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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교사 독서지도

제목 3. 도서 선정


1. 장난감처럼 다룰 수 있는 책

8~9개월 정도의 아기일 경우, 손과 눈의 협응이 발달하는 시기이므로 무엇이든지 잡으려고 한다. 따라서 그림책은 아기가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고 만질 수 있는 것이 좋다. 또한 1세 반까지의 아기는 프로이드의 구순기에 해당하므로 책을 빨거나 물기도 한다. 이시기 아기의 관심은 입, 혀, 입술 등 구강에 집중되어 있으므로 빨기, 물기, 먹기 등의 행동을 통해 만족과 쾌감을 얻는다. 이러한 요구가 충족되지 못하면 먹거나 마시거나(알콜중독 등) 술ㆍ담배ㆍ과식ㆍ껌씹기ㆍ말하는 행동에 치중하는 것 같은 입놀림의 증가 등과 같은 구순적 고착에 빠지게 된다.

따라서 이시기 유아에게 제공되는 모든 사물은 이런 유아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 책도 예외는 아니어서 만지거나 빨거나 하여도 인체에 해를 끼치지 않는 것이어야 한다. 또한 장난감처럼 아이가 들기에 무겁지 않고, 혼자서 책장을 넘기기에 편리한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정기철, 2000)


2. 단순한 사물이 그려진 그림책

일반적으로 어머니들은 유아가 어느 정도 말을 하기 시작하는 3-4세부터 책을 읽어주기 시작한다. 어느 정도 말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엄마가 읽어주는 책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 때문이다. 그러나 책읽어주기는 말을 이해하거나 할 수 있는 능력과는 무관하게 일찍 시작하는 것이 좋다. 1세 미만의 영아에게 엄마가 혼잣말처럼 해 주는 이야기는 아기가 알아듣지 못하더라고 언어발달의 기초가 된다. 또한 이시기 유아에게 그림책을 보여주는 것은 단어나 지식을 가르치는 등의 지적 성장을 추구하기 위함이 아니라 책을 매개로 하여 엄마와 아기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는 것에 의미를 두어야 한다. 따라서 글자가 없는 그림책이나 사진으로 된 책도 선정할 수 있다.

2세까지는 아기는 이야기가 있는 책보다 주로 정보를 제공하는 책, 특히 사물에 대한 그림책이 좋다.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아기에게 배경이 가득한 책은 오히려 혼란스럽다. 동물의 종류나 사람의 신체 부분, 공과 놀잇감 등 아기가 일상생활에서 경험했거나 매일 접하는 사물을 그린 그림책을 번갈아 보여주는 것이 아기의 흥미를 끄는데 효과적이다.

그림은 사물이 정확하고 바르게 그려져 실제 사물과 긴밀하게 연관되는가를 확인한다. 색상과 색감은 밝고 선명하고 아름답게 그려진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아기들은 빨강, 노랑, 파랑과 같은 원색을 사용하여 선명하고 뚜렷하게 사물을 드러내는 책에 흥미를 느낀다. 구성면에서는 단순하면서도 조화롭고 안정된 것을 선택해야 한다. 낮은 수준의 그림, 눈에 거슬릴 정도로 짙은 채색의 삽화, 어딘가 불안정하고 세련되지 못한 느낌이 드는 그림, 모양이 일그러지고 비뚤어진 그림 등은 피해야 한다.

3. 유아의 일상 생활체험을 잘 표현한 생활그림책

유아의 일상생활 체험을 잘 적용한 그림책은 유아의 주변에서 소재를 잡고 이야기를 구성한 그림책이다. 마쓰이다다시(2003)는 유아의 생활을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동물 캐릭터로 의인화하기가 쉽고 친근감 있는 아기 곰을 들었다. 지나치게 유별난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삼으면, 너무 튀어 일상생활의 이미지를 떠나 공상의 세계로 빗나가기 쉽고, 주인공의 개성이 강하면 거기에 얽매여서 자유로운 이야기 구성이 어렵게 되는데, 아기 곰은 이러 면에서 가장 저항이 적은 이미지라는 것이다. 아기 곰은 몸집이 짤막하고 동글동글하며 유머스러하게 멍청한 맛도 있는 것이 어딘지 모르게 유아와 비슷하고 그 동작도 유아를 닮았기 때문에 유아들이 좋아한다고 한다.

4. 독특한 운율을 갖거나 반복되는 표현이 있는 책
 2세 말의 아기들은 조금씩 원인과 결과에 대한 관계를 알기 시작하는 시기이므로 그림이 크고 간단한 내용 글이 있는 그림책도 권할 수 있다. 내용 글이 있는 그림책은 독특한 운율을 갖거나 반복되는 표현이 있는 것이 좋다. 아기들은 운율이나 반복되는 표현에 흥미를 느낀다. 따라서 아기의 그림책을 고를 때는 눈으로만 읽고 구입하지 말고 소리 내어 읽어 들어보고 골라야 한다. 아기는 스스로 읽는 것이 아니라 엄마가 읽어주는 내용을 귀로 듣는다. 때문에 아기의 입장에서 책 속의 언어가 아기에게 친근할 정도로 생생한지, 운율을 살려 이미지를 잘 표현하고 있는지를 엄마가 직접 읽으면서 들어보아야 한다.

[최종정리일 2005년 1월 6일. 이기숙]