 나를 탓하는거야!

줄리엣(Juliet) : 아니에요. 로미오. 난 그저 당신을 원망했을 뿐이에요.

로미오(Romeo) : 아니! 지금 누가 누굴 원망하는 거야! 당신의 이종사촌 티벌트가 머큐쇼를 죽인 게 근본적인 이유였소. 지금은 화해했지만 캐퓰렛가는 정말 어쩔 수 없는 집안인가보군. 정말 한심해. 에이~!

줄리엣(Juliet) : 정말 답답하군요, 로미오. 그런 당신은 흥분하지 않았나요? 당신도 흥분해서 티벌트를 공격했잖아요. 우리가 서로 맺어진 사실을 알면서도 당신은 우리 집안의 사람을 살해했어요. 그건 당신이 우리의 사랑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았다는 뜻이에요.

로미오(Romeo) : 함부로 판단하지마시오, 줄리엣! 지금보니 당신이라는 여자는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구료, 그래. 내가 왜 이때까지 그대를 그리며 살아왔는지 내 자신이 바보스럽군.

줄리엣(Juliet) : 로미오! 어떻게 이럴 수가! 당신 때문에 눈먼 내가 불쌍하지도 않나요?

로미오(Romeo) : 이제 남 얘긴 걸 뭐. 당신이 잘못한 일가지고 나한테 덮어 씌우지 마시오!

줄리엣(Juliet) : 로미오!

로미오(Romeo) : 이제 내 이름을 부르지도 마시오. 이제 당신이란 여자는 정말 지긋지긋해!

줄리엣(Juliet) : 그래, 고맙다. 나 이제 안과가서 수술하고 딴 남자나 찾아볼꺼다. 이제 다신 나를 찾지마! xx...이런 기회는 누가 준거야! 괜히 기분만 더럽혔네!
그래 잘 먹고 잘 살아라. 난 원래 여자가 있었다! 내 사랑 룰리엣에게 가야겠어! 흥!

이렇게 서로를 너무나 사랑했던 로미오와 줄리엣은 저승에서의 400년이란 긴 시간의 장벽을 이기지 못해 서로에 대한 굳건했던 애정이 무너지고 말았다. 결국 이제 더 이상 희대의 비극 ‘로미오와 줄리엣’은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이로써 온세계에 책을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을 눈물에서 건져내어 웃음을 짓게하는 계기가 되어 사회가 명랑하고 밝은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데 큰 도움이 되어 많은 이들의 찬사를 들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시각이다.[박준규 학생의 독서신문 'BOOKS' LIFE'에서]

'괭이부리말 아이들'을 읽고
-괭이부리말 식구들과의 토크쇼


김나영  

나영 : 안녕하세요? 오늘은 순수의 발견이라고 할 수 있는 괭이부리말 식구들을 모셨습니다.

숙희 : 순수의 발견이라기보다는 저는 화려함의 원조라고 표현해도 빠질 게 없을 거 같네요. 흠흠...

나영 : 아, 네. 숙희씨와 숙자씨는 쌍둥이라고 들었는데, 정말 둘이 누가 누구인지 구별해 내기가 여느 쌍둥이들에 비해 더 어렵네요.

숙자 : 하지만 조목조목 살펴보면 다른 데가 한두 군데가 아니죠. 그래서 저의 마을 사람들이 저와 동생을 구분들 하시나봐요.

나영 : 네, 그러고 보니 숙자씨는 쌍꺼풀이 없고 얼굴이 조금 동글납작한 편이고, 숙희씨는 쌍꺼풀이 있고 언니에 비해 얼굴이 조금 갸름하게 생기셨네요.

동준 : 그리고 성격으로도 알 수 있어요. 왜냐하면 숙자는 몇 분 더 일찍 태어났지만 하는 행동이나 말을 들으면 언니 구실을 다 하는 속이 꽉 찬 만두 같고, 숙희는 몇 분 조금 늦게 태어났다고 온갖 투정을 부리며 동생 행세를 다 하려고 들죠.
  (숙희, 움찔하며 동준을 노려본다.)

나영 : 네. 그런 차이도 있었군요. 그럼 동준씨의 형인 동수씨에게 질문을 해 보겠습니다. 이런 말을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영호 삼촌을 만나기 전까지...

동수 : 네. 본드나 불고 애들 돈이나 뺏는 불량배였죠. 하지만 그 도중에 영호 삼촌을 만나게 되었다는 건 제 인생에 있어 가장 큰 행운이었죠. 영호 삼촌을 못 만났더라면 지금 저의 모습은 상상하기도 싫습니다.

명환 : 네, 네... 저, 저도 마, 마찬가지예요. 영, 영호 삼촌의 크, 큰 관심과 사, 사랑이 없었더라면 우, 우린 영원히 그, 그 어둠 속에서 벗어나지 모, 못했을 겁니다.

나영 : 네. 말이 나와서 하는 말이지만 자신을 믿고 지켜봐주며 영원한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이 있었더라면 지금의 불량 청소년들은 생겨나지 않았을 겁니다. 그래서 비뚤어진 그들도 다 그들만의 탓이 아니란 걸 알아야할 것 같네요. 아, 그리고 영호 삼촌이라고 하셨나요?

영호 : 네? 아, 네. 저는 동수와 명환이의 말처럼 많은 걸 주지 못하고 그런 소리를 듣게 돼서 정말 부끄럽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진정 자신의 과거를 뉘우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어서 요즘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나영 : 그리고 영호 삼촌과 같이 동수에게 큰 사랑을 베푼 선생님이 계시다고 들었는데요?

명희 : 큰 사랑이란 표현은 왠지 거창한 말인 것 같네요. 저는 숙자의 담임 선생으로서 조그마한 관심을 가져준 것뿐입니다. 그러고 보니 말이 관심이지, 그동안 대화도 제대로 나누어보지 못한 것 같네요. 그리고 실은 자도 잠깐 괭이부리말에 살았던 적이 있었어요. 그러니깐 그 때가 영호와 동창이었을 때죠. 저는 그때 제 인생에서 빈민 지역에서 살았다는 자체가 솔직히 말해서 큰 수치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이번에 동수 일을 통해서 저도 많은 걸 느끼고 정이 넘치는 괭이부리말 식구가 되기로 했답니다.

나영 : 네, 오늘 출연해 주신 괭이부리말 식구들에게 감사 드립니다. 저도 이 분들을 만나서 짧은 시간이었지만 서로 돕고 사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어 좋았습니다. 아마 여러분들도 저와 같은 마음이리라 생각합니다. 이상으로 이 시간을 마치겠습니다.


                                             [부산광역시동부교육청 전자신문/http://www.yc.ms.kr/~rn]


다른 작품 속의 인물들을 초대해 만나게 하는 방법

비록 서로 다른 작품 속의 인물로 서로가 전혀 다른 시간과 공간 속에 존재하는 인물이지만 시공을 초월해 만남의 자리를 갖게 하고 그 내용을 글로 써 보게 함으로써 통찰력과 표현력을 기를 수 있다.

예를 들어 「수난이대」에서 부자간의 협력으로 수난을 극복해 가는 두 주인공 '만도와 진수'는 「비오는 날」에서 비정상적인 삶을 살아가는 두 남매, 동욱과 동옥에게 할 말이 많을 것이다.


책 속의 인물과 실제 인물(역사적 인물, 현실의 인물)을 만나게 하는 방법

작중 인물이 아니더라도 실제 역사 속의 인물이나 현실의 인물을 작중 인물과 만나게 해 대화를 나눠 보게 하는 것도 작품과 현실 세계를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는 좋은 방법일 것이다. 즉 일제 시대 때 갖은 탄압 속에서 독립의 의지를 보인 이육사나 윤동주 시인은 일제시대를 태평천하로 생각하고 친일 행각을 벌였던 「태평천하」의 주인공 윤직원 영감에게하고 싶은 말이 많을 것이다. 이들이 나눌 법한 대화를 가상해 써 보자.

자신도 만남의 자리에 함께 하는 방법

여러 인물들을 초대한 자리에 자신도 직접 대화자로 참여할수 있다. 작품속에서 의문이 생겼던 점에 대해 질문을 하거나 의견을 낼 수 있고 토론이나 대화의 중재자나 사회자의 역할을 해도 무방하다. 책을 읽으며 가졌던 생각을 표현하고 인물이 보일 반응을 상상해 적어보는 것이다. 인물에 대해 동정하거나 감사하는 말을 해도 좋고 충고하거나 비판할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